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로 보는 ‘극락과 지옥’ 동아시아 생사관
판화로 보는 ‘극락과 지옥’ 동아시아 생사관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8.10.17 16:10
  • 호수 14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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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판화박물관, 10월19일부터
원주 세계고판화문화제 일환
웹툰 ‘신과 함께’ 모티브 담긴
한·중·일·몽골 등 100점 전시
천도재 목판세트 등 첫 공개

극락과 지옥에 관한 판화를 통해 동아시아의 생사관을 이해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10월19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관내 전시실에서 ‘판화로 보는 극락과 지옥’ 특별전을 개최한다. 10월19~20일 열리는 2018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 ‘제9회 원주 세계 고판화문화제’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의 생사관에 많은 영향을 준 극락과 지옥의 내용과 신들을 중심으로 동양의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영화를 통해 더 많은 관심을 모은 웹툰 ‘신과 함께’의 모티브가 된 내용을 판화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덕주사본 아미타경’, 강원유형문화재 제152호, 1572년.

전시는 1부 지옥의 세계, 2부 극락의 세계, 3부 극락 가는 길로 구성되며 목판을 비롯해 삽화가 들어있는 목판본, 불화 판화, 문자도, 동판 및 석판화 등 100여점이 소개된다. 대표작으로는 500여년 전 작품으로 극락의 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한 강원유형문화재 제152호 ‘덕주사본 아미타경’과 제153호 ‘용천사본 아미타경’을 꼽을 수 있다. 이 책들은 상단에는 그림을 배치하고 하단에는 그림과 관련한 설명을 붙여 극락세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묘향산 보현사에서 16세기에 제작된 지장보살 판화 등 7점의 지장보살 대형 불화판화도 눈여겨 볼 대상이다.

중국 작품으로는 광저우 불산에서 제작된 ‘반야용선도’ ‘아미타래영도’ 목판을 비롯해 채색 석판 작품인 남경 금릉각경처 ‘극락장엄도’를 꼽을 수 있다. 또 불교와 도교가 결합된 형태로 청나라 말기에 유행했던 ‘옥력보초(玉歷寶鈔)’ 목판과 불교의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 받는 ‘신상지마(神像紙馬)’를 인쇄하기 위한 천도재 목판 세트를 최초로 공개한다. ‘신상지마’는 영가를 천도하는 천도재를 지낼 때 의식용으로 사용하는 것들이다

‘감득전-염라대왕’, 목판본에 채색, 일본 에도시대 1762년.

일본은 생활불교로 발전한 나라답게 내세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아미타부처님이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모습을 담은 채색 판화 ‘아미타래영도’, 극락세계를 대형 만다라형식의 예배용으로 제작한 ‘정토 만다라’, 극락과 지옥의 모습을 새겨 넣은 ‘나무아미타불 문자도’ 등을 만날 수 있다. 에도시대에 제작된 ‘아미타경 변상도’ 목판은 양면에 각 두 장의 극락세계 변상도를 새겨 넣어 당시의 발전된 판각술을 볼 수 있다. 특히 최초로 공개되는 ‘관무량수경’ 동판화는 목판화에서 동판화로 넘어가는 동아시아 고인쇄사의 여정을 이해하는 귀중한 유물이다.

이번 전시에는 베트남과 몽골, 티베트에서 제작된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이 가운데 19세기 티베트에서 제작된 지장보살 판화는 그 주인공이 오불관을 쓴 김교각 스님으로, 중국에서 유행한 김교각 스님의 지장신앙이 티베트까지 전파돼 숭배되었음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천도재 목판 세트.

한선학 관장은 “‘판화로 보는 극락과 지옥’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의 역량이 총 망라된 대규모 전시회로 그동안 수집한 6000여점의 유물 가운데 불교회화사와 판화사에서 주목을 받은 극락과 지옥 관련 작품들을 엄선해 전시한다”며 “관람객 누구나 동아시아의 생사관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회를 구성해 극락과 지옥 그리고 동양의 신들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원주 세계 고판화문화제’는 2006년 처음 실시돼 올해 9회째 맞은 세계 유일의 국제 고판화 축제다. 축제기간에는 특별전과 함께 한국과 중국, 일본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 전통판화 명인 시연회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전통인쇄 인출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전통판화인출경연대회’가 새롭게 추가됐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61호 / 2018년 10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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