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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온으로 대승불교 유식 해설한 세친의 저술 ‘대승오온론’ 역주서

  • 불서
  • 입력 2018.10.08 13:55
  • 호수 1459
  • 댓글 0

‘오온과 유식-대승오온론 역주’ / 모로 시게키 지음·허암 옮김 / 민족사

‘오온과 유식-대승오온론 역주’
‘오온과 유식-대승오온론 역주’

초기불교 근본개념인 오온(五蘊)으로 대승불교의 유식(唯識)을 해설한 세친 저작 ‘대승오온론’ 역주서가 국내 첫 발간됐다.

세친은 잘 알려진 대로 ‘유식삼십송’ ‘유식이십론’ 등 유식 관련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대승오온론’도 그중 하나이지만, 그동안 다른 저작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한국불교에서 ‘대승오온론’에 대한 연구도 이 책 ‘오온과 유식-대승오온론 역주’가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세친이 저술한 ‘대승오온론’ 역주서인 책은 유식사상을 기술하고 있다. 유식은 ‘오직 식뿐이다’라는 말로, “이 세계는 식이라는 마음의 작용밖에 없다”는 뜻이다. 유식은 학계에서 프로이트나 칼 융의 심층심리학 사고방식을 앞지른 것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고, 현대사상의 창시자인 소쉬르의 언어학에 가깝다고 설명되기도 한다. 그래서 유식사상에 대해 현대적이고 선진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저자인 모로 시게키 교수(일본 하나조나대학)는 유식사상이 가진 보수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저자는 “여기서 보수는 부처님 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유식사상이 대단히 어렵지만, 부처님 시대부터 설해져 온 오온 등의 사상, 그리고 그것을 이어받아 정밀화한 아비달마불교의 사고방식에 의지하면 의외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 저자는 반대로 이것들을 근거로 삼지 않을 경우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아비달마=소승’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비달마를 보다 폭넓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대승오온론’은 오온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을 중심으로, 대승 특히 유식학파의 입장에서 불교 교리를 체계화한 아비달마 논서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가 주목한 ‘대승오온론’은 ‘오온(색온·수온·상온·행온·식온)’이라는 전통적인 불교의 틀을 바탕으로 유식사상을 설명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12처·18계까지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허암 김명우 교수(동아대)는 “‘유식삼십송’과는 달리 수온과 상온을 제외한 나머지 심소법 전체를 행온에서 설명하고 있으며, 식온 부분에서 아뢰야식과 말나식을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라고 책 전반을 설명했다. 그래서 ‘대승오온론’을 설일체유부의 입장에서 저술한 ‘구사론’과 유식사상을 30개의 게송으로 집대성한 ‘유식삼십송’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저작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즉 ‘대승오온론’은 부파불교에서 유식으로 사상적 입장을 바꾼 세친의 과도기 사상을 전하는 논서라는 것이다.

‘대승오온론’은 한자로 3099자 밖에 되지 않는 짧은 논서라는 점에서 암송하기 위해 저작된 논서라는 주장도 있다. 어렵게만 느껴온 유식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하다. 2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59호 / 2018년 10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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