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수행 김효련-상
간경수행 김효련-상
  • 법보
  • 승인 2018.11.28 11:36
  • 호수 14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심 없던 법명처럼 ‘무늬불자’
우울증 등 마음의 병 찾아와
21일 동안 총 441독 목표로
해남사서 ‘금강경’ 독송 정진
64, 심정법

나는 ‘동지보살’이었다.

내가 ‘동지보살’인 이유는 지난 2006년 1월 인도여행 중 어느 스님이 붙여 준 별명이기 때문이다. 이따금씩 절에 다닌다는 내 얘기를 듣고 붙여 주신 것이었다.

불교 신행 경력은 25년 정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다 할 수행을 해 본 기억은 없었다. 법명은 2004년 경주 불국사에서 받았다. 법명을 말하면 많은 분들이 뜻을 물어본다. 처음에는 법명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궁금하지도 않았다. 지금 법명을 돌아보며 그 뜻을 짐작해보면 ‘마음 바르게 쓰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인도여행의 기억도 그러했다. 친구가 간다는 말에 불쑥 따라 나서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내내 고생하며 다녔다. 신심도 미약하기만 했던 내게 그래도 부처님 성지를 참배한 인연이 지중했다. 그 뒤로 통도사 옥련암을 재적사찰로 두고 신행활동을 하게 되었다. ‘동지보살’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울산에 사는 내가 집에서 양산 통도사까지 다니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혼자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도량을 찾던 중 우연히 집 가까운 곳에 해남사라는 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해남사에서는 다라니 기도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렇게 사찰은 가까운 곳으로 다니기로 했고, 수행하는 즐거움도 조금씩 맛보게 되었다.

그러던 2014년 3월1일, 남편의 병고 소식을 접해야 했다. 말수가 적은 남편이었기에 좀처럼 아픈 내색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찌할 바를 몰랐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30년처럼 보낸 것 같다. 같은 해 6월 즈음 남편이 병마를 이겨낼 수 있게 됐고 지금은 90% 정도 쾌차한 상태다. 돌이켜보면 분명 부처님의 가피였다.

불행은 예고 없이 온다고 했던 것 같다. 남편이 병을 회복하자 이번에는 내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그동안 우울증과 나약함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다. 벌써 1년 전 일이다. 세상만사가 뜻대로 안 되는 현실이 힘들었다. 절에 가는 횟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누워만 지내던 어느 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해남사에서 ‘금강경 21일 정진대법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정을 살펴보니 10월25일부터 11월14일까지였다.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입재일 10월25일. 문자메시지를 받은 바로 오늘이었다. 누워있던 나는 그 메시지를 보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특별한 이유도 붙이지 않았다. 반드시 이 수행에 동참해야 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 길로 오후에 해남사를 찾았다. 오랫동안 절에 다니면서 수없이 들어온 ‘금강경’이었지만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음을 알아차렸다.

조계종 소의경전 ‘금강경’을 말 그대로 처음 펼치는 순간이었다. 내 생의 첫 1독.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도저히 입으로 따라 읊을 수 없었다. 그저 스님의 독송소리를 들으며 눈으로 경전을 따라 읽은 것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눈으로 따라 읽었다. 눈이 익숙해지자 비로소 입이 트이기 시작했다.

서툰 수행이었지만 목표를 정했다. 해남사의 ‘금강경 정진대법회’는 21일 동안 매일 21회 총 441회를 완독하는 대장정이었다. 이 횟수를 채우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개인적인 일정상 새벽과 사시에는 동참이 힘들다고 판단, 오후 시간동안 하루 9독씩 21일 동안 180독을 채우는 것이 목표였다. 하루 정도는 쉬는 날을 스스로 허락하기로 했다. 그렇게 정진을 거듭했다. ‘이제는 쉬지 않고 따라 읽을 수 있겠다’ 싶었을 때가 11월10일이었다. 14일이 21일기도 회향 날짜였으니 참 늦은 발심이었다.

정진법회 중 독송회에 참여하지 못했던 11월10일은 사촌 시동생 아들의 결혼식이 서울에서 있었던 날이었다. 결혼식을 다녀온 뒤 계산을 해 보니, 그 때까지 총 128독을 했다. 남은 52독을 완성하기 위해 11월11~14일 하루에 13독을 하면 되겠다는 계산이 섰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새벽에 집에서 1독, 절에서 3독, 오후에 절에서 9독을 했다.

 

[1466호 / 2018년 11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