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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선 ‘간화선’, 인생의 주인 되는 법 전하다

  • 문화
  • 입력 2018.10.10 18:05
  • 수정 2018.10.12 11:36
  • 호수 1460
  • 댓글 0

극단 창, ‘자물쇠는 뻐꾸기 소리~’
10월31일~11월4일 한결아트홀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던지는 선문답
더욱 풍요로운 삶 위한 방법 제시

백척간두에 선 간화선 수좌들의 치열한 구도열과 화두타파 정신을 담은 김숙현 작가의 희곡 ‘자물쇠는 뻐꾸기 소리에 맡겼다’가 무대에 오른다.

극단 창은 10월31일부터 11월4일까지 부산 연제구 한결아트홀에서 세 번째 창작극 ‘자물쇠는 뻐꾸기 소리에 맡겼다-화반탁출(和盤托出)’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한국 선종의 종지인 간화선을 소재로 현재 이 시각에도 인간존재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치열하게 정진하는 참구자들의 열망을 형상화한 희곡이다. 김숙현 작가의 전작 ‘환화여, 환화여’가 원효라는 전설적 인물의 득도해탈을 다룬 작품이라면 ‘자물쇠는 뻐꾸기 소리에 맡겼다’는 고승대덕이 아닌 평범한 사람에게 던지는 선문답이다.

연극은 여주인공 오세영의 소극장과 수좌들의 선방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홀어머니 밑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환주는 가출을 일삼던 중 운명적 멘토 통섭 스님을 만나 출가의 원력을 세운다. 수행자가 된 환주는 선방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안거와 해제를 넘나들며 피나는 정진을 거듭하는 수좌들을 보게 된다.

통섭 스님은 교수로 재직하다 어린 1남1녀를 두고 돌연 출가했다. 토굴에서 외부와의 접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내적인 우주를 무한대로 확장하는 삶에 몰두해 득도했지만 양가득죄(兩家得罪, 속가의 자녀를 건사하지 못한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통섭의 아들 성진은 가족을 버린 아버지를 뛰어넘는 대선승이 되겠다고 수좌가 됐으나 ‘깨달음 병’ 환자가 됐다. 딸 동미는 아버지와 오빠를 뺏어간 승가에 대해 애증과 갈등이 팽배하다.

오세영은 초파일 특집극 ‘화반탁출’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것을 계기로 간화선과 수좌들의 내면 세계를 알고자 한다. 친구 동미를 통해 수좌 환주와 만난 오세영은 주인공의 캐릭터를 파헤치기 위해 환주의 깨달음 정도를 추적하게 된다. 진실 추구와 연모가 뒤섞인 위태로운 과정을 피하려다가 덜미가 잡힌 환주는 새삼스럽게 수좌로서의 자기 점검을 하게 된다. 초심을 벗어나 위선과 아만, 아집에 갇혀있었음을 깨닫고 단지연비로 새로이 견성성불 서원을 다진다.

통섭 스님은 치매로 자리보전을 하게 된다. 토굴에서 통섭과 단 둘이 있게 된 성진은 ‘대선사답게 열반해야 한다’며 소신입적을 준비한다. 장적더미를 쌓아 불을 붙이려던 찰라 마침 토굴을 찾아온 환주와 동미에 의해 저지된다. 궁지에 몰린 성진은 통섭의 ‘치매’를 두고 득도의 진위를 거론한다.

통섭의 치매는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후학들에게 최종적으로 보여주는 화반탁출(일체 남김 없는 드러냄)이었으나 똑같은 현상을 두고 ‘가짜한테 속았다’고 매도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불법의 비밀장을 열게 되는 납자도 있다. 승속을 넘나들며 백척간두에 서서 용맹정진하는 참구자들 가운데 과연 누가 먼저 대도를 깨쳐 어디에도 걸림 없는 대자유인이 될 것인가.

정순지 연출가는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끄달리지 않는 주인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초점을 두고 작품을 형상화하려 했다”며 “종교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포교용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닦아 지금보다 한층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연극 ‘자물쇠는 뻐꾸기 소리에 맡겼다’는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7시, 일요일 2·6시 시작되며 공연시간은 1시간30분이다. 관람료는 현장구매 시 3만원, 인터파크 등을 통한 사전예매 시 2만원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60호 / 2018년 10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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