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경수행 이해은-하

기자명 법보

아내도 수행 동참하는 도반 돼
사무량심회 가입해 성의껏 봉사
‘법화경’ 한문 사경하며 행복감
다시 태어나도 정진 이어갈 것

75, 지월

아내도 나의 사경 노트를 보고 다시 사경을 하며 불교 공부를 하고 있다. 함께 불교대학을 다니지는 못했지만, 항상 가까이에서 나의 공부를 응원해 주었고, 같이 부처님의 감로수와 같고 여의주 같은 가르침을 사유하는 최고의 도반이 되어 주었다. 이렇게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 그의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고맙기 이를 데 없다.

수업을 받을 때는 경전 책에 연필로 줄을 치며 한 구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중요한 문구나 구절은 괄호를 치면서….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면 기억에서 잊힐까봐 배웠던 부분을 사경하면서 복습을 하다 보면 그 의미를 더 깊게 알 수 있었다. 그렇게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정확하게 8년 반인 6개월 과정을 열일곱 차례 연속으로 부처님의 미묘 법문을 배웠다. 주지스님은 경전과 선어록을 상세하고 명료하게 우리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해주시고 밝은 등불로써 어두운 길을 어느 정도나마 찾아갈 수 있게 해주셨다. 항상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이자 스승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스님의 가르침대로 경전을 공부하며 문수보살의 지혜를 익히고, 보현보살의 행을 한다는 마음으로 대광명사에서 불사를 하는 사무량심회 일원이 되어 아내와 나는 독거 어르신을 돕는 봉사 일에 동참한다. 한 달에 두 번씩 첫째 토요일과 셋째 토요일은 공양간에서 보살님들이 정성들여 마련한 반찬과 쌀, 이불, 옷, 과일 등 생활필수품을 독거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안부 드리며 전해드린다.

그리고 10년 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호사로서 몸이 불편한 환자분들을 목욕시켜 드리며 보현보살의 실천행을 흉내 내어 보고 있다. 힘이 들 때는 부처님의 힘을 빌려 염불을 마음속으로 간절히 외우며 목욕과 마사지를 하면 마음이란 두 가지를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게 된다.

최근에는 목종 스님의 양해와 지도를 받아 매주 금요일에는 문수선원을 찾아가 항상 존경하는 무비 큰스님의 ‘화엄경’ 강의를 듣고 배우며, 또 ‘법화경’ 해설을 들으면서 붓을 사용하여 한문을 사경 한다. 지금이 생애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시작한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화엄경’을 독학하며 사경한 지 4년이 되었기 때문에 경험으로 도반들을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생각하기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잘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어느 누가 묻는다면 “부처님 법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퇴직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더 일찍 했으면 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도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힘닿는 대로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수행하고 봉사하며 살고 싶다. 다행히 좋은 인연으로 후생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나와 남을 위하여 더 좋은 조건에서 정진할 수 있도록 원을 세워 쉬지 않고 그 길을 가려고 한다.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11년 전의 꿈. 꿈속에서 어마어마한 불기둥을 보고 뜨거움을 생각하니 너무나 괴로워 빨리 몸을 태워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불기둥을 껴안으면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몇 번이나 불렀다. 그러면서 장면이 바뀌고 저승에 들어갔다 왔지만 꿈의 내용을 다 기록할 수 없다.

꿈을 꾼 지 일주일 후, 마음이 산란하여 사찰을 찾아가서 관세음보살을 모셔놓은 곳에서 108배를 하려는 순간 꿈에서 관세음보살 명호를 부르며 불기둥을 껴안던 곳과 똑같은 상황이라 온몸이 소름 끼치며 경직되어 움직일 수가 없어서 한참 후에 마음을 가다듬었다. 지금 생각하니 관세음보살이 부처님께 귀의하라는 가피로 이해된다.

경전에서 일러준 “있는 대로 베풀고 아는 대로 전하라”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새기며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를 발원하며 ‘화엄경’ 사구게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약인욕요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有心造).”

 

[1463호 / 2018년 11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