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성과 당항진은 고대 한국 역사와 문화 형성에 관문으로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였다.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의 중요한 자산이다. 아직 그에 대한 역사 및 고고학 연구조차 초기적 단계이다. 원효와 의상을 끌어들여 당성과 당항진의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는 그 근거도 거의 없고 당시 역사적 상황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평택 수도사도 비판적으로 보자면 원효대사 오도성지라는 직접적인 근거는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관련 기록이나 유적 및 유물 등이 모두 분명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신라 교통로나 현대에 전하는 여러 기록들을 참조하면, 일단 원효대사 오도성지는 현재 평택 부근 해안 지대에 있었다는 것이 거의 분명해진다. 그 중 오래 전부터 원효와 의상에 관련된 전언이 내려오는 사찰은 수도사뿐이다. 따라서 이를 오도성지로 비정하는 것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평택 지역에서 수도사를 중심으로 원효대사의 깨달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원효대사의 오도성지를 찾아 기념하는 목적과 관련된다.
원효대사가 신라 사회나 이후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과 비교해 그의 오도처가 어디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원효대사 가르침과 행적은 시대를 넘어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대중들의 삶에 희망을 던져주는 빛과 같다. 원효대사 오도성지를 통해 현대인들이 원효의 사상과 행적을 배우고 이해하며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1463호 / 2018년 11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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