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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4섭법의 의미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4가지 덕목

4무량심은 바른 마음가짐
4섭법, 실천으로 서로 긴밀
불법 여법하게 실천하면서
지혜롭게 함께 사는 길 제시

초기불교에서 4섭법(四攝法, cattāri saṅgahavatthūni)이란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4가지 덕목을 말한다. 이 4섭법은 ①자신이 지니고 있는 법이나 재물 등을 남에게 베푸는 보시(布施, dāna) ②타인에 대한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愛語, peyyavajja) ③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행위(利行, atthacariyā) ④타인과 고락을 함께 하며 실천하는 동등한 배려(同事, samānattatāya ) 등을 말한다.

사실 4섭법은 4무량심을 기반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타인이나 중생들을 위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이타적인 측면이 강하다. 반면에 4무량심은 타인을 대할 때 가져야할 바른 마음가짐으로 개인의 해탈을 추구하는 수행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런 점에서 4무량심과 4섭법은 표면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바른 마음가짐과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내용상으로 대승불교에서 표방하는 자리이타적 측면과도 일맥상통한다. 4섭법은 대승불교에서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고 섭수하기 위해 실천해야할 4가지 중요한 덕목으로 계승된다.

이와 관련하여 ‘앙굿따라 니카야’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4가지 섭수하는 행위(4섭법)를 설해주셨는데 저는 이 4섭법을 통해서 대중을 섭수합니다. ①세존이시여, 제가 ‘이 사람은 보시로 섭수해야 한다’고 알게 되면 저는 보시로 그를 섭수합니다. ②세존이시여, 제가 ‘이 사람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애어)로 섭수해야 한다’고 알게 되면 저는 따듯하고 부드러운 말로 그를 섭수합니다. ③세존이시여, 제가 ‘이 사람은 이로운 행위(이행)로 섭수해야 한다’고 알게 되면 저는 이로운 행위로 그를 섭수합니다. ④세존이시여, 제가 ‘이 사람은 동등한 배려(동사)로 섭수해야 한다’고 알게 되면 저는 동등한 배려로 그를 섭수합니다.”

4섭법 가운데 ①보시에 대해서 초기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시하는 것 가운데 최상의 것은 가르침의 보시이다’고 한다. 즉 보시 중에서 최고인 것은 법보시라는 것이다. 대승경전 중 ‘유마경’에서 ‘공양 가운데 최고 공양은 법공양이다’고 하는 것이나 ‘금강경’에서 ‘재물을 보시하는 것보다도 법보시가 훨씬 수승하다’는 표현과 일맥상통한다.

한편 ‘앙굿따라 니카야’에서는 붓다가 보시의 방법 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재물로 보시하고자 할 때는 다음 8가지를 알아야 큰 공덕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때를 맞추어 보시하고 때 아닌 때 보시하지 말라. 신선하고 청결한 것으로 보시하고 더러운 것으로는 보시하지 말라. 자기 손으로 보시하고 남을 시켜 보시하지 말라. 서원을 세워 보시하되 거만하거나 방자하지 말라. 열반을 얻으려는 마음으로 보시할 일이지, 천상에 태어나겠다는 마음으로 보시하지 말라. 공경할 만한 복전에 보시할 일이지, 어리석은 복전에 보시하지 말라. 중생에게 회향하는 마음으로 보시할 일이지 나만을 위해 보시하지 말라. 선남자․선여인이 재물을 가지고 보시하되 이와 같은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면 큰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초기경전에서는 ②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애어)에 대해서는 ‘사랑스런 말 가운데 최상의 것은 청원하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에게 거듭해서 가르침을 설하는 것이다’고 한다. ③이행은 ‘이로운 행위 가운데 최상은 믿음이 없는 자가 믿음을 갖추고, 계행을 지키지 않는 자가 계행을 지키며, 탐욕이 있는 자가 보시를 하도록 고무하고 격려하는 것이다’고 한다. ④동등한 배려는 ‘동등한 배려 중 최상의 것은 예류자는 예류자와 함, 아라한은 아란한과 함께 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여 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결국 4섭법이란 연기적 차원에서 재가자나 수행자들이 세상 속에서 불법을 실천하면서 공동체적 의식으로 어우러져 지혜롭게 함께 사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60호 / 2018년 10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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