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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게 할 혜민 스님 선물

  • 불서
  • 입력 2018.12.24 10:59
  • 호수 1470
  • 댓글 2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 혜민 스님 지음 / 수오서재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란 노랫말처럼 내 속에 있는 여러 개의 ‘나’가 서로 충돌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자기 마음 또한 편할 날이 많지 않은 삶을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스스로가 원하는 ‘나’와 가족이나 사회가 기대하는 ‘나’ 사이의 틈이 크면 클수록 내면의 아픔 또한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내면이 고요할 틈이 없다. 여기에 더해 현대문명 또한 가만히 쉬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기 소외’다. 내가 나를 데리고 살아가지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모른 채 바쁘게 살아간다. 나의 관심사는 주로 밖을 향해 있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분주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어떤 느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싶은지 들여다 볼 겨를조차 없다.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별로 없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짧은 ‘자기 소외’가 깊어질수록 스스로 삶의 기준을 찾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기준, 이 사회가 정해준 것들을 내 기준으로 삼기 일쑤다. 그 결과는 심한 경쟁 속에서 남들 쫓아가기 바쁘고 그 과정에서 또 상처받고 좌절하고 우울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남들이 여기저기서 요구하는 것들만 처리하기도 바쁜 삶은, 결국 힘든 삶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내 식으로 살아보려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 용기를 내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따뜻한 소통 방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달해온 혜민 스님이 “혼자 힘들어하지 말라”며 전하는 이야기들에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다. 이 책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에는 우리 안에 있는 고요함과 만나기를 바라는 혜민 스님의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착한 사람보단 단단한 사람 되시고, 단단한 사람보단 지혜로운 사람, 지혜로운 사람보단 아는 걸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덕을 갖춘 사람이 되셔서 이 험난한 세상 잘 헤쳐 나가시길….”
“사람은 각자 인생에서 자기만의 춤을 만들어 추고 있습니다. 실패도 상처도 그 춤의 일부분입니다. 힘들까 봐 자식의 춤을 부모가 대신 춰주면 언젠가는 아이가 그 부분을 다시 춰야 합니다. 아이의 춤을 인정해주세요.”
“불교사상 가운데 자비무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서운 세상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자비로운 사랑의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자비한 마음에는 적이 없습니다.”
“홀로 있는 것이 가진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고요함 속에서 우리 내면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몰랐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남 눈치 보지 않고 편안히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할 수 있고 온전히 쉴 수도 있어요.”

스님은 이처럼 책 속에 현대인의 외로움, 가족관계와 우정, 삶의 진정한 행복과 여유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그래서 전체 여섯 개의 장으로 이뤄진 책은 지혜와 평온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길라잡이에 다름 아니다. 혜민 스님이 스스로의 경험과 사색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비롯해 옛 선사들의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얻은 지혜까지 더해 우리 안의 고요와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낸 글을 마주하는 동안 내 안의 소망, 진정 꿈꾸는 삶의 방향, 추구하고 싶은 삶의 가치를 돌아보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눌러놓았던 감정이나 기억을 되살려 치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렇게 내 본래의 마음과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본성도 밝아지게 할 혜민 스님의 이야기들은 고요함 속에서 나를 만나는 선물이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70호 / 2018년 1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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