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일러주는 지혜로운 삶 향한 방향키
스님이 일러주는 지혜로운 삶 향한 방향키
  • 심정섭 전문위원
  • 승인 2018.11.05 14:34
  • 호수 14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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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 / 원영 스님 지음 / 수오서재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일상의 선택은 대부분 사소한 것이지만, 때론 인생의 항로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도 있다.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한번쯤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진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말이다.

물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괜찮다. 다가올 일을 걱정하거나 불행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현명하고 성실하게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선택이든 그에 따른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인생에서 필연으로 따라오는 이 불안감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는 인생에서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찾기 위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 원영 스님이 대중들에게 “당신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느냐”고 묻고 또 물으며 자신의 경험치와 방송을 비롯한 여러 인연으로 알게 된 이야기, 그리고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그 답을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냈다.

전체 다섯 부로 구성된 책은 스님 또한 겪고 있는 크고 작은 고민과 어려움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에서부터, 단정하고 간소한 심플라이프에 대한 현실적 조언까지 갖추고 있다. 스님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인생을 잘 사는 법을 함께 고민하며 나누고, 어느 순간 성숙한 수행자로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덕분에 마음을 어루만지며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삶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스님이 일러주는 지혜로운 삶의 방향키인 셈이다.

스님이 먼저 꺼내놓은 이야기는 누구나 겪는 괴로움에 관한 것이다. 살다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는다. 또 질병, 사고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자살까지 생각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 그럴 때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마음을 돌릴 수 있다. 그래서 힘이 되어주는 말 한마디,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는 격려가 상대방을 수렁에서 건질 수도 있다.
 

바다는 언제 어디서 맛보아도 짜다. 삶 또한 그렇다.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 때,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울 때,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법이다. 원영 스님 책에서 그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바다는 언제 어디서 맛보아도 짜다. 삶 또한 그렇다.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 때,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울 때,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법이다. 원영 스님 책에서 그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스님은 여기서 “아픔과 절망에 빠진 사람이 일어서게 도와주는 것, 드라마처럼 기적적으로 행운의 여신이 따라붙지는 않더라도 곁에 있어주는 것, 절망의 끝에 서 있지만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것, 함께 지켜봐주는 것, 그 사람이 바로 좋은 벗이요, 가족”이라며 ‘사랑의 힘’ ‘믿음의 힘’이 갖는 긍정에너지를 강조한다.

그리고 마을의 수호신처럼 존재하던 큰 나무가 뿌리를 갉아먹는 작은 벌레 때문에 결국 쓰러지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소소한 문제들이 내 영혼을 잠식해 근심에 빠뜨리고 내 존재를 무너뜨린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나의 작은 분노가 화를 키워 일을 그르치게 만든다. 일상의 작은 벌레들이 내 마음에 내 영혼에 득시글거리는 건 아닌지 자주 살펴볼 일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작은 벌레가 내 삶을 망가뜨리고 있는지도 모르니 말이다”라고 인간의 삶에서 사유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어 사람들 사이에 불거지는 갈등과 반목이 시작되는 지점을 ‘화’로 바라 본 스님은 “화를 낼만한 타당한 상황보다 우리의 욕심이 과한 경우가 더 많지는 않을까?” 돌아볼 것을 당부한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것은 내 삶의 질을 나쁜 방향으로 몰고 가는 헛발질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전한 스님은 화가 일어날 때 명상과 호흡으로 마음을 정리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내가 상처 준 이가 없는지, 내 삶이 어렵다고 안달복달하느라 내 상처만 부여잡고 치유하기 급급하느라 상처 내는 능력만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새 소리 들으며 꽃 보며 삶을 돌아볼 일”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수행자로, 승려 교육과 불교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상담가로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세속과 출가의 경계선쯤에서 서성일 때가 많았다’고 돌아본 스님의 이야기는 그렇게 보통 사람들의 삶과 떨어져 있지 않다. 때문에 스님이 전하는 일상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과 지난날 삶의 궤적 등에 공감하며 미소 짓고 눈물 흘리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동안 저도 모르게 아픈 마음을 치유하게 된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내 인생은 아름다운가’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인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은 덤이다. 1만4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63호 / 2018년 11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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