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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 ’ 서로가 서로 의지하고 있음을 알아야

기자명 희유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8.12.17 14:02
  • 수정 2018.12.17 14:03
  • 호수 1469
  • 댓글 0

천지지간에 가장 귀한것이 사람
참된 삶인지 돌아보는 시간 필요
깨어있는 생각과 행동 수반돼야

무술년 한 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결에 한 장의 달력을 남겨놓고 있다. 2018년을 돌아보니 참 많은 일을 했다. 이 많은 일들의 대부분은 어르신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차지한다. 우리 센터에서의 일상은 어르신들이 채워 나가는데 요즘은 센터가 텅 비어 있다. 항상 활기가 넘치고 이런저런 일들로 눈코 뜰 새 없던 날들이 지금은 너무 고요하다. 왜냐하면 우리 센터의 건물이 나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이다.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건물이라 내진보강공사로 인해 잠시 휴관한 상태다. 매일 3000여명이 넘는 어르신들로 북적거리던 곳이 일순간 정적에 잠겨 있다. 물론 직원들은 매일 출근해 한해를 정리하고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지만, 늘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모처럼의 한가로움이 익숙하지 않다.

처음 며칠은 한가로운 여유가 좋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어르신들이 빠진 일상이 비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평소의 복지관이라면 따스한 온기가 가득한 곳일 텐데 요즘은 사무실 문밖만 나서도 움츠리게 만드는 냉랭한 찬 기운이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온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사람이라는 뜻의 한자 ‘人’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우리 센터에는 어르신들이 계셔야 활력이 넘친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무술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사람이 천지지간에 가장 수승하고 귀하다는 말이 있다. 평소 복지관에 많은 사람이 왕래를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센터의 일상인데 과연 우리들은 얼마나 사람들을 귀히 여기면서 행동을 하였는지 돌아보게 된다.

얼마 전 시설장 연수가 있어서 다녀온 곳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일상에서 기도하고 정진하면서 진정한 사람이 되기를 발원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나 자신은 진정 가장 수승하고 귀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요즘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들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남은 무술년을 마무리하면서 정말 하늘과 땅 사이 가장 존귀한 우리가 일상에서 존귀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人’의 왼쪽 삐침은 바르다는 것이고 오른쪽 삐침은 참되다는 것인데 과연 우리는 바르고 참되게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들이 되면 어떨까 싶다.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바르고 참되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늘 깨어 있는 생각과 행동들이 수반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 직원들에게 늘 일상을 잘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일상의 습관들이 모이면 우리들의 평생 습관이 되는 것이기에 평소 바르고 참되게 살아가는 사람이기를 당부하는 것이며 자신에게도 하는 소리인 것이다. 나태하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는 일상을 살아 바르고 참되게 살기를 염원하면서, 평소의 행동이 모여서 일생의 업이 되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인데 잃어버리고 살아가지는 않는지 자신을 다잡으면서 오늘도 평소의 출근길을 나서본다.

mudra99@hanmail.net

 

[1469호 / 2018년 1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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