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왕사에는 2000여명의 강제징용 무연고 희생자들의 유해를 모시고 있고, 이 가운데 밝혀진 한국인만 816명에 이릅니다. 가혹한 환경 속에서 비참하게 생활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홋카이도를 찾은 관음종 사부대중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약왕사 주지 다나카 세겐<사진> 스님은 멀리 타국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은 모든 분들이 아미타부처님의 가피력으로 편안히 쉴 수 있기를 기원했다. 약왕사는 매년 11월 강제징용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재를 봉행하고 있다. 시작은 입적한 전 주지 다나카 고우인 스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나카 스님은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탁발을 다니며 무연고 유골을 수습했고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고향으로 돌려보낼 수 없는 분들을 사찰에 모셨다. 국적을 떠나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는 것이 불제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인 희생자들을 위해 한국 불상을 구입해 약왕사에 모시고, 충청도에서 산 돌로 위령탑을 세웠다.
스님은 “태평양전쟁 당시 홋카이도 지역으로 끌려왔다 돌아가신 분들 가운데 아직 발굴되지 못한 분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분들을 포함해 모든 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길 서원하며 관음종의 유해 송환 노력에 뜻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삿포로=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64호 / 2018년 1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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