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대비(同體大悲)
동체대비(同體大悲)
  • 김형규 대표
  • 승인 2018.11.19 16:55
  • 호수 14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능기도 자식 향한 동체대비

부처님의 중생에 대한 사랑을 동체대비(同體大悲)라고 한다. 중생이 자신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여겨 무한한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이 동체대비이다. 남과 부대끼며 매일을 살아가는 범인들에게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틈틈이 동체대비를 느끼며 살아간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이 그것이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그 자체는 부처님의 자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11월15일 대입수능시험이 끝났다. 자식들의 합격을 바라며 100일간 이어오던 부모들의 백일기도도 끝이 났다. 수능 하루 전날, 기도가 끝나고 합격을 기원하는 엿을 받기 위해 조계사 마당에 긴 행렬로 늘어선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자식을 향한 그 애틋한 마음을 그저 욕심 가득한 기복으로 매도하거나, 단순한 핏줄의 끌림으로 폄하할 수 없는 어떤 숭고한 느낌마저 들었다.

다른 아이를 떨어뜨려서라도 우리 아이만은 대학에 붙게 해 달라는 그런 편협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는 불자가 누가 있겠는가. 오히려 수능을 앞두고 긴장과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자식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겠다는 동체대비의 마음이 무릎 부서져라 기도하는 마음의 바탕이었을 것이다.

수능시험은 끝났고 이제 결과만이 남아있다. 부모의 기도가 진실했다면 분명 자녀가 힘든 관문을 이겨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을 것이다. 최근 학술지 ‘익스플로러’에 대만 국립가오슝사범대학의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스님들이 “이 물을 먹고 자란 식물이 크게 성장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한 뒤 그 물에 담근 식물이 일반 물에 담근 식물에 비해 훨씬 크게 성장하고 엽록소도 대폭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온갖 마장을 이겨내고 백일을 하루같이 간절하게 기도했던 그 마음들이 아이들의 환한 미소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65호 / 2018년 11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