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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건주 권한 두고 갈등 촉발…불교계도 큰 상처

  • 교계
  • 입력 2018.10.08 09:46
  • 수정 2018.10.08 18:37
  • 호수 1459
  • 댓글 5

불광사 사태 발단에서 합의까지

스님·신도 간 고소고발로 번져
일부신도들 비불교적 행위 논란
지홍스님·문도회 등 합의 일단락
종단 중재 제도보완 대두되기도

창건주 권한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서울 불광사 사태가 극적인 합의로 봉합됐다. 불광사 창건주 지홍 스님과 광덕문도회, 불광법회, 대각회 등은 쌍방이 제기했던 고소고발 건을 취하하고 불광사 창건주직을 문도회장 지정 스님에게 승계하기로 9월28일 합의했다. 부처님 가르침과 광덕 스님 유훈을 받들어 상호간에 사과하고 참회하기로 하면서 불광사 사태는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고소고발과 폭력사태로 얼룩졌던 이번 사태는 서울 강남 포교의 상징으로 평가받던 불광사는 물론 불교계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불광사 사태는 창건주 권한을 두고 광덕문도회 스님들 간의 오랜 내부갈등으로 빚어졌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지난 5월 경 한 신도가 창건주 지홍 스님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공개하면서 불거지기 시작됐다.

특히 신도가 공개한 개인정보에는 지홍 스님이 여종무원과 주고받은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일부 강경 신도들은 지홍 스님과 여종무원의 ‘불륜’을 주장하며 지홍 스님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 불광유치원 급여를 부정수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지홍 스님을 횡령 등을 이유로 형사고발하면서 내홍은 심화됐다. 이에 지홍 스님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항변하고 지홍 스님과 문자메시지를 교환한 여종무원도 “말도 안되는 음해”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지홍 스님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6월3일 불광사 회주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창건주 사퇴까지 요구한 광덕문도회 요구에 지홍 스님은 반발하고 창건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대각회 이사회는 7월10일 ‘불광사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사찰에서 폭언폭행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신도들이 스님을 폭행한데 이어 종무실장까지 사찰 출입을 막는 과정에서 폭행이 이뤄지며 논란이 됐다. 신도들의 비불교적 대응은 사찰 밖에서도 일어났다. 일부 신도들은 조계사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 스님들을 ‘도둑놈’으로 지칭하는 등 막말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사찰까지 점거해 종무원들을 내몰고 불자들의 참배까지 막아서기도 했다.

그러자 종무원들이 지난 8월, 일부 신도들의 종무원에 대한 폭언과 폭력사태, 불법 징계 등을 계기로 신변 안전과 고용 안정을 지켜내겠다며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불광사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곳곳에서 각종 문제가 터져 나왔다. 불광사는 2009년부터 위탁운영해온 구립송파노인요양센터에 대한 운영지원사찰 반환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봉사자 감소와 재정부담 등이 이유였다.

대각회는 8월 중순 창건주는 지홍 스님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신도들에게 정관과 규정에 따라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부 불광사 신도들은 조계종 적폐청산시민연대가 주관하는 집회에 참석해 조계종과 스님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재단법인 대각회 사찰인 불광사는 조계종이 중재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없다. 창건주 권한은 대각회 정관에 의해 처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광사와 같이 별도의 재단법인에 속한 사찰 내부의 문제에 대해 손쓸 방안이 없는 조계종이 비난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불광사 내홍은 발생 넉달만에 쌍방이 제기했던 고소고발 건을 취하하고 지홍 스님이 문도회장 지정 스님에게 창건주 권한을 승계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폭력사태로까지 번진 불광사 내부 갈등의 골을 메우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님들에 대한 보다 엄격한 도덕성 요구를 비롯해 신도들의 불교적 방식의 단체행동 필요, 종무원들 신분 보장 강화 및 중립 요구, 종단의 중재 역할 강화 등을 과제로 남겨 두게 됐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59호 / 2018년 10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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