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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말씀보다 친구 같은 종교의 위로가 필요해”

  • 교계
  • 입력 2018.11.28 16:41
  • 수정 2018.11.28 16:42
  • 호수 1467
  • 댓글 3

미래세대위, 3차 대화마당 패널들 공감대 형성

“불교는 청년들과 유대감 부족”
포기 강요된 삶에 신앙과 분리
고시촌 마음충전·청년식당 눈길

 

조계종 미래세대위원회(위원장 심산 스님)가 11월28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3번째 대화마당에 참여한 패널들은 “곁에서 친구처럼 아픔을 나누는 종교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계종 미래세대위원회(위원장 심산 스님)가 11월28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3번째 대화마당에 참여한 패널들은 “곁에서 친구처럼 아픔을 나누는 종교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애, 결혼, 육아를 포기한 요즘 청년들에게 ‘금강경’ 말씀보다 곁에 있는 친구가 건네는 따듯한 위로가 더 필요하다.”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에게 신앙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취업, 연예, 결혼, 집 마련 등 각박한 사회환경과 불안한 미래에 쫓기고 있어서다. 갈수록 청년불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종단이 아닌 소수 뜻 있는 불자들이 청년들과 만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 미래세대위원회(위원장 심산 스님)가 11월28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3번째 대화마당에 참여한 패널들은 “곁에서 친구처럼 아픔을 나누는 종교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세대 정책과 지원을 말한다’를 주제로 열린 대화마당에서 김동현(서강대 종교학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불담기자단장은 원불교의 예를 들면서 공동체를 강조했다.

김동현 불담기자단장은 “원불교의 경우 매일 일기를 쓰고 법회 때 서로 공유한다”며 “처음엔 어색하지만 적응되면 기쁘고 슬프고 힘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인연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때론 부처님 혹은 에수님 말씀보다는 내 옆에서 묵묵히 앉아서 날 기다려주는 친구가 더욱 힘이 된다”며 “불교가 청년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들이 마음을 채워주는 공동체가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의 주기적인 발걸음을 독려하는 사찰청년회 같은 공동체가 잘 구성된 곳이 드물다”며 “아직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나 시설들이 미흡하다는 뜻이다. 템플스테이 같은 일회성 사업도 좋지만 청년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기엔 많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청년대학생전법단 사무국장 효석 스님도 청년들에게 있어 위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효석 스님은 “요즘 청년법회에서 연애, 결혼, 육아를 포기한 청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며 “설법으로 모든 것이 꿈 같고, 허깨비 같고, 뜬구름 같다는 말을 해보지만 그들의 현실을 위로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현실에서 돈과 밥이, 휴식과 친구가 그리고 직장이 필요한 청년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불교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탁송공론적인 세미나에서만 불교의 실천이 의논되지 않고 그들을 찾아가 필요한 것을 나누는 진정한 실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석 스님을 비롯한 패널들은 서울 노량진 마음충전소, 광주 장동로타리 청년식당의 활동에 반색했다. 고시촌과 고시원 혹은 학원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청년들과 직접 만나고 있는 불교의 자비행이라는 것.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과 김영섭 자비신행회 사무처장이 마음충전소와 청년식당을 소개했다.

마음충전소는 N포세대의 ‘헬조선’을 ‘힐조선’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1월 노량진에서 개소했다. 크리스마스 핫팩, 설날 떡국, 거리 주먹밥, 음료, 따듯한 집밥 등 나눔과 요가명상, 소망전념 프로젝트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자비신행회가 30여개 고시원과 독서실 20여개의 학원이 위치한 장동로타리에 2015년 오픈한 청년식당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운영을 확대했다. 1회 평균 90여명이 방문하며, 2018년 11월 현재 총 6158명이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청년식당에서 해소했다.

마가 스님은 “불황과 사회변화, 부모님들의 기대로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방황하는 청년들의 생명과 마음건강에 대해 불교가 더욱 책임감을 느낄 때”라고 조언했다. 김영섭 사무처장도 “봉사자들과 정이 쌓여 일상의 작은 고민들도 스스럼없이 나누는 모습에서 청년들을 위한 불교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67호 / 2018년 12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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