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총무원장 종책토론회 어떤 말 오갔나

기자명 최호승
  • 교계
  • 입력 2018.09.19 21:09
  • 수정 2018.09.20 08:45
  • 호수 1457
  • 댓글 10

중앙선관위, 후보 종책토론회 개최
‘클린·종책선거’ 지향 첫 시험무대
유권자 종회의원들 시종일관 진지
열정적 발표·지지호소 박수로 화답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세영 스님)는 9월1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36대 총무원장 후보자 종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앙선관위가 총무원장 선거에 후보종책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권오영 기자.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세영 스님)는 9월1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36대 총무원장 후보자 종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앙선관위가 총무원장 선거에 후보종책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권오영 기자.

“시대 흐름에 발맞춘 선거제도, 시대를 앞서가는 포교종책 등 변화가 필요하다. 수행·전법·함께하는 종단, 존경받는 승단으로 위상을 바로 세우겠다. 원력에 힘을 실어달라.”(혜총 스님)

“승려복지의 획기적인 개선, 교구가 중심이 되는 조계종, 문화의 시대를 선도하는 한국불교, 사회에 회향하는 대승불교 정체성을 만들겠다. 관심과 질책을 부탁한다.”(원행 스님)

“승가의 디딤돌, 포교의 마중물이 되겠다. 총무원과 대중포교 경험을 살려 교구중심, 승려복지 종책을 펴겠다. 중앙과 본사, 말사의 사부대중이 화합할 수 있도록 해달라.”(정우 스님)

“경청의 리더십으로 합리적인 종책을 실현시키겠다. 사부대중, 전문가 그룹과 대안을 만들어 실행에 옮기겠다. 사부대중의 충고를 새기며 소임을 살겠다. 지지해달라.”(일면 스님)

기호 1번 혜총 스님.
기호 1번 혜총 스님.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클린·종책선거’의 첫 시험무대에서 핵심종책을 발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금권이나 후보 비방 등을 지양하고 후보자간 종책대결을 지향하고자 마련된 종책토론회에서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세영 스님)는 9월1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36대 총무원장 후보자 종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앙선관위가 총무원장 선거에 후보종책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론회는 기호 순서대로 후보자별 종견 및 종책 발표, 사전 공통질문과 현장 접수 질문 답변, 마무리 발언 등 100분간 진행됐다. 후보자들 자질과 역량에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투표권을 행사하는 중앙종회의원스님들의 표정도 시종일관 진지했다. 후보자들의 열정적인 발표와 지지호소에는 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총무원장으로 당선되면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종책과 그 이유’, ‘승가간 소통과 화합·종단과 불교단체간의 소통·대국민들에 대한 종단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 ‘미래사회에서도 숭고한 가치를 지닌 종단으로 남을 수 있는 포교전략’ 등 사전에 제시된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후보자들의 핵심종책이 발표됐다.

최우선 종책에 대해 기호 1번 혜총 스님은 선거제도와 본사중심제 포교의 변화를 내세웠다. 스님은 “지금까지 간선제는 잘해왔지만 시대 흐름에 비춰볼 때 직선제를 실현해야 한다”며 “종회 등 사부대중의 뜻 받들어서 선거제도를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일을 하기 위해선 본사와 말사주지 임기는 10년 단임제로 하되, 본사서는 종합복지관 그리고 말사는 어린이집 운영 등 교육을 통한 지역포교가 돼야 한다”고 했다.

혜총 스님 “직선제·포교 등 변화부터”
원행 스님 “국민연금 등 100% 지원”
정우 스님 “분담금 확보로 노후복지”
일면 스님 “임명·호법기능 교구 이양”

기호 2번 원행 스님.
기호 2번 원행 스님.

기호 2번 원행 스님은 총무원장 당선 후 가장 먼저 펼칠 종책으로 승려노후복지를 약속했다. 스님은 “현재 1500명에게 지급되는 국민연금과 의료보험료가 내년엔 5만6000원이 계획돼 있다”며 “승보공양 연간 후원금을 4억으로 확대하는 등 중앙과 교구의 힘을 모아 1만2000여명의 스님들의 국민연금과 의료보험료를 4년 동안 단계적으로 100% 전액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기호 3번 정우 스님과 기호 4번 일면 스님은 교구중심제를 강조했다. 정우 스님은 승려복지와 연계를, 일면 스님은 실행력에 중심을 뒀다. 정우 스님은 “교구에서 행정과 인사까지 관할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연결된 전자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종법을 개정해야 할 부분이지만 가능한 종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단에 들어오는 분담금이 250억 정도다. 포교 등 취약한 교구나 지역으로 지원 가능하다”며 “교구별 특별분담금 사찰도 지정한다면 승려복지의 지원도 확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일면 스님은 “역대 총무원장이 교구중심제를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못했다”면서 “말사주지 임명권과 상벌제도 이양 등 중앙종회와 협의해서 실행하겠다”고 했다. 또 “본사마다 사찰 하나씩 복지사찰로 정해서 승려복지예산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소통과 화합 그리고 신뢰회복에 대해서는 3분의 답변시간으로 인해 구체적인 종책을 내놓은 후보가 있는 반면 충분한 발표를 못한 후보도 있었다.

원행 스님은 “사부대중 모두가 참여하는 ‘소통과 화합위원회’를 구성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겠다”고 했고, 일면 스님은 “시대정신인 공명성과 투명성, 도덕성을 바탕으로 종헌종법을 집행하면서 신뢰를 받고, ‘(가칭)미래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여러 단체들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 혜총 스님은 “스님은 스님답게 신도는 신도다울 때 화합이 된다”며 “부처님 당시 사리불 존자도 스님의 위의를 보고 귀의했다. 율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답했고, 정우 스님은 “조계종에서 다양한 소임을 살았던 원로, 중진스님들 산중의 어른스님들과 꾸준히 대화하면서 종단 발전을 위해 고심하겠다”고 했다.

미래포교전략에 대해서는 후보마다 포교현장에서 느낀 점을 토대로 한 종책이 눈길을 끌었다. 혜총 스님은 “포교원장 재임시 ‘포교가 곧 수행’이라고 누차 강조했다”며 “40여년간 복지 등 포교현장에 있으면서 포교인력들에 대한 아쉬운 지원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원행 스님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전문가들이 포진한 총무원장 직속 불교문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세종과 위례신도시 등 도심포교에 전념을 다하고, 도농간 사찰 결연으로 서로 윈윈하는 종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호 3번 정우 스님.
기호 3번 정우 스님.

정우 스님은 “대중의 목마름으로 국내외 30여곳의 도량을 세웠고 그 현장에서 스님들이 활동 중”이라며 “80년대 후반에 만든 극단의 작품이 계속 공연되고, 사찰의 인터넷 방송에 2만명이 접속하는 등 이 시대가 요구하는 포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면 스님은 “지금 불교상담개발원의 시초인 자비의전화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며 “현대사회에서 각광받는 포교콘텐츠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비구니스님의 참종권 확대는 후보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동의했다. 혜총 스님은 “조계종 종도 절반이 비구니스님이지만 참종권은 터무니없다”며 “비구니교구 설립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에 30~40%는 반드시 등용하겠다”고 했다. 원행 스님도 “출가할 때부터 출가 이부중은 교구본사에서 교육과 수용을 균등히 하고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비구니특별교구 설립을 강조했다. 정우 스님 역시 “대만불교에서 보듯 한국불교에서도 비구니스님들의 역할은 지대하다”며 “군종특별교구나 해외특별교구처럼 비구니스님들이 역량을 펼칠 환경이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일면 스님은 “비구니교구는 누구나 갈망한다. 누가 총무원장이 되더라도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종책들의 실천여부를 점검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서 제시된 질문은 현실적이었다. 특히 교구중심제의 방향과 행정업무 이양시 교구나 말사가 감당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후보자들은 재산권 처분과 임명권, 상벌제도 등에서 다른 견해를 보였다.

혜총 스님은 “교구본사를 위한 재산권 취득과 처분 그리고 말사주지 임명, 상벌도 교구에 맡기겠다”며 “포교원과 교육원을 전폭 지지하고 총무원은 축소해야 한다. 지방 종무원들은 연수를 통해 중앙 시스템을 익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에 일면 스님은 “모든 권한을 본사에 넘기는 부분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재산권 처분은 종단이 관리하고 말사주지 임명은 교구에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과 정우 스님의 의견은 비슷했다. 원행 스님은 “총무원은 대사회 대정부나 호법기능을 맡고 재산권과 인사는 교구에 이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종무인력은 교구 자체에서 발굴해야겠지만 중앙과 교구 종무원들의 순환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정우 스님은 “통도사 주지 시절 중앙 종무원의 행정능력으로 종단 시스템을 적용하니 4대 보험을 적용하고 퇴직금도 중간 정산하는 등 변혁이 가능했다”며 “다만 재산처분 문제는 반드시 총무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기호 4번 일면 스님.
기호 4번 일면 스님.

끝으로 각 후보들은 짧은 마무리 발언으로 애종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혜총 스님은 “중생들에게 이익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조계종을 기대한다”고 했고, 원행 스님은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되, 사회에 회향하는 대승불교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본사와 협치하겠다”고 했다. 정우 스님은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온 후보자들의 애종심을 봤다. 이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했으며, 일면 스님은 “끝까지 진지하게 듣는 눈빛과 충고 하나하나 가슴에 담겠다”고 했다.

한편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도 9월20일 오후 2시 영천 은해사에서 종책토론회를 개최한다. 각 후보들의 종단관, 대정부 관계, 포교 방안 등 종단 현안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7호 / 2018년 9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