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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상가와 함께한 치유의 점심식사

  • 불서
  • 입력 2018.10.01 13:08
  • 호수 1458
  • 댓글 0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한 1001번의 점심 식사’ / 마이클 크로닌 지음·강도은 옮김 / 열림원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한 1001번의 점심 식사’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한 1001번의 점심 식사’

“‘한 사람의 이기주의자가 다른 이기주의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나는 그 질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진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말이다. 이기심이 하나로 합해질 것이다, 아니면 이기심이 제거될 것이다 등을 답으로 생각하고 있던 차에 몇몇 확신 없는 답들을 부정한 그가 간결한 답을 제시했다. ‘두 사람의 이주의자가 생겨납니다.’”

달라이라마가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추앙한 크리슈나무르티가 설립한 교육 기관인 ‘오크 그로브 학교’에서 그의 식사를 책임지는 요리사로 일하게 되며 삶과 의식에 새로운 변화를 맞았던 인문학자 마이클 크로닌이 크리슈나무르티와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을 순박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래서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한 1001번의 점심 식사’에는 20세기 사상가이자 명상가, 철학자 등으로 유명한 크리슈나무르티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일상적 면모가 꾸밈없이 담겼다.

저자는 부모 세대가 저지른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목격하며 “존재 전체가 눈물로 가득 찰” 정도의 깊은 슬픔과 죄의식을 느끼고 이때부터 진리 탐구에 천착한 삶을 살았다. 그렇게 미국에 머물던 어느 날 크리슈나무르티의 사상을 담은 책을 접하게 되면서 인도, 스위스, 영국 등지에서 열리는 그의 강연을 직접 찾아다닌 끝에 그의 식사를 책임지는 요리사로 일하게 됐다. 때문에 크리슈나무르티의 열정적인 추종자였던 저자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책은 기존에 선보인 그에 대한 책들과 달리 그의 가르침에 관심을 가졌던 누구나가 한번쯤 궁금해 했을 법한 내용들과 개인적 일화들로 가득하다.

책은 또 저자가 크리슈나무르티의 식탁에 차려낸 레시피까지 함께 소개해 “재빨리 찐 뒤 허브, 올리브 오일, 레몬주스로 만든 가벼운 소스를 살짝” 뿌리면 완성되는 아스파라거스 순 요리, “잘게 깍둑썰기 한 토마토, 파프리카, 다진 마늘, 고수, 레몬주스”를 함께 넣고 만든 아보카도샐러드, 젊은 층 사이에서 여름철 손쉽게 만드는 스페인식 해장 레시피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가스파초 수프 등 채식 요리들도 만나볼 수 있다.

책은 우리시대 가장 위대한 현자들 중 한 사람으로 존경받는 크리슈나무르티의 의식 속에 어떤 섬세한 맥락과 정신이 깃들어 있었는지를 통찰하게 해 준다. 또 저자가 준비한 점심 이야기들을 음미하다보면 이 시대 인류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존재의 개성을 느낄 수 있으며, 그와 함께한 점심 식사의 다양한 장면들과 분위기, 간결함, 유머까지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1986년 대중 곁을 떠난 크리슈나무르티의 재미있고 향기롭고 위트 넘치는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는 회상록이라 할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58호 / 2018년 10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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