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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불교다] 3. 대승불교의 기도

기자명 법상 스님
  • 새해특집
  • 입력 2019.01.02 13:41
  • 수정 2019.01.09 13:32
  • 호수 1471
  • 댓글 0

한계 절감하고 통렬히 반성하며 불보살과 소통 염원하는 행위

조화로운 생각이 기도의 조건
믿음·발원과 실천·회향은 요건
형태는 근기·욕구에 따라 다양

사무량심·사홍서원 실천 다짐
무주처열반 자비로 살아가는
현실 속 정토구현 마음 가져야

기도하는 마음 삶 현장서 실천
‘기도가 생활·생활이 기도’ 견지

대승불교 참회는 염불과 기도
본래 청정한 마음 유지할 방법

대승불교의 기도는 중생의 고통이 나의 고통임을 자각하면서 근본적인 번뇌를 참회기도와 염불기도로 돌려 불보살님의 구원을 확신한다. 전국염불만일회도 매년 같은 마음으로 염불정진대회를 열고 있다.
대승불교의 기도는 중생의 고통이 나의 고통임을 자각하면서 근본적인 번뇌를 참회기도와 염불기도로 돌려 불보살님의 구원을 확신한다. 전국염불만일회도 매년 같은 마음으로 염불정진대회를 열고 있다.

인류는 살아가면서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부터 겸손과 더불어 간절하게 기도하는 의식을 창안하였다. 이 간절한 기원인 청원에 의해 희구하는 바람을 동반한 종교를 발생시켜 근원적 존재에 눈뜨고 진리에 안주하게 하였다. 다시 말해 기도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뢰하고 의존하는 대상을 향해서 구원을 요청하는 행위다.

그러면 올바른 기도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요행을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행위가 바로 기도다. 이처럼 진인사(盡人事)하고서 대천명(待天命)하면 감응도교(感應道交)하는 것이 대승불교의 기도다. 여기서 우리는 불교의 기도하는 요건과 함께 기도자의 마음가짐, 원리, 형태, 종류, 실제, 그리고 궁극적 목적 등을 고려해보아야 하겠다.

그러면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기도의 원리는 무엇일까? 우리는 과연 자력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일까? 우리는 어쩌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려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대로 구성된 몸과 네 가지 의식작용의 결합은 과연 개별적 나로 실존하는 것일까? 육근이 육경을 대해서 육식을 산출하여 나라고 규정하는 것은 아닐까? 부정적이고 고통스런 현실을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만족의 조건으로 만드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을 조정하는 실제의 실상은 무엇일까? 이것은 개별적인 것들이 연기적 존재의 실상을 조절하는 궁극은 부처님과 보살의 본원과 회향에 의해서이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 요청하고 희구하여 체득한 진리인 법성진여가 무한한 가능태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것이 법계일상(法界一相)인 여래의 광장에 진여불성의 법신이 드러남이다.

따라서 부정적 에너지를 바꾸어 모든 생명을 살리는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한 기도의 성취가 불보살의 본원과 회향에 의존하여 가능한 기도의 원리이다. 그러므로 기도는 실천하기 이전 소망의 원초적 동기로부터 비롯한 가장 바람직한 생각과 행위가 수반된 것이다. 그래서 기도의 전제 조건은 조화로운 생각과 신뢰할 만한 대상이 선행한다. 때문에 올바른 생각이 올바른 행위를 낳게 되고, 올바른 행위는 올바른 인연을 맺게 하며, 올바른 인연은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고, 올바른 관계의 형성은 인간의 삶에 만족도를 높여 행복한 감응을 불러온다.

대승불교의 기도 요건은, 먼저 믿음과 발원, 실천과 회향이다. 대승불교의 최대 수혜는 본원과 회향에서 비롯된다. 첫째, 믿음에는 믿는 자와 믿을 대상이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원해주는 자와 구원받는 자가 둘이 아니게 들어서 믿고, 들려주는 마음과 듣는 마음이 청정하게 믿으며, 그 결과 둘이 아닌 믿음을 통해서 해탈하는 것이다. 둘째, 발원은 ‘천수경’에 언급된 관세음보살의 10원6향을 비롯해 여래십대발원과 사홍서원, 보현보살의 10대원행, 아미타불의 48대본원, 석가세존의 5백대원 등 불보살의 원력이다. 셋째, 실천은 개인적으로 8정도를 비롯한 37조도품, 대승의 사섭법과 10바라밀이다.

이런 행위를 일체중생과 깨달음, 그리고 실제에 회향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향에 의해서 사무량심을 갖추어 기도하는 자에게 공덕이 돌려진다. 그래서 대승불자는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서 부처님과 일체중생을 구제하려는 발원의 불보살님께 가피(加被)를 기대한 이것이 바로 불보살님께서 가지(加持)하여 마음의 본래 청정한 열반에 안주하여 최상의 행복을 누리게 한다.
그러면 기도의 유형을 더듬어 보자.

대승불교의 신행형태는 매우 다종다양하다. 그러나 총괄하면 수법행(隨法行)과 수신행(隨信行)이다. 수법행은 근본불교나 초기불교와 부파불교의 신행형태가 삼보와 계율을 확고하게 믿고 의지하여 37가지 조도(助道)가 수행해서 불교의 궁극적 목적인 열반의 평화로운 행복에 도달하려는 진리에 안주하는 신행이 강조되었다. 그런데 이는 전문 수행자를 중심으로 신앙이 결여되고 실천만으로 전문화되어 버렸다. 그래서 일반 재가불자가 접근하기엔 매우 어려워지고 실천하기엔 곤란해져서 대승불교의 신행형태를 낳았던 것이다. 주지하듯이 불교의 신행형태는 각자의 근기와 욕구와 성향에 따라 다양하다.

수신행은 대승불교의 신행형태로 불탑신앙에서 경전신앙으로 중심을 옮겨 불보살님의 구제를 청원하고 희구하는 방편이 발흥하면서 다양해졌다. 그 가운데 믿음의 방편인 수신행이 중시되면서 간절한 마음을 담보하고 선별적 힌두신앙을 수용하여 예배하고 공양하며, 공경하고 참회하며, 권청하고 수희하며, 발원하고 회향하는 신행이다. 여기에 대승불전과 경전에선 확고한 믿음을 전제로 인간의 절실한 마음의 작용을 담보한 신행형태가 성립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대승불자가 기도하는 마음가짐은 사무량심과 사홍서원을 마음에 확고하게 다지고,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인 무주처열반의 자비로 살아가는 현실 속에 정토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본래자성청정열반의 본각을 체득한 삶을 보다 행복하게 살려는 바람의 희구다. 대승불교의 신앙형태는 ‘보현행원’에 설해진 보현보살의 10대원행일 것이다. 모든 부처님께 ①예배하고 공경함 ② 부처님을 찬탄함 ③널리 공양함 ④업장의 참회 ⑤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함 ⑥설법해 주기를 요청함 ⑦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소청함 ⑧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움 ⑨항상 중생을 수순함 ⑩지은 바 모든 공덕을 회향함 등이다. 이것을 오회(五悔)로 회통하는 보살형태의 기도이다. 먼저 불보살님께 예배하고서 참회하고 권청(勸請)하며 수희(隨喜)하면서 자기가 지은 모든 수행의 공덕을 회향하는 것이 불보살과 부합한 발원이다.

이러한 대승불교의 기도는 그 종류가 다양하다. 즉, 자기가 믿는 대상에 따른 정근의 기도로서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관음, 지장, 문수, 보현, 신중, 칠성, 산신기도 등이다. 또 각각의 재일과 관련한 일수에 따른 3일, 7일, 21일, 48일, 100일, 천일, 만일, 초하루, 약사재일, 아미타불재일, 지장재일, 관음재일기도 등이다. 신행방법과 내용에 따른 기도는 참회, 염불, 진언이나 다라니를 독송하는 기도, 경전을 독송하는 기도 등이다. 가장 바람직한 기도의 실제는 결정적인 믿음과 대원을 동반하여 낙수 물이 바위를 뚫듯 끊임없는 정진으로 무념무상하고 무심한 공과 무상, 무원(無願)에 이르기까지 기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근한 기도의 실제적인 내용에는 5회기도 이전에, 먼저 기도하는 수행자는 청결한 마음으로 좋은 향과 초, 꽃과 과일 등을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과 아울러 깊은 믿음과 참된 실행을 통하여 불보살과 신중에게 공양드리는 의식을 수행한다. 이어 불보살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 속에서 대자대비로 중생을 제도하고 지혜와 위덕을 원만히 갖춘 불보살님에 대한 예경의식을 수행한다. 그 다음 이 세상이 다할 때까지 그 깊은 공덕을 널리 찬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보한 정근기도를 실천한다. 이러한 기도 마음을 간직하고 정근한 기도자는 일상생활에서도 기도하면서 다졌던 마음의 내용을 삶 현장에서 실천한다. 그래서 기도와 생활이 둘이 아니게 ‘기도가 생활이고 생활이 기도인 삶’이다.

이러한 대승불교의 가장 이상적인 기도형태는 이타적이면서 자리적인 청원과 희구를 더하여 열반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여망한 보살형태의 기도이다. 그러나 인간은 우선 자신의 현실적 이익을 담은 소망을 발원한다. 만약 개인 이기만 추구한 기도면 반성이 요청된다. 이 반성에 의해 공존의 원리를 작동시킨다. 자기 이익이 공익과 관계 지워지고 연기적 관점이 포착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승불교의 기도는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고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우주적 소통을 갈구하는 종교행위라고 하겠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실행할 때 먼저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단지 그 일에만 전념하여 수행하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만족도가 높아지면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때문에 자기가 하는 일의 결과를 예측하지 않고 순간순간 일에 집중하려 간절히 기도한다. 여기서 진실한 자기에 깨어 있는 사람은 가장 진솔하고 해맑은 사람이다. 진정한 자기는 현재 순간을 살아가는 존재다. 참다운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다. 모든 결박은 육감이 대상을 따라서 매몰된 상태다. 이 결박을 벗어나는 것은 오직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하는 자기를 알아차리는 기도다.
 

법상 스님
중앙승가대 외래교수

이상과 같은 대승불교의 기도는 자비하고 희사하면서 중생의 고통이 나의 고통임을 자각하면서 근본적 번뇌를 참회기도와 염불기도로 돌려서 불보살님의 구원을 확신한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진의는 진리를 열어 보여 주고, 깨달아 열반의 세계에 들어가는 길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모든 중생들이 그 세계에 들어가 ‘붓다로 살게 하려는 의도’이다. 즉 진리를 펼쳐 보여 깨달아 들어가게 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믿음이다. 하늘은 언제나 밝고 본래 청정하다. 이처럼 우리 마음도 본래 청명하다. 그러나 맑은 하늘에 구름이 피어나듯 우리 마음에도 번뇌의 구름이 일어난다. 본래의 하늘과 마음이 청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태평하고 만족한 상락아정이 된다. 이를 유지하는 방법이 대승불교의 참회염불이고 기도이다.

 

[1471호 / 2019년 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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