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명장면으로 읽는 2600년 불교 역사
100개 명장면으로 읽는 2600년 불교 역사
  • 심정섭 전문위원
  • 승인 2018.11.19 13:21
  • 호수 14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현 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사 100장면’ / 자현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자현 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사 100장면’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교를 알아야 한다. 서양의 그것을 알기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를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불교는 아시아에서 단순히 여러 종교 중 하나가 아니라, 하나의 사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불교의 전래와 공인은 곧 동아시아 문화의 중심지였던 중국과의 교류를 뜻한다. 때문에 불교를 받아들임으로써 국가 체제를 정비하고 발전시켰으며, 사찰·탑·불화를 조성하면서 건축 양식과 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조선시대 이전까지 불교는 ‘지배 이데올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불교를 전한 중국, 그리고 불교의 시원인 인도까지 불교의 전개와 변천 과정을 거시적으로 이해하고 그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 ‘자현 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사 100장면’은 그래서 탄생했다.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이 인도에서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100가지 핵심 장면을 통해 불교가 어떻게 발생해서 어떻게 전래되고, 또 각각의 나라에서 어떻게 변화·전개되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서술했다. 인도,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한국까지 100장면에 담긴 2600년 불교 역사인 셈이다.

자현 스님은 동아시아 전통 공부법이 문학·역사·철학으로 대변되는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적 방식인데 반해, 서구의 공부법은 작은 주제를 낱낱이 세분하는 미시적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때문에 동아시아가 인간 완성에 집중하는 동안 서구에서 물질문명이 꽃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오늘날 서구적 생활방식과 공부방법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님은 “4차 산업 시대가 되면서 이제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으며 문명의 역습이 시작됐다”고 강조한다. 모든 가치가 통합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융복합의 대통합이 요청되는 시대”라고 역설한 스님은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대장경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고 인공지능이 원하는 주제를 다양하게 선별해 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른 시기를 맞아 오늘날의 공부는 “암기가 아닌 흐름의 이해와 핵심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분절과 흐름이라는 둘을 접목해 불교 역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을 설명하고 있다.

자현 스님이 분절과 흐름을 접목해 불교 역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 100장면을 설명했다.

자현 스님은 “역사는 학문에서 가장 기초적 바탕이고, 이러한 배경 위에 철학이 가설된다. 그래서 역사가 땅이라면 철학은 건축이 된다”는 점을 전제하고, 책에서 역사를 바탕으로 철학을 가설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마하가섭이 교단의 주도권을 가지게 된 것은, 사리불과 목건련을 따르던 왕사성 출신의 승려들이 마찬가지로 왕사성 인근 출신이었던 마하가섭을 암묵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가승기율’ 권32에는 마하가섭이 붓다의 가르침을 정리하는 1차 결집을 주도할 때, 중앙에 붓다의 자리를 꾸미고 그 좌우로 사리불과 목건련의 자리를 상징적으로 배치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마하가섭이 사리불과 목건련의 지지세력을 끌어 안고서 불교 교단의 리더가 되었음을 의미한다.”(붓다의 열반과 엄격주의의 승리)

“불교 안에는 선발주자인 귀족적인 교종과 후발로서의 평민적인 선종의 대립양상이 존재했다. 이 중 새로운 왕조의 창업 군주인 왕건이 ‘누구나 자신의 마음만 밝히면 붓다가 될 수 있다’는 인간 평등을 주장한 선종에 경도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선종에서 자신의 마음을 밝혀 붓다가 되는 것처럼, 왕족이 아닌 왕건이 각고의 노력을 통해 창업군주가 되는 것을 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선종은 왕건의 군주로서의 당위성을 확립하기 유리한 이념을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불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 고려)

이처럼 불교 역사를 총체적으로 설명한 책은 모든 것을 세밀하게 다루지는 않지만 전체가 한눈에 파악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불교 역사에 길이 남을 100장면을 통해 불교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다. 1만98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65호 / 2018년 11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