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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수식관의 의미

해탈이나 아라한과 증득 위한 수행적 기반

부정관 수행 부작용 피하고
산란심 강한 사람에게 적합
호흡에 대한 집중과 관찰은
선정과 위빠사나 모두 적용

초기불교에서 수식관(數息觀)이란 수식관(隨息觀) 혹은 안반염(安般念)이나 입출식념(入出息念, ānāpānasati)으로도 불리며, 5정심관(五停心觀) 가운데 산란심의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 적합한 호흡수행법이다. 이 수식관은 부정관 수행이 초래할 수 있는 극심한 자기혐오 등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대체되는 수행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입출식념경’이나 ‘대념처경’의 기술들을 고려하면, 수식관은 사념처와도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해탈이나 아라한과를 증득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행적인 기반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수식관은 붓다가 정각을 이루기 이전이나 이후에도 몸소 실천했던 호흡수행법으로 초기불교의 수행체계의 핵심인 계(戒)․정(定)․혜(慧)의 3학 가운데 정과 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식관이라는 호흡수행이 과연 선정이나 삼매를 목표로 하는 사마타 수행인지, 아니면 지혜를 계발하는 위빠사나 수행인지는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행자의 호흡에 대한 집중정도나 방식에 따라 들숨과 날숨이라는 호흡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선정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반면에 들술과 날숨의 호흡에 집중하면서 ‘대념처경’에서 제시하듯이 호흡의 길이정도나 들숨과 날숨의 현상에 대한 관찰과 통찰을 통해 분명한 알아차림이 확립되면 위빠사나 수행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대념처경’에서는 수식관은 4념처 가운데 신념처 수행을 확립시키기 위해 들숨과 날숨에 대한 주의집중과 알아차림을 통해 몸의 움직임 등 6범주의 14가지 주제로 제시되는 몸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분명한 앎과 알아차림을 견인하는 초석이 된다. 즉 ‘대념처경’에서 수식관은 들숨과 날숨의 호흡을 세는 방법(數息觀)과 어느 정도 호흡이 안정된 후에 호흡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따르는 방법(隨息觀) 등이 있다. 이러한 입출식념은 호흡을 통한 코끝의 감각이나 배의 움직임 등을 주시하면서 마음을 몸과 조화롭게 현재에 머물게 하고 알아차림을 확립하도록 이끈다.

한편 ‘입출식념경’의 기술에 따르면, 수식관은 다음과 같이 16단계로 설명되고 있다. 즉 “1) 길게 숨을 들이쉬면서는 ‘나는 길게 들이 쉰다’고 알고, 길게 숨을 내쉬면서는 ‘나는 길게 내 쉰다’고 안다. 2) 짧게 숨을 들이쉬면서는 ‘짧게 들이 쉰다’고 알고, 짧게 숨을 내쉬면서는 ‘짧게 내 쉰다’고 안다. 3) ‘온 몸을 경험하면서 숨을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온몸을 경험하면서 숨을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4) ‘몸의 작용을 가라앉히면서 들이쉬리라’라고 수련하고, ‘몸의 작용을 가라앉히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5) ‘희열을 경험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희열을 경험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6) ‘행복을 경험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행복을 경험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7) ‘마음의 작용을 경험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마음의 작용을 경험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8) ‘마음의 작용을 가라앉히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마음의 작용을 가라앉히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9) ‘마음을 경험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마음을 경험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중략)

13) ‘무상을 관찰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무상을 관찰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14) ‘무욕을 관찰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무욕을 관찰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15) ‘소멸을 관찰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소멸을 관찰하면서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16)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들이쉴 것이다’라고 수련하고,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숨을 내쉴 것이다’라고 수련한다.” 결국 수식관은 4념처와 7각지 등과 관련하여 해탈과 완전한 지혜 계발하는 수행의 근간이자 4념처 수행체계, 즉 신․수․심․법의 차제적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63호 / 2018년 11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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