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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깨치는 소리 나누는 기쁨’ 불교방송 개국

기자명 이병두

불교계 숙원, 자긍심·기쁨이 되다

1967년 ‘포교 현대화 방안’ 추진
대원 장경호 거사 원력에 구체화
1987년 대통령선거 계기로 실현
지방국 10곳·TV까지 영역 확장

1990년 5월1일, 불교계의 오랜 숙원인 라디오 불교방송이 개국됐다.
1990년 5월1일, 불교계의 오랜 숙원인 라디오 불교방송이 개국됐다.

1990년 5월1일, ‘깨치는 소리 나누는 기쁨’을 기치로 내세운 라디오 불교방송(이하에서는 ‘방송, BBS’)이 첫 방송을 시작했을 때 수많은 불자들이 감격하였다. 방송국 임직원들의 원력과 의지가 ‘하늘을 찌를 것’ 같았으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외부 출연진들도 정성을 다하였다. 아마 그 때 진행자들의 이름과 목소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청취자들이 많을 정도로 방송 개국이 불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었고 큰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방송 설립 추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두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조계종은 1967년 ‘포교 현대화 방안’의 일환으로 ‘불교방송후원회’를 조직하였고, 2년 뒤인 1969년에는 중앙종회에서 “불교회관 건립과 동시에” 방송국을 세울 수 있는 준비를 갖춘다는 결의를 하였으며 그 뒤로도 종단 차원에서 방송국 설립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운영할 재정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동국제강 창업주인 대원 장경호(‘대원’)와 그 아들 중원 장상문(‘중원’)도 오래 전부터 설립 구상을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목탁소리가 늘 나오고, 스님들의 법문을 언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방송국을 세워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던 대원은 서울 남산 남쪽에 대원정사를 세울 때 건물 설계를 ‘방송국으로도 쓸 수 있도록’ 주문하였으며, 당시 KBS PD 김해근씨를 불러 기술자문을 받기도 하였다. 김씨의 회고에 따르면 대원은 몇 번이나 건물 계획을 수정하면서 방음벽을 새로 했고, 밖으로는 관련자들을 통해서 방송국 설립을 위해 접촉하는 등 방송 설립에 대한 원력이 대단했다. 부친의 방송 설립 원력을 잘 알고 있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방송 근무 경험까지 있었던 중원 또한 1987년에 이미 대원정사 건물을 사용하고 대한불교진흥원(‘진흥원’)이 운영비를 충당하는 방송국 설립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채널 허가를 받지 못해 뜻을 접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방송 설립의 뜻을 가진 조계종, 원력과 재정 능력을 함께 갖춘 진흥원이 1988년 12월 ‘불교방송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추진하고 이듬해 11월 체신부에서 무선국 가(假)허가서를 발급받아 1990년 3월부터 시험방송을 하다 5월1일 역사적인 개국을 하게 된 것이다. 방송 설립 허가를 받기까지는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각 후보 진영이 불교계의 요구사항을 받아서 공약에 담게 하는 등, 정치상황 변화 과정에서 애를 쓴 ‘숨은 공로자’들의 역할이 있었던 점을 놓치면 안 될 것이다.

이제 라디오뿐 아니라 TV까지 영역을 확장하였고, 부산‧광주‧대구‧청주‧춘천‧울산‧제주에 지방국을 설립하고 중계소 열 곳을 두는 등 큰 발전을 이룩하였지만, 사옥 마련과 재정 자립 그리고 진흥원 및 조계종과의 관계 설정 등 BBS 앞에 놓인 해결 과제가 만만하지 않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470호 / 2018년 1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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