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 웻산타라자타카 ㉛ 온가족의 재회
77 . 웻산타라자타카 ㉛ 온가족의 재회
  • 황순일 교수
  • 승인 2018.09.04 13:26
  • 호수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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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신, 온가족 하나 된 곳에 연꽃비 내려

태자 부부, 산자야왕과 재회
아들‧딸 소식에 기쁨의 눈물
하늘에선 신비의 빗물 내려
시위왕국 백성, 태자 귀환촉구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온가족의 재회.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온가족의 재회.

산자야왕은 가만히 푸사티 왕비에게 가서 말했다. “왕비여, 만일 우리 모두가 한꺼번에 웻산타라 태자 부부를 만나게 된다면, 그들은 아마 큰 충격에 빠져 기절해 버릴 것입니다. 제가 먼저 홀로 태자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제가 태자와 인사할 시간을 주십시오. 제가 먼저 가고 시간이 지나서 태자 부부가 냉정을 찾게 되었을 때, 손자 잘리와 손녀 칸하지나를 데리고 친척들과 하인들과 함께 오도록 하세요.”

왕은 무차인다 호수 옆의 캠프에 경비병들을 배치하고 왕실 코끼리인 팟카야에 올라 은신처를 향해 다가갔다. 왕은 멀리 은신처의 초막 앞에 두려움 없이 침착하게 앉아있는 잘생긴 아들을 볼 수 있었고, 마음은 기쁨으로 차올랐다. 태자와 맛디는 왕을 보자마자 달려 나가서 왕을 맞이했다.

태자비는 왕의 발아래에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며 인사했고, 산자야왕은 조용히 웃으면서 아들 부부에게 말했다. “내 아들아, 네가 여기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으리라 믿었다. 음식은 충분했느냐? 벌레들과 짐승들이 괴롭히지는 않았느냐?” 태자가 답했다. “왕이시여, 저희들은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로 검소하게 절제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마치 마부가 말들 속에서 강해지듯이 저희들은 고난 속에서 강해졌습니다. 고난이 저희들을 훈련시켰고 부모님과 함께 있지 못해서인지 많이 힘들었고 야위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당신의 손자 잘리와 손녀 칸하지나가 더 이상 여기에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사악한 브라만 사제에게 고통을 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잘리와 칸하지나의 소식을 아시나요? 아신다면 제발 이야기해주세요.” 산자야왕이 답했다. “너의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은 지금 잘 있다. 내가 그 늙은 브라만 사제에게 정해진 값을 지불하고 하인의 신분에서 풀어 주었다. 아들아, 이제 안심해도 된다. 모두 잘 있단다.”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기쁜 소식에 마음이 놓인 태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안부를 물어보았고 쉬위 왕국이 계속해서 번영하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바로 그때 왕비 푸사티가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초막으로 들어왔다. 태자 부부는 뛰어가서 왕비를 맞이했고, 태자비는 푸사티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며 인사했다. 잘리와 칸하지나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어머니를 향해 달려갔고, 맛디도 또한 아이들을 향해 달려갔다.

온가족이 하나가 되어 부둥켜안고 울고 웃자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땅이 크게 울리며 거대한 지진이 일어났다. 사랑과 기쁨의 엄청난 격정 속에서 모든 가족들과 친척들과 하인들이 혼절해 쓰러지고 말았다.

멀리 천상세계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제석천 인드라신은 가벼운 보슬비를 내려 이들을 깨우기로 했다. 이 비는 연꽃처럼 영롱한 연꽃비로서 뜨거운 대지를 식히고 쓰러져 있던 모든 이들을 깨워 일으키는 비였다.

이 연꽃비는 신비한 비로, 비에 젖고 싶은 사람들은 비에 젖었지만 비를 맞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전혀 비를 맞지 않았다. 비를 맞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떨어진 비는 마치 연꽃잎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튕겨 나가 버렸다. 연꽃비의 기적을 알아차린 모든 사람들은 웻산타라 태자와 맛디 태자비의 공덕을 칭송하며 제발 자신들의 왕과 왕비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54호 / 2018년 9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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