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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마하자나카 자타카 (Mahājanakajātaka)-중

아버지 나라 되찾겠다는 태자, 해상무역에 나서

돈 벌어 왕국 찾겠다는 태자
해상무역 위해 배를 탔지만
폭풍우를 만나 바다에 빠져
바다에서도 포살하며 참회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마하자나카 자타카에서 난파선과 태자의 구조.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마하자나카 자타카에서 난파선과 태자의 구조.

캄파(Campā)의 브라만 사제 집에서 마하자나카(Mahājanaka) 태자는 어머니와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주위의 친구들이 마하자나카를 과부의 아들이라고 놀렸고, 태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궁금해졌다. 태자 어머니는 가슴 깊이 비밀로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를 태자에게 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미틸라(Mithilā) 왕국 아릿타자나카(Aritthaja naka)왕의 하나뿐인 아들이란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너의 아버지는 너의 삼촌 폴라자나카(Polajanaka)에게 죽음을 당했다. 나는 너를 구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단다.”

태자는 자신과 어머니의 비밀을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학문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건장하고 잘생긴 청년으로 자라났다. 태자는 16살이 되자 어머니에게 이야기했다. “어머니, 저는 배를 타고 무역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왕국을 되찾을 것입니다.” 고대 인도에서 인도양의 해상무역은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지만, 배가 침몰하면 순식간에 전 재산과 목숨을 잃게 되는 위험한 도박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인도의 상인들이 벵골만을 넘어 황금의 땅(suvannanbhūmi)이라 불린 동남아시아로 향했고 동남아시아에 인도 문화가 전해졌다. 고대 인도 상인들의 해상활동이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에 반영되었다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

어머니는 자신이 미틸라를 탈출할 때 가지고 온 수많은 보석들을 내어 놓으며 이것으로도 충분하니 위험한 해상무역을 포기하라고 아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태자는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보물의 절반만을 받은 후 해상무역에 나서기로 했다. 6명의 캄파 상인들과 함께 거금을 투자하여 배를 준비하고 값비싼 물건들과 마차와 소를 준비해서 항해에 나섰다. 배는 1주일 정도를 항해한 후 폭풍우를 만났다. 비바람이 심해지고 배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캄파 출신의 상인들과 뱃사람들은 울면서 신에게 살려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태자는 울지도 않았고 신에게 빌지도 않았다. 배가 좌초하게 될 것을 알아차린 태자는 몸에 약과 기름을 바르고 최대한 많은 음식을 먹은 후 돛대 꼭대기로 올라갔다.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자 상어 등과 같은 포식자들이 나타났다. 상인들과 선원들이 이들의 먹이가 되어서 바다가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태자가 의지하고 있는 돛대는 바다위로 올라와 있었기 때문에 태자는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태자는 돛대 꼭대기에서 온힘을 다해 미틸라(Mithilā) 방향으로 헤엄을 쳤다. 다행히 태자는 쪽빛 바다 쪽으로 내려왔고 상어 등을 피할 수 있었다. 7일 동안 태자는 미틸라 방향으로 천천히 수영하면서 나아갔다. 그리고 바다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태자는 입을 소금물로 씻은 후 포살(uposatha)을 행하며 잘못을 참회하고 올바른 가르침을 기억하려 했다.

태자의 배가 좌초한 남쪽 바다에는 마니메칼라(Manimekhalā)라는 여신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7일 동안 바다를 살피지 않고 스스로의 평안과 행복만을 즐기고 있었다. 7일째 되는 날 자신의 할 일을 기억하고 바다를 살피던 중 배에서 탈출하여 수영하고 있는 태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태자가 보름날에 포살을 행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만일 마하자나카 태자가 나의 태만으로 죽는다면 나는 신들에게서 벌을 받게 될 것이다. 태자를 살려야만 한다. 먼저 그를 한번 시험해 보리라.’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61호 / 2018년 10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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