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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고 원망하는 그 마음을 항상 경계하라

중국 정공 스님의 '무량수경청화' 법문 ⑬


가장 수승한 것을 선택하여
꾸준히 착실하게 노력해야
서방 극락정토 성취하려면
5겁 동안 공경히 잘 지키야
한번 화를 내면 공덕 사라져

오랜 세월 공덕을 지었을지라도 한번 화를 내면 사라지니 가장 두려운 것은 성냄과 원망이다.

“(법장비구는) 잘 선택하고 꾸준히 찾고 구하였으며, 이를 공경히 삼가하고 잘 지켜서 5겁이 지나도록 공덕을 수습하여 원만히 만족하였느니라. 21구지 불국토의 공덕을 장엄하는 일에 대해 마치 하나의 불찰토인양 또렷하게 통달할 수 있었으며, 섭수한 불찰토는 그것보다 훨씬 뛰어넘었느니라(精勤求索 恭愼保持 修習功德 滿足五劫. 於彼二十一俱胝佛土 功德莊嚴之事 明了通達 如一佛刹 所攝佛國 超過於彼.)”

48대원은 법장비구가 일체 제불찰토에서 선택하여 성취한 것입니다. 제불찰토에서는 삼악도를 포함하여 어떤 수승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일체 수승한 것, 좋은 것, 선한 것을 모두 채취하였습니다. 그의 48대원은 이렇게 유래하였습니다.

정(精)은 선택입니다. 조금도 데면데면하지 않고 반드시 가장 좋고 가장 수승한 것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근(勤)은 꾸준하게 착실히 노력하고 해태하지 않음입니다. 그런 자세로 찾고 구하였습니다. 이렇게 선택한 후에는 이를 잘 지켜서 잃지 말아야 합니다.

이 단락에서는 수(修)를 말합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 닦아야 서방극락세계를 성취할 수 있습니까? 5겁을 닦아야 합니다. 5겁 동안 잘 선택하고 꾸준히 찾고 구하였으며, 이를 공경히 삼가하고 잘 지켰습니다. 공진(恭慎)은 바로 참정성의 마음, 공경심입니다. 자신의 공덕을 잘 지켜서 잃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공덕을 잘 지킬 수 있습니까? 불법에서는 “불길이 공덕의 숲을 태운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은 바로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의 불입니다. 한번 화를 내면 공덕은 사라집니다. 오랜 세월 동안 염불하고 경전을 염송하여 공덕을 지었을지라도 한번 화를 내어 공덕이 사라져버리면 끝장입니다. 따라서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성내고 원망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불법을 배우는 사람은 항상 경계를 예민하게 살펴서 결코 화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든 마음속으로 좋지 않은 기분이 일어나 화를 내고 싶은 상태이면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곧 마장(魔障)입니다. 마왕은 당신이 이미 적지 않은 공덕이 있음을 보고 태워버리라고 권합니다. 이 말을 선뜻 들으면 일순간 공덕을 태워버립니다.

화를 내지 않는다면 당신의 공덕은 그대로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당신을 깨뜨려 없앨 방법이 없을 뿐 아니라 마왕도 어찌할 재간이 없습니다. 마왕은 여전히 당신이 스스로 자신의 공덕을 때려 부수도록 하려 합니다. 그래서 경각심을 지녀야 합니다. “절대 화를 내지 않고, 기분에 내맡기지 않겠다”, 이래야 공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공덕과 복덕은 다릅니다. 복덕은 화를 내어도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도 복덕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공덕은 화를 내면 사라집니다. 진정으로 공경히 삼가하고 잘 지키려면 반드시 탐진치와 오만·번뇌·습기를 모두 끊어버려야 합니다.

‘금강경’에서는 처음 불법을 배우는 사람에게, 인욕바라밀을 실천하면 공덕을 잘 지킬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보시바라밀과 지계(持戒) 바라밀로 공덕을 닦고 인욕바라밀로 공덕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욕이 없으면 비록 공덕을 닦을지라도 수시로 태워버려 잃게 됩니다. 따라서 보살의 육바라밀을 하나하나 단단히 채우면 그 사이에 긴밀한 관계가 생깁니다. 정진과 선정에 이르러 공덕을 성취할 수 있어야 무량한 지혜가 눈앞에 드러날 수 있습니다.

구지(俱胝)는 고대 인도의 숫자 단위로 일천만에 상당합니다. 그래서 21구지는 바로 210억 불찰토입니다, 이 단락에서 구지를 쓴 것은 밀교의 표법(表法)을 사용하였음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이 경에는 교종과 선종의 법문이 있고, 밀종과 정종의 법문이 있습니다. 이렇듯 무량무변한 법문이 모두 이 경전 속에 농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무량수경’을 독송 수학함은 불교의 모든 법문을 모두 다 닦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법장비구는 “공덕을 장엄하는 일에 대해 마치 하나의 불찰토인양 또렷하게 통달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불찰토 일은 쉽고 맹백하지만 무량무변 찰토는 어렵습니다. 법장 비구는 모든 일체 불찰토를 마치 자기 본국의 국토인양 또렷하고 명료하게 통달하였습니다. 그가 건립한 극락세계는 제불의 찰토를 확실히 뛰어넘고 제불의 일체 공덕을 다 모아 원만한 대성취를 이룬 것입니다. 실재로 이러한 수행의 성취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들 사실진상을 똑똑히 명료하게 알아야 정토법문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굳건한 신심을 낼 수 있습니다.

극락세계는 절대로 우연의 성취가 아닙니다. 자재왕부처님께서 수천년 동안 법장비구에게 경전을 강설하고 설법하셨고, 법장비구가 스스로 착실히 수학하고 정근하면서 선택해 5겁의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만족하였으니,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이는 일체 제불찰토 장엄청정의 상을 모아서 성취한 것으로 제불의 찰토를 저절로 뛰어넘습니다.

따라서 본사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아미타부처님에 대해 광명 중의 극존이고, 부처 중의 왕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일체제불께서도 석가모니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찬탄하셨습니다. 따라서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앞 단락과 이 단락을 보면 저절로 이것이 대단히 이치에 맞고 법에 맞으며, 믿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극락세계를 믿는 것이 결코 헛된 상상에 의지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천태지자 대사께서는 구경원만한 이치를 통달함이 선(善)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상에 집착하면 선하지 않습니다. 원리를 통달하고 상에 집착하면 다시 선이라 하지 않거늘 하물며 나머지 사람이겠습니까? ‘화엄경’에서 부처님께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중생에게는 모두 여래의 지혜덕상이 있지만, 망상집착으로 인해 증득할 수 없다” 하셨습니다. 상(相)에 집착하고, 견(見)에 집작하면 큰 병입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금강경’에서 있는 힘을 다해 이 일을 깨뜨렸습니다. ‘금강경’의 전반부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의 사상(四相)을 깨뜨리고 후반부는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의 사견(四見)을 깨뜨립니다. 상은 거칠고 견은 미세합니다. 견(見)은 마음 속의 생각입니다. 일체대승불법을 수학하여도 왜 성취할 수 없습니까? 바로 집착을 끊을 방법이 없어서입니다. 그렇다면 정토법문은 어떻습니까? 집착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아미타부처님 명호를 집지하라고 합니다. 명호에 집착하여도 왕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대승법문은 상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염불법문에서 상에 집착하는 행은 바로 업을 진채로 왕생함(帶業往生)을 말합니다. 서방극락세계에 가서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한 후 우리는 다시 집착을 깨뜨리고, 다시 상을 여읩니다. 이는 정말 우리에게 견줄 수 없는 방편으로 일체중생이 왕생하여 불퇴전지에 올라 성불하도록 합니다. 사람마다 각자 연분이 있으니, 이는 실로 불가사의합니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453호 / 2018년 8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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