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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독심(三毒心)의 의미

여러 악한 행위나 괴로움 일으키는 근본 원인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 등
3가지 번뇌를 독에 비유
3독심은 심리적 현상일뿐
‘실체 없음’ 알아차려야

초기불교에서 3독(三毒, triviṣa)이란 신・구・의의 3가지 업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의업(意業)에 해당하며 이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인간의 내면에 잠복하고 있는 습관적인 심리적 경향으로 ①탐욕(貪, rāga)・②성냄(瞋, dveṣā)・③어리석음(痴, moha) 등의 3가지 번뇌를 말한다. 이때 3독이란 3가지 번뇌를 독에 비유한 것으로 인간이 행하는 여러 악한 행위나 괴로움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나타낸다. 이 3독은 마음이 3독에 물들어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3독심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3독심은 아비달마불교와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업의 이론이나 수행론적인 맥락에서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초기경전에서는 마음의 번뇌를 나타내는 부정적인 심리적 작용들을 악마로 비유하기도 한다. 예컨대 ‘이티윗따까’에서는 다음과 같이 번뇌를 악마와 관련시켜 시설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누구든지 탐욕을 끊지 못하고, 성냄을 끊지 못하고, 어리석음을 끊지 못하면, 비구들이여 그는 악마에 묶인 자, 악마의 덫에 걸린 자, 악마가 원하는 대로 하는 자라고 불린다. 비구들이여, 누구든지 탐욕을 끊고, 어리석음 등을 끊으면, 그는 악마에 묶이지 않은 자, 악마의 덫에서 풀린 자, 악마가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자라고 불린다.”

마음이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3독심에 물들어 있는 경우에는 악마의 덫에 걸려 악마에 좌지우지 된다는 말이다. 이는 조건적으로 일어나는 부정적인 심리작용에 따라 잠재적이고 습관적인 업력에 이끌려 살게 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반면에 마음이 3독심을 끊으면 악마로부터 풀려나 일상적으로는 행복하고 깨어있는 삶을 영위하며, 완전한 행복(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증일아함경’에서는 3독심과 3악도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3가지 악한 생각이 있다. 어떤 것이 3가지 악한 생각인가? ①탐내는 생각 ②화내는 생각 ③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생각이 그것이다. 이것이 중생의 3가지 악한 생각이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잘 알아두어야 한다. 만일 탐내는 생각을 가지면 목숨을 마친 뒤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만일 화내는 생각을 가지면 목숨을 마친 뒤에 개나 닭이나 뱀이나 지네 등의 축생으로 태어날 것이다. 만일 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면 목숨을 마친 뒤에 아귀로 태어나 온몸이 불타면서 그 고통은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중생들이 3가지 생각을 하게 되면 지옥과 축생과 아귀로 태어나는 이유이다.

반면에 선한 3가지 생각이 있다. 어떤 것이 3가지 선한 생각인가?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생각, 화내지 않으려는 생각, 남을 해치지 않으려는 생각이 그것이다. 만일 중생이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 세상에 태어날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화내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는 목숨을 마칠 때 5가지 결박을 끊고 거기서 반열반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항상 3가지 악한 생각에서 멀리 떠나 3가지 선한 생각을 하도록 하라.”

이와 같이 마음이 3독심에 물들어 악한 생각을 하게 되면 지옥・아귀・축생 등의 3악도에 떨어지게 되고, 반면에 3독심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선한 생각을 하게 되면 5가지 결박을 끊고 완전한 행복(열반)을 증득하게 된다. 초기경전에서는 업과 윤회, 수행론적인 맥락에서 3독심의 문제를 설명하고 있는데 일상적인 차원에서는 4념처 가운데 심념처의 수행과 긴밀함을 상기해야 한다. 결국 3독심은 인생살이에서 저마다 쌓아온 업력에 따라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들을 무상・고・무아로서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노력과 지적인 통찰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56호 / 2018년 9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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