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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다루기란 참으로 어렵다

기자명 희유 스님

복지관 공연 출연한 송해 선생님
멋진 무대 공연에 프로정신 돋보여
초심 잃지 않고 철저히 자기관리해
그 모습에 후회 없는 삶 노력 다짐

센터는 금요일이면 top작은 공연장(우린 강당을 이렇게 부른다)에서 ‘금요예술무대’가 열린다. 오늘도 어르신들이 입추의 여지가 없이 꽉 들어차 설레하면서 공연을 기대하고 있었다. 전해 들으니 오늘은 ‘송해길보존회’와 함께 금요예술무대가 꾸며지는데 송해 선생님은 물론 많은 출연진이 다채로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90세가 넘은 어르신인데도 정정하게 전국을 누비면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시는 송해 선생님의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철저히 자신을 관리하시는 모습에 우리 센터의 어르신들도 자신들을 잘 관리하셨으면 하고 바라본다. 또한 같은 출연진으로 어르신들이 애창하시는 ‘똑~똑똑 빨간구두 아가씨···’ 라는 노래를 부르신 분도 오셨다. 이분도 80세가 넘으셨다. 어찌나 정정하시던지. 대기실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평생 무대를 앞두고 긴장합니다. 수백 번은 불렀을 노래인데도 항상 연습하시고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부를 노래를 듣고 또 듣고 연습하지요”라고 말했다. 또한 무대에 오를 때까지 바지에 주름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의자에 안 앉는다고 했다. 팬들을 위해 세심한 것에도 신경쓰는 것을 보면서 프로정신이 빛나는 모습이 더욱 멋지게 다가오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사회복지사로서 얼마나 프로정신을 가지고 있는가?’ ‘저 두 분이 당신의 직업정신에 철저히 자신을 관리하는 것처럼, 나는 과연 수행자로서 얼마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가?’ 반성하게 된다. ‘처음 수행자의 길을 가고자 하여 절집에 들어왔을 때의 초심을 잘 유지하고 수행하고 있는가?’ ‘수행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 수행자들의 삶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분들도 자신의 인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모습이 우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초발심자경문’에 나오는 ‘파거불행(破車不行) 노인불수(老人不修)’처럼 부러진 수레는 움직일 수 없고 늙어지면 수행하기 힘들다고 하였는데….

저분들은 비록 나이가 들었다고는 하나 철저한 자기관리와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온 것이니 존경받아 마땅한 것 같다. 지금은 장수시대라 그런지 80~90세도 저리 건강하시면 수행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작금의 길어진 수명을 생각한다면 무병장수가 핵심일듯하다. 요즘은 흔히 장수가 복인가 재앙인가라는 말을 하지만 이렇게 무병장수한다면 분명 복일 것이다. 센터의 많은 어르신들의 환영 속에서 송해 선생님을 비롯한 공연단들과 함께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앙코르를 몇 곡이나 더 불러주시고 함께 해주신 송해 선생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의 재능기부에 박수를 보낸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한 활동을 지속하는 그들처럼 나도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여 수행자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다짐한다. 그래서 저분들 연세에 도래했을 땐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아울러 ‘법구경’에 나오는 “남을 가르치듯 스스로 행한다면 그 자신을 잘 다룰 수 있고, 남도 잘 다스리게 될 것이다. 자신을 다루기란 참으로 어렵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잘 다룰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복지관의 어르신들께 열심히 건강체조 하시라고 권하고 나도 따라 해보는 아침을 맞으면서 하루의 시작을 열어간다.

mudra99@hanmail.net

 

[1455호 / 2018년 9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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