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가 누구라고 답하면 문중이라는 프리즘으로 나를 보려하고, 조계종 승려라 하면 조계종풍 속에서만 나를 재단하려 한다. 그래서 싫다. 나를 나 자체로 보려 않고 어느 범주에 따라 재단하려는 그 의도가 싫다. 불교는 어느 종단의 것만도, 어느 문중의 것만도 아니지 않은가?”
누군가 ‘조계종 스님이냐’고 물으면 ‘사바세계 석가종’이라 답한다는 공파 스님이 욕먹을 각오로 ‘혈맥기’를 펴냈다. 대승불교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대승기신론’과 그 주석서로 인도와 중국을 뒤흔든 원효의 ‘소별기’, 여기에 기존 해설서들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수많은 강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살아 숨 쉬는 해설을 붙인 것이 ‘대승기신론 해동소 혈맥기’다.
공파 스님은 “빠르게 쇠잔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교리와 수행에 총체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시바삐 지금의 조사 불교를 버리고 ‘대승기신론’ 교리를 수용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불교도 살고 중생도 살 수 있는 그 위대한 행업을 이 ‘혈맥기’가 앞뒤에서 거침없이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명보살의 혈통과 원효대사의 맥박을 고스란히 수혈해 준다는 뜻으로 이 역해서를 ‘대승기신론 해동소별기 혈맥기’라 하고, 줄여서 ‘기신론 혈맥기’ 또는 ‘해동소 혈맥기’라 이름 붙인 책은 공파 스님의 ‘대승기신론’ 해설서 6권 중 첫 번째 권이다. 2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60호 / 2018년 10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