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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겁계려궐(萬劫繫驢橛)

북한 교황 초청과 달라이라마

김정은 위원장이 가톨릭 교황을 초청했다. 교황청은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의 북한방문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10월13일부터 유럽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유럽 방문길에 교황을 직접만나 김 위원장이 밝힌 교황초정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두 번에 걸친 남북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는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었다. 이러한 때에 교황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화해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고, 북한 또한 개방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교황의 북한 방문이 성공하기를 바라면서도 불편한 마음 또한 없지는 않다. 달라이라마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교황 못지않게 존경받는 인물이 달라이라마다.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고난의 삶 속에서도, 넉넉한 웃음과 자비로 세상을 환하게 밝힘으로써 수차례 설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1위로 꼽혔던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오신 성자다.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한국에 오지 못했다. 한국의 불자들이 수차례 달라이라마를 초청했지만 정부는 매번 비자발급을 거부했다. 심지어 한국공항을 경유하는 것조차 막았다. 달라이라마는 대만과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두 국가, 즉 중국과 한국만을 가지 못한다. 정부가 이에 대해 명확히 해명한 적은 없다. 다만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한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그러나 이 또한 핑계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위협과 협박에도 ‘사드’를 배치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만겁계려궐(萬劫繫驢橛)은 “나귀가 말뚝에 묶여 있다”는 뜻으로 자유롭지 않음을 나타낸다. 달라이라마는 한국에 가게 되면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평화와 자비의 의미를 일깨우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불리는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불허하는 정부의 이유 없는 몽니가 이제 그칠 때도 됐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60호 / 2018년 10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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