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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엘리자베스 마티스 남겔-하

독특한 인생 경험·위트 있는 말솜씨 겸비한 교육자

결혼 후 미국으로 보금자리 옮겨
오지마을에 불교센터 설립해 수행
대중 위한 쉬운 강연으로 명성

엘리자베스 마티스 남겔의 가족.
엘리자베스 마티스 남겔의 가족.

막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는 스투파로 향하는 작은 골목길 집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비록 초라하고 작은 집이지만 엘리자베스는 이곳에서 부처님과 매일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해했다. 그는 수도 카트만두에 위치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얼마 후 아기를 가졌다.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는 그를 태국 방콕으로 데려가 출산과 산후조리를 도왔다. 1988년 10월23일, 남편 지가 콩트롤 린포체의 생일에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아들의 이름을 ‘온화한 목소리를 지닌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잠팔 노르부’라고 지었다.

부부는 얼마 후 미국 콜로라도 불더시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남편이 불더시에 있는 나로파 불교대학 학장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나로파 대학에서 불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그의 하루 일과는 새벽 3시에 시작됐다. 아들이 일어날 때까지 수행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에 전념했다. 그와 남편은 서방 세계에 불교를 알리고 불교에 눈을 뜬 서양인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남편은 학장을 그만두고 그레스톤이라는 오지 마을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록키산맥에 자리 잡은 마을은 고도 4000m에 위치해있으며 인구가 92명밖에 되지 않았다. 지가 콩트롤 린포체가 이 작은 마을로 향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그레스톤 마을에는 미국의 억만장자들이나 수많은 기업인들, 그리고 국제기관에서 일하는 고위급 관리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또 불교 수련을 하기 위해 모여들었기 때문이었다. 지가 콩트롤 린포체는 마을에서도 가장 외지고 험한 산자락의 소나무 숲 속에 터전을 잡고 불교수련센터를 세웠다. 그는 이 불교센터에 ‘두려움 없이 명상과 집중하기 위한 안식처’라는 이름을 붙였고 대학 시절 그를 존경해서 이곳까지 따라온 3명의 수제자들과 함께 수행을 시작했다.

지가 콩트롤 린포체는 아내에게 불편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했지만 엘리자베스와 10살이 된 그의 아들 잠팔은 오히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그를 격려했다. 곧 콜로라도 불더시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 몇몇이 센터를 찾아와 명상을 배웠다. 또 지가 콩트롤 린포체와 엘리자베스가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명상을 하면 부부 대신 잠팔을 돌봐주기도 했다.

얼마 후, 엘리자베스는 불교 교육자가 되었다. ‘나의 완벽한 스승님의 말씀’이라는 책을 읽고 불교 교육에서 교육자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자로서의 임무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이해하게 된 엘리자베스는 불교 교육자가 되는 일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시작된 불교 교육자로서의 인생은 어떤 때보다 많은 보람과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그의 독특한 인생 경험과 위트 있는 말솜씨는 연설과 강연을 거듭하며 많은 불자들과 일반인들에게 회자됐고 많은 이들이 그를 교육자로 높이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마티스 남겔은 매우 현대적인 여성 불교 교육자이다. 열정이 넘치고 우아하며 긍정적인 얼굴을 가진 그는 ‘여성의 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핑크색 티셔츠를 입고 강연에 서서 재미있는 농담을 섞어 가며 불교 철학을 가볍게 풀이해 불자들을 돕고자 노력한다. 중학교 시절 어느 날 꿈에서 보았던 네팔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처럼 그의 인생은 세계 불교계에서 손꼽히는 여성 불교 교육자로 화려하게 펼쳐치고 있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60호 / 2018년 10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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