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의 꿈을 접은 후 깨달음을 향한 간절한 소망으로 불교수행론의 핵심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쉽게 정리되고 알 수 있는 체계가 아니었다. 수행의 핵심적 이치들이 머리로는 정리되고 이해됐지만 심정적으로 체득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좌복 위에 앉았고, 선지식을 찾았고, 수행처를 전전했다. 그러던 중 선사들이 무념무상이라고 한 세계를 체험하게 됐다. 하지만 몸과 생각이 뜬구름처럼 실체가 없음을 체득했음에도 심리는 여전히 살아서 꿈틀댔다. 그러면서 ‘이 심리를 보아야 진정한 수행’이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됐다.
그 무렵 김호성 동국대 교수로부터 백화도량이라는 작은 포교당을 물려받으며, ‘세상 사람들과 불교수행을 함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때부터 수행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해 2003년 처음으로 4박5일 집중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후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3개월에 한번씩 ‘5정심관 수행법’을 중심으로 집중수행을 진행해왔다. ‘5정심관’은 부정관, 자비관, 연기관, 수식관, 계차별관이며, 계차별관 대신 염불관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 5정심관을 이루는 각각의 수행법은 욕심내고, 화내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잘못된 관념에 어리석은 판단을 하는 마음의 허물을 다스리고 치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현실적 문제와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 달에 한번, 한 가지 수행법을 익히는 초심자용 수행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것이 이 책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이다. 어떻게 수행에 접근해야 하는가를 12가지 수행법으로 정리하면서, 수행할 때 겪는 여러 현상에 대처하는 방법까지도 세세히 일러두었다.
초기불교, 아비달마, 유식 등 불교 수행법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며 20년 이상 수행을 통해 교학과 수행을 겸비한 저자 강명희 박사가 5정심관을 현대적으로 변용해 전하는 12가지 명상법을 통해 몸과 감정, 마음과 관념을 다스리는 법을 만날 수 있다. 1만7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70호 / 2018년 1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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