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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강제 이주 무연고 희생자 추모관 건립

기자명 조장희
  • 사회
  • 입력 2018.08.31 18:45
  • 수정 2018.10.05 13:39
  • 호수 1454
  • 댓글 1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주최
8월30일, 러시아서 준공식 개최
위패 7000기 안치·징용 기록도
“올바른 역사인식 구심점 되길”

추모관 준공식에는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무원 스님, 김대선 교무, 손기인 신부, 주덕룡 수사, 김덕룡 민주평화통일 부의장, 조기종·박명숙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희생자 가족 등 70여명이 동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사진제공=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일제 강점기 러시아 사할린에 끌려갔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강제이주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관이 건립됐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상임대표 무원 스님)은 8월30일 러시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 록산원 내 추모관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준공식은 개회선언, 경과보고, 축원문 낭독, 추도사, 감사패 증정, 격려사, 추모공연, 헌화 및 묵념 등으로 진행됐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무원 스님, 김대선 교무, 손기인 신부, 주낙길 수사,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조기종·박명숙·정흥태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현지 동포 등 100여명이 동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상임대표 무원 스님은 “조국에 잊히고 시대에 뒤엉키며 역사의 비극을 온 몸으로 견디며 살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추모하며 영원히 기억하려 한다”며 “일체 모든 생명을 법으로 인도하는 부처님께서는 이들의 한 맺힌 눈물을 한량없는 자비로 닦아주실 것”이라고 축원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 사할린 징용 한인희생자 추모관으로 지나온 역사를 기억하려 한다”며 “희생자들이 부처님의 한량없는 법력으로 서방극락정토에서 그리운 이들과 행복을 누리길 발원한다”고 말했다.

추모관은 2층 528㎡ 규모로 세워졌다. 1층에는 위패 7000여기가 안치되며 2층에는 사할린 강제 징용 희생자 기록관으로 사용된다. 60여명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추가 건립될 예정이다. 

1937년 중일전쟁 이후 강제동원·이주된 희생자들은 1945년 일제의 항복 선언으로 조국이 해방됐지만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해방이후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끌려간 동포들은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분들도 있지만 사할린 지역은 유일하게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끌려간 사람들의 대다수가 미혼이었기에 그들은 죽은 후에도 아무도 돌보는 이가 없었다. 무덤은 산 속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으며 어떤 무덤은 글씨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그 이름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추모관 건립은 이들 희생자들의 유해가 더 이상 방치되지 않고 한 공간에 안정적으로 모셔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사할린을 방문한 후손이나 현지 동포들에게 대한민국의 역사를 소개하는 등 교육 기능과 러시아 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홍보 역할도 기대된다.

리인수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추모관을 매개로 사할린 사회의 동포들이 단결하고 협력해 민족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길 바란다”며 “러시아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014년부터 일제강점기 사할린 징용 희생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매년 추모재를 봉행해 왔다. 2015년 8월 합동추모비 건립과 추모관 기공식을 가졌으며 2016년부터는 사할린 거주 한인 청소년들을 초청해 우리나라 역사문화 기행을 갖는 등 문화교류 사업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충청지사=강태희 지사장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8월30일 러시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 록산원 내 추모관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1454호 / 2018년 9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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