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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4무량심의 의미

보살이 원력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중요한 덕목

번뇌와 성냄 등 부정적 심리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 방법
명상의 대상으로 설명되며
일생동안 청정행 유지 가능

초기불교에서 4무량심(四無量心, catvāri apramāṇya)이란 수행자가 타인을 대할 때 지녀야할 4가지 덕목이나 바른 마음가짐을 말한다.

4무량심은 ①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자애심(慈, maitrī) ②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연민심(悲, karuṇā) ③남의 즐거움을 함께 기뻐하는 마음(喜, muditā) ④모든 사람을 친소관계를 떠나 평등하게 대하는 평정한 마음(捨, upekṣā) 등이 한량없이 베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4범주(梵住, brahmavihārāḥ) 혹은 4범행(梵行, brahmacārya)으로도 불린다. 한편 이 4무량심은 대승불교에서 붓다가 지녀야할 중요한 덕목으로 지혜와 자비가 강조되듯이, 보살이 원력을 가지고 실천해야할 덕목으로 계승된다.

4무량심은 초기경전에서 수행의 보조적 수단으로 쓰이거나 해탈로 인도하는 수행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법구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굳건히 신뢰하고 자애에 머무는 비구는 적정한 경지, [모든] 행위가 고요한 경지, 행복한 경지를 얻을 것이다.” 또한 ‘상윳타니카야’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비구들이여, 자애가 닦여지고 많이 수행되면, 두 가지 과보 가운데 하나의 과보가 기대된다. 지금 여기에서 완전한 앎이 [성취되거나], 혹은 집착이 남아 있으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 자가 [된다].” 여기서는 주로 4무량심 가운데 자애에 대해 설하고 있는데, 우선 자애를 닦으면 적정하고 고요한 경지, 그리고 행복한 경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자애를 잘 닦으면 그 과보로 아라한과(=완전한 앎)나 불환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중아함경’에서 붓다는 4무량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아난다여, 내가 이전에 그대에게 4무량심을 설했다. 비구는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4방, 4유, 상․하에 가득 채운다. 그 마음과 함께하면 그들에게는 번뇌도 없고, 원한도 없고,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나니, 지극히 광대하고 한량없이 잘 닦아 모든 세간을 가득 채우고 지낸다. 이와 같이 모든 존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과 남이 즐거우면 함께 기뻐하는 마음과 남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도 그러하니, 그들은 번뇌도 없고, 원한도 없고,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나니, 지극히 광대하고 한량없이 잘 닦아 모든 세간을 가득 채우고 지낸다. 아난다여, 그대는 젊은 비구들에게 이 4무량심을 설하여 그들을 가르쳐야 한다. 만약 젊은 비구들에게 이 4무량심을 설하여 가르치면, 그들은 평온을 얻고 힘을 얻고 즐거움을 얻어, 번뇌의 열기로 뜨거워지지 않고 일생 동안 청정한 행(범행)을 닦을 것이다.”

여기서는 수행자가 4무량심을 잘 닦으면, 번뇌와 원한, 그리고 성냄이나 다툼 등이 없이 평온과 즐거움을 얻고, 일생동안 청정한 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요컨대 4무량심이 청정한 계행과도 연결되면서 수행정진의 직․간접적인 결과로 얻어지는 번뇌와 성냄 등의 부정적인 심리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중아함경’의 다음과 같은 구절은 4무량심이 명상의 대상으로 설명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훌라여, 자애(慈)에 대해 명상하라. 이것으로 성냄이 사라진다. 라훌라여, 연민(悲)에 대해 명상하라. 이것으로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사라진다. 라훌라여, 기쁨(喜)에 대해 명상하라. 이것으로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라훌라여, 평정(捨)에 대해 명상하라. 이것으로 마음의 흔들림이 사라진다.”

4무량심은 대승불교에서 보살의 실천덕목을 제시하는 이념적 성격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초기경전의 가르침을 살펴보면 결국 4무량심은 번뇌와 성냄 등의 부정적인 심리적 경향 등을 해결하는 매우 적극적인 방법이자 일상적으로 실천가능한 수행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59호 / 2018년 10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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