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 만수무강 기원 담긴 ‘회암사 약사여래삼존도’ 보물된다
명종 만수무강 기원 담긴 ‘회암사 약사여래삼존도’ 보물된다
  • 임은호 기자
  • 승인 2018.10.25 13:46
  • 호수 1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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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왕후, 후손 염원하며 제작
400점 불화 중 국내 유일 1점
조선시대 불상·경전 4건 함께
10월25일 보물로 지정예고된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문화재청 제공.
10월25일 보물로 지정예고된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문화재청 제공.

조선 중기 왕의 만수무강과 후손 탄생을 기원하며 제작된 불화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10월25일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를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과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 권5’ 등 3건도 함께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

‘화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檜巖寺’銘 藥師如來三尊圖)‘는 1565년(명종 20년) 중종계비 문정왕후(1501~1565)가 아들인 명종의 만수무강과 후손 탄생을 기원하며 제작한 400점의 불화중 하나다. 16세기 보우 스님이 쓴 화기에 의하면 당시 석가·약사·미륵·아미타불의 부처·보살을 소재로 금니화와 채색화 각 50점씩 총 400여점의 불화가 조성됐다.

이는 경기도 양주 회암사 중창에 맞춰 조성된 것으로, 회암사에 대규모 불화 조성을 추진한 문정왕후는 당시 막강한 권력을 소유했던 왕실 여성이자 많은 불사를 추진한 불교 후원자였다. 회암사는 문정왕후의 후원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왕실사찰로 번창하다 쇠퇴기를 거쳐 19세기 초 폐사지가 됐고 1964년 ‘회암사지(檜巖寺址)’라는 이름으로 사적 제128호로 지정됐다.

불화는 중앙에 본존인 약사여래를 왼쪽에 월광보살(月光菩薩) 오른쪽에 일광보살(日光菩薩)을 배치한 구도다. 금니(금물)로 그려 매우 화려하고 격조 있는 품위를 보여준다. 주존불과 보살 간에 엄격한 위계를 두어 고려불화의 전통을 따랐고 갸름한 신체와 작은 이목구비 등 조선 전기 왕실 발원 불화의 특징이 잘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애초 제작된 총 400점의 불화는 대부분 흩어져 현재 미국과 일본 등지에 6점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국내에는 ‘약사여래삼존도’만이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는 조선시대 최대 규모 왕실 불사 회암사에서 제작된 역사적, 불교사적으로 상징성이 높은 작품”이라며 “조선 전기 왕실불교 부흥에 영향을 끼친 왕실 여성들의 활동과 궁중화원이 제작한 불화연구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문화재청 제공.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문화재청 제공.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문화재청 제공.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문화재청 제공.

약사여래삼존도와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木浦 達聖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1565년(명종 20년) 향엄 스님 등 5명의 조각승이 참여해 조성한 작품이다. 지장삼존과 지옥에서 지장보살을 모시고 망자를 심판하는 일을 관장하는 10명의 왕인 시왕, 시왕 앞에서 망자의 죄목이 적힌 두루마리를 읽는 저승의 신 판관, 망자 이름이 적힌 자우를 저승세계 왕에게 전달하는 사자 등 19구로 이루어진 대단위 불상군이다.

문화재청은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된 불상조각 중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이 모두 남아있는 가장 이른 시기 작품으로 역사적·조각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라며 “특히 지장보살상의 경우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에 올린 반가 자세를 취하고 있어 ‘강진 무위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의 지장보살상’(보물 제1312호), ‘봉화 청량사 목조지장보살상’(보물 제1666호)과 더불어 조선 전기의 보기 드문 형식으로 희소성과 조형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 문화재청 제공.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 문화재청 제공.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5'. 문화재청 제공.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5'. 문화재청 제공.

이와 함께 보물 지정 예고 된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과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5’는 불교 경전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중 각각 권3과 권5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불교 의식 중 하나인 참회법회를 통해 부처의 영험을 받으면 죄를 씻고 복을 누리게 되며 나아가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발원을 담고 있다.

권3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 판본 중 하나로 1352년(공민왕 1년)에 간행되었다는 보물 제875호의 말미에 있는 기록을 통해 권3 역시 이 시기에 인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권5는 1316년(충숙왕 3년) 처음 판각된 후 조선 초기에 인출된 판본으로 추정된다. 절첩장 형식으로 모두 선장본(線裝本) 형태로 장정된 기 지정본과 차별될 뿐 아니라 고려 시대 유행한 장정(裝幀)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본문 전체에 걸쳐 조선 초기에 사용된 구결이 표시되어 있어 당시 불교학‧서지학‧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등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62호 / 2018년 10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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