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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기반으로 한 자기연민이 나를 아끼고 아픔서 자유롭게 한다

  • 불서
  • 입력 2018.09.03 11:22
  • 호수 1454
  • 댓글 0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 크리스토퍼 거머 지음·서광 스님 외 옮김 / 더퀘스트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자녀를 향해 소리 높여 잘못을 지적하고 화를 냈을 때, 부인 혹은 남편이 “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느냐”고 비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해받았다고, 존중받지 못한다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불쾌하다고 느끼며 결국 부부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처럼 관계가 순간적으로 깨지는 것을 비롯해 느닷없는 실직·사고 등으로 산산조각 난 삶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도대체 난 뭐가 문제지” “왜 난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을까” “왜 하필 나야”라는 반응으로 자기 자신을 비난하며 스스로 고통스러운 감정의 악순환에 빠지기 일쑤다. 삶이 엉망진창이 될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수치심을 느끼면서 스스로를 비난한다. 스스로를 바로잡기 위해 자신에게 모욕과 상처를 주는 어리석음을 계속해서 저지르는 셈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러한 고통의 감정은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수치, 분노, 외로움, 두려움, 절망, 당혹감 같은 힘겨운 감정들이 시시때때로 찾아든다. 그런 감정은 매사가 자기 기대처럼 되지 않을 때,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더 빠르고 깊게 찾아든다. 또는 삶의 일부로서 겪게 되는 질병, 노화, 주변인의 죽음과 함께 찾아오기도 한다. 이때 대부분은 부정적 감정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럴 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심리치료의 선지자들이나 명상지도자들은 자기 판단과 자기비난을 버리고 ‘마음챙김과 자기연민’의 길을 따라가라고 조언한다.

이들 가운데 40년째 명상의 원리와 수행을 심리치료에 접목해온 임상심리학자 크리스토퍼 거머는 “우리는 새롭고 조금 더 건강한 방식으로 괴로움과 고통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고, 힘겨운 감정과 싸우는 대신 자기 고통의 증인이 되어 친절과 이해를 바탕으로 고통에 반응할 수 있다”며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한 자기연민으로 ‘나를 아끼고 상처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매우 사랑하는 누군가를 돌보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 이것이 바로 자기연민”이라고 설명한 크리스토퍼 거머는 자기연민을 만나기 전 30년 가까이 마음챙김 명상을 해왔다. 하지만 자기연민 명상을 통해서 그동안 대중강연을 할 때 느끼던 불안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던 순간, 일종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 후로 한동안 혼자서 자기연민 수행을 하며 심리치료 내담자들에게 적용해오다, 결국 자기연민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기회를 갖기에 이르렀다.

크리스토퍼 거머의 자기연민 명상법을 담은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는 자기연민 발견하기, 자애 수행하기, 나에게 꼭 맞는 자기연민 수행하기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저자는 ‘나는 왜 그렇게 나에게 못되게 굴었을까?’를 진단하고, ‘나를 아끼고 상처에서 자유롭기’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한다.

지난 2009년 이 책이 영문으로 첫 출간된 이후 1600개가 넘은 자기연민 관련 과학논문이 출간됐다. 이 연구들은 대부분 “자기연민이 정서적 웰빙과 연결돼 있고, 삶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며, 불안·우울·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갖게 하며, 대인관계 만족도를 더 높여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자기연민을 지닌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더 연민을 갖는 것은 물론, 정서회복력이 강하고 자신을 더 잘 돌보며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욕이 훨씬 더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거머는 이 책에서 자기연민과 마음챙김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어떻게 마음챙김 훈련이라는 바탕 위에서 자기연민을 기를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알려준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자신의 고통에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하다 보면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생각과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1만58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54호 / 2018년 9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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