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주최 ‘2018 염불시연대회’가 사부대중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천수경’ ‘법성게’ 등의 전통염불은 물론 ‘다시 만난 화엄의 세계’ ‘노래로 부르는 우리말 염불’ 등의 창작 염불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기타, 바이올린,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연주와 함께 현대 감각의 운율이 담긴 염불도 펼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가인연을 담은 랩을 들으며 눈물마저 보였던 대중들은 학인스님들의 깜찍한 율동에 금세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염불은 재 의식에만 쓰이는 스님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깬 의미 있는 대회였다는 평가다.
불자들은 ‘재’라고 하면 49재와 천도재를 떠올리며 고혼의 영가천도를 위한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재 의식에 참여하는 이유가 조상천도, 극락왕생, 가족건강이라는 각종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가 반증한다. 기복적 관점에 따른 선입관이지만 여기에는 불교만의 종교성도 내포돼 있다. 주지하다시피 시대 변화에 따라 종교성이 약해지면서 재 의식에 동참하는 불자들도 현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전통성만을 담보한 염불이 한계에 직면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재 의식은 삼보에 공양을 올림으로써 자리이타의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양한 게송으로 불보살님을 찬탄하는 의례염불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도록 이끄는 불교문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염불과 무용이 조화를 이루는 수륙재와 영산재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 본 불자라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염불시연대회는 재·염불에 대한 기존의 선입관과 고정관념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나아가 수행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도 명료하게 전해주었다. 외국어스피치대회, 토론대회, 설법대회와 맥을 같이하는 염불시연대회는 현대사회에서의 전법 활로를 여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1457호 / 2018년 9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