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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 스님

“하나하나 ‘해체’해서 보면 불교의 핵심이 드러납니다”

불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
다섯가지 질문과 답으로 확인
불교 목적·이론·실천·특징 등
하나하나 살펴보면 불교 이해

불교 목적은 궁극적 행복 실현
지금 여기서 얻는 행복이 열반
수행하기 위해선 교리 알아야
해체해서 보면 무상·고·무아 보여

각묵 스님은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해체해서 보기이고, 해체해서 보면 무상, 고, 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각묵 스님은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해체해서 보기이고, 해체해서 보면 무상, 고, 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불교란 무엇입니까? 부처님의 원음인 초기불전을 보면 볼수록, 강의를 하면 할수록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건전한 상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건전한 상식이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는 표현은 주석서에도 등장합니다. 건전한 상식으로 불교는 무엇입니까?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말에 우리는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부처님은 누구이며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불교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다섯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부처님은 누구이며 그분은 무엇을 깨달으셨는가? 두 번째는 불교의 목적은 무엇인가입니다. 목적 없이 불교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무슨 일을 하든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다음은 불교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 혹은 방법은 무엇인가입니다. 인류는 방법 체계를 설명할 때 통상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하나는 이론적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실천적 방법입니다. 바로 이론과 실천이 세 번째와 네 번째 질문입니다. 다섯 번째는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인가입니다. 다른 가르침의 체계나 다른 종교, 다른 수행과 달리, 불교가 가진 가장 중요한 특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답을 정리하면 불교가 무엇인지 정확하고 핵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부처님은 누구이신가? 여기에 대한 답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이 사실은 서양 사람들이 밝혀냈습니다. 1896년 영국 고고학자 커닝엄 장군이 룸비니 밀림 속에서 발견한 문자를 해석해보니 ‘여기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셨다’라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2500년 전 아쇼카 대왕의 명령으로, 그 시대 정부에서 새긴 글씨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또 부처님은 문자적 의미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은 분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깨달음입니까? 깨달음에 대해서도 지극히 보편적 상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장 중요한 그 무엇이 있다면 ‘진리’라고 표현합니다. 바로 부처님께서는 진리를 깨달으신 분입니다. 상식적으로 진리는 성스러운 것인가요, 미천한 것인가요? 성스러운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성스러운 진리를 깨달으신 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진리를 네 가지로 설명하셨습니다. 바로 ‘사성제(四聖諦)’입니다. 이와 같은 표현은 초기경전의 여러 군데에서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는 무엇을 가르치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삼장(三藏)으로 전승되어 오는 것을 가르치셨기 때문에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으로, 특히 불교의 원음을 그대로 이어왔음을 자부하는 상좌부 불교에서는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불교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행복의 실현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역시 행복입니다. 불교의 목적도 행복입니다. 중국에서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고통의 여의고 극락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극락 역시 행복을 뜻하는 말입니다. 불교만큼 행복을 강조한 종교는 없다고 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궁극적 행복입니다. 불교는 세 가지를 다 추구합니다. 금생의 행복은 불교가 아니어도 가능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합니다. 종교에서 강조하는 행복은 내생의 행복입니다. 다른 종교도 모두 내생의 행복을 이야기합니다. 불교는 세 번째 행복으로 궁극적 행복을 강조합니다. 다른 말로 열반의 실현입니다.

열반은 절대자라는 표현이 아닙니다. 열반은 내가 지금 여기서 추구하는 행복입니다. 열반을 지금 여기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습니까? 가장 쉬운 키워드가 바로 ‘meditation’입니다. 불교에 관심 있는 서양 사람들이 영어로 기록한 불교 자료들을 보면 기가 막히게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바로 그 자료들에 수없이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은 어떻게 실현합니까? 바로 보시와 지계입니다. 보시는 봉사활동입니다. 지계는 도덕적인 삶입니다. 선진국이 추구하는 바도 바로 이 두 가지입니다. 청문회 과정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요즘 등장하는 ‘미투’운동 역시 이 같은 행복의 기준에 기인합니다. 궁극적 행복인 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행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 바른 수행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바른 이론이 필요합니다. 교학은 이론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밀양에서 부산을 가려고 하는데 서울 가는 기차를 탔다고 합시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점점 멀어지는 것과 같이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교학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수입니다. 5온, 12처, 18계, 22근, 4제, 12연. 이 여섯 가지는 불교 이론의 기본이며 ‘반야심경’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불교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합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중요합니까? 바로 자신입니다. 여섯 가지 불교이론 가운데 5온과 22근의 가르침은 ‘나란 무엇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두 번째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세상의 문제입니다. 12처, 18계는 ‘세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나도 중요하고 세상도 중요하지만 고귀한 인간으로 태어나 한 가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진리’입니다. 세 번째는 바로 진리의 문제입니다. 불교도 바로 진리의 문제를 다룹니다. 4제와 12연기가 바로 진리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이론이 있다면 실천도 필요합니다. 네 번째 수행의 실천에 대한 답은 37보리분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4념처, 4정근, 4여의족, 5근, 5력, 7각지, 8정도입니다. 37보리분법은 다시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계, 정, 혜 삼학입니다. 계, 정, 혜를 불교식으로 확장하면 팔정도가 됩니다. 그다음에 불교 하면 사마타와 위파사나가 나옵니다. 이것을 다 합치면 모두 삼학과 보리분법으로 정리됩니다.

마지막으로, 불교가 갖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초기불교적으로 설명하면 ‘해체’입니다. 저는 쉽게 풀어서 ‘해체해서 보기’라고 정리합니다. 해체해서 봄으로 해서 깨달음과 해탈, 열반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뭉쳐놓은 것입니다. ‘나’를 해체하면 ‘오온’이 됩니다. 나란 무엇인가 하면 오온, 다시 말해 색, 수, 상, 행, 식입니다. 물질,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 혹은 마음으로 해체가 되는 것입니다. 해체해서 보면 무상, 고, 무아가 보이고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무상이나 고, 무아를 보면 염오(厭惡)가 드러납니다. 염오는 불교의 가장 핵심 키워드입니다.

염오가 일어나야 탐욕이 빛을 바랩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분명합니다. 염오는 ‘넌더리’라는 표현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염오를 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새벽 공기를 머금으며 산책을 하기 위해 대문을 나서는데 전봇대 앞에 지난 밤 과음을 한 어떤 분이 남겨놓은 질척한 흔적을 보는 상황과 같습니다. 그 흔적을 주워 먹고 싶은 분도 없거니와 그것을 보며 초연하다고 하는 분도 아마 없을 겁니다. 이와 같이 나와 세상을 해체해서 보면 무상, 고, 무아가 드러나고, 무상, 고, 무아를 보며 넌더리가 일어나면 탐욕이 빛을 바래고, 그 사람은 진정한 해탈을 얻어 성자가 될 것입니다.

해체는 팔리어 ‘위밧자(vibhajja)’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상좌부 불교도는 스스로를 “해체를 설하는 자”라고 표현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현대 서양철학의 핵심이 바로 해체주의라는 점입니다. 철학자들도 스스로를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실천주의 철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위밧자를 ‘해체’라는 단어로 옮기고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해체해서 보기’라고 정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다섯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다섯 가지는 문자적 정의, 불교의 목적, 불교의 이론과 실천, 마지막으로 불교의 특징입니다. 문자적 정의에서 부처님은 누구이며 그분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부처님은 두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 번째는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분, 두 번째는 깨달음을 얻으신 분입니다. 무엇을 깨달으신 분입니까? 진리를 깨달으신 분입니다. 진리는 성스러운 것이고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사성제라고 합니다. 또한 그 분의 가르침은 율장, 논장, 경장 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문자적 정의입니다. 두 번째, 불교의 목적을 한마디로 하면 행복입니다. 초기불교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인 ‘대념처경’에서는 마음챙김 수행의 목적이 바로 괴로움을 여의고 궁극적 행복으로 표현되는 열반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교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세 번째 불교의 이론은 무엇입니까? 자신의 문제, 세상의 문제, 진리의 문제에 대해서 온, 처, 계, 근, 제, 연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나와 세상, 진리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실천, 즉 수행을 해야 합니다. 네 번째 수행은 37보리분법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이것을 다시 정리하면 계, 정, 혜 삼학이 됩니다.

삼학은 ‘디가니까야’ 제1권의 기본 주제이기도 합니다. ‘디가니까야’에서는 불교의 실천 문제로 계정혜 삼학이 설해집니다. 삼학은 확장하면 팔정도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불교의 특징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해체해서 보기입니다. 해체가 왜 중요합니까? 나를 오온으로, 세상을 십이처, 십팔계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이나 고나 무아가 보이고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보면 염오, 즉 넌더리가 일어나고, 넌더리가 일어남으로 해서 탐욕이 빛을 바래고, 탐욕이 빛을 바래므로 해서 해탈하고, 해탈하므로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구경 해탈지’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상윳따닛까야’에서만 500군데 언급됩니다. 이렇게 불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지난 8월30일 김해 장유 초기불전연구원 보리원에서 봉행된 ‘제9기 초기불전학림 –디가니까야 제1권– 입재법회’에서 각묵 스님이 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455호 / 2018년 9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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