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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불교다] 4. 선지식이 말하는 기도

  • 새해특집
  • 입력 2019.01.02 13:47
  • 수정 2019.01.02 13:48
  • 호수 1471
  • 댓글 0

불자의 기도는 복 비는 것 아닌 부처님과 하나 되는 수행

동곡당 일타 스님

지극한 마음·간절한 마음 필수
잠자기 5분 전 기도시간 갖기를

 

“기도는 실천이지 이론이 아닙니다. 또한 기도는 신심이 아닌 신앙입니다. 따라서 기도를 할 때는 매달려야 합니다. 내 마음대로 남의 도움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불보살님의 불가사의한 힘에 의지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매달리는 것이 기도입니다.”
동곡당 일타 스님은 ‘생활 속의 기도법’(효림)에서 기도인의 자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기도를 할 때는 ‘지극한 마음’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일찍이 원효 스님도 ‘절하는 무릎이 얼음처럼 시려도 불 생각을 하지 말고, 주린 창자가 끊어져도 먹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이는 얼어 죽든, 굶어 죽든 상관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밥 생각, 불 생각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도를 할 때 잡념이 생기는 것 역시 지극한 마음, 간절한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도를 하다보면 처음 얼마동안은 마음이 잘 모아지지만, 조금 지나면 갖가지 잡념들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몸이 고단하다는 생각, 내가 올바른 방법으로 기도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 공연한 기도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등등. 이러한 생각들이 기도를 망쳐버립니다. 생각을 억지로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번뇌망상의 속성입니다. 회의가 일고 고비를 만나면 거듭 서원을 곧게 세우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세요. 이렇게 기도하다보면 일념삼매(一念三昧)에 빠져들게 되고 잠깐이라도 기도삼매에 빠져들면 불보살의 가피력을 입어 소원을 남김없이 성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 중 언제 기도하는 게 좋을까. 일타 스님은 잠들기 직전 5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깨어있는 동안 우리는 의식의 세계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잠이 들면 잠재의식의 세계로 들어갔다가 지극히 고요한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모든 의식적 활동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잠재의식 또는 무의식의 조정을 받는다. 따라서 의식의 세계를 보다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선 잠재의식과 무의식을 잘 개발해야 한다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잠자기 5분 전 관세음보살을 일념으로 부르고 자면 편안한 수면을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깨어나서도 곧바로 관세음보살을 찾는 맑은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을 염하다 잠들면 수면과 함께 의식에서 잠재의식,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갔다가 잠에서 깰 때 무의식에서 잠재의식, 의식의 세계로 다시 나오게 됩니다. 잠자기 전 5분의 집중은 3시간, 5시간, 7시간의 집중과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불광법회 광덕 스님

기쁨과 감사가 기도의 주춧돌
복덕의 문 여는 창조적 실천행

 

“기쁨과 감사가 기도의 주춧돌입니다. 내 가슴속에 충만한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고 끊임없이 반야바라밀을 염함으로써 기쁨과 감사가 내 가슴속에 넘치게 합니다. 이렇게 될 때 밝은 등불을 켠 것처럼 내 앞이 밝아지고 내가 가는 길이 환해집니다. 기도는 그렇게 성취되는 것입니다.”
‘광덕 스님 반야사상의 정수 행복을 창조하는 기도’(불광출판사)에서 광덕 스님은 “불자의 수행은 기도와 함께 시작한다”면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님은 “기도하는 중간에 ‘부처님 저를 도와주세요’ ‘제 병을 낫게 해주세요’ ‘부자가 되게 해주세요’ 하는 것은 망상일 뿐 불자의 기도가 아니다”며 “불자의 기도는 부처님의 무한한 위신력이 내 생명으로 넘쳐나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 나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깊이 믿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불자의 기도에는 자신이라는 관념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믿고 부처님께 완전히 맡겨 일심으로 염불하고 염송하는 것이 제대로 된 불자의 기도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자의 기도는 부처님이 보여준 진리를 자신의 일상에서 완전히 들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에 곧 수행이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인데 어떻게 기도가 수행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광덕 스님은 “부처님은 우리가 원하기 전에 완전한 것을 이미 우리에게 주었고 불교의 기도는 오직 정진해 부처님께서 주신 밝은 은혜의 햇살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불자의 기도는 참다운 삶의 실현이며 영원한 참 생명인 부처님 의 무량공덕생명과 하나 되는 길이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과 복덕의 문을 여는 창조적인 실천이기 때문에 수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기도는 불자의 특권이라고 했다. 자기 생명의 성장, 인생의 보람, 역사에의 기여, 진리의 충만한 회복 등 이 모든 것을 기도로써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기도는 ‘무한공덕이 넘치는 막힘없는 창조의 법이 자신과 온 주변에 주어져 있다’는 큰 믿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항상 밝은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기쁜 마음이 되고, 희망을 가진 마음이 되고, 성공하는 마음이 되고, 미래가 크게 발전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 사람이 성공하고 기도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기도 중 훼방꾼을 만나면 의미를 부여하거나 보려하거나 그것을 가지고 환희한 생각을 일으켜서는 안 되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더욱 깊이 정진해야 한다는 게 스님의 당부다.

 

 

 

 

 

플럼빌리지 틱낫한 스님

기도는 평화·행복으로 이끌어
항상 깨어 집중하며 통찰하라

 

“기도의 에너지는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찾아듭니다. 침묵으로 하든, 찬가를 하든, 명상으로 하든, 기도는 우리 자신을 지금 이 순간으로 데려와 여기 존재하는 평화와 이어줍니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인식하고 우주의 다른 모든 것들과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명상공동체 프랑스 플럼빌리지의 틱낫한 스님은 ‘틱낫한 기도의 힘’(불광출판사)에서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원한다면 기도하라”고 했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선불교 전통에서 공부했다. 선은 스스로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법을 가르친다. 이에 틱낫한 스님 또한 운명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 개척하는 것임을 강조하지만 한편으로, 기도의 중요성 또한 역설한다.
“모든 것은 변화합니다. 오늘 괜찮은 건강이 내일 나빠질 수 있고, 오늘 나쁜 건강이 내일 말짱해 질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진행됩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깨달음, 새로운 신앙심이 있다면 우리 몸과 마음에 새로운 무대를 열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는 평화와 행복으로 안내하는 방편입니다.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도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항상 마음속에 부처님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부처님이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완전히 동떨어진 존재로 여긴다면 그 같은 기도는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며 “부처님과 나는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며 내 안에 부처님이 있고, 부처님 안에 내가 있다는 확신으로 기도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확실한 결과가 보장되는 기도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스님은 “누군가 그러한 방법을 알고 있다면 사람들은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구하려하겠지만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며 “기도의 효과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얼마나 진실하고 간절하냐에 따라 성취의 정도가 결정된다”고 단언했다. 다만 “온 마음을 기울여 기도한다면, 비록 그 기도가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우리 안에 무언가를 긍정적으로 바꿔 놓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과적인 기도를 하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금 이 순간 평화로이 함께해야 한다고도 했다. 스님은 “기도를 처음 시작할 때는 잘하지 못할 수 있지만 이미 어떤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며 “깨어있는 마음으로 규칙을 지키고 집중하며 통찰하기를 계속한다면 기도의 힘은 점점 커지고 강력해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토회 법륜 스님

경건하는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
‘해주세요’ 하는 욕심 내려놔야

 

“모든 괴로움은 나의 무지 때문에 일어납니다. 눈을 안으로 돌리십시오. 그러면 해결책을 찾을 있습니다. 눈을 안으로 돌이키는 노력이 바로 기도입니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기도 내려놓기’(정토출판)를 통해 기도는 곧 내면을 살피는 수행임을 강조했다. 기도할 때는 내가 원하는 것이 성취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만 기도할 뿐,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도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기에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모두 성취한 것이라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특히 기도할 때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부처님은 고락(苦樂)을 모두 고라고 했습니다. 고와 낙이 돌고 도는 데서는 괴로움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으므로 비록 지금 낙이라 해도 곧 고로 전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생은 고인 것입니다. 고락에서 벗어나려면 고락의 근원이 되는 욕구와 욕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바라는 바가 이뤄져야 행복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만 빌면 이루어진다는 생각으로 기도한다. 이에 대해 스님은 “이치에 맞지 않고 실천도 노력도 없이 내 욕심을 이루기 위해 하는 기도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며 “이런 기도는 어리석은 행위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불자의 기도에는 반드시 발원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보통 사람은 기도를 하면서 단지 내 욕구가 이루어지길 바랄뿐이다. 그러나 불자라면 내 욕심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원을 세워 그것을 성취하고자 정진해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 불자의 발원이다.
“사실 기도는 수행입니다. 경건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하는 마음입니다. 때문에 기도할 때는 ‘뭐 해주세요’ 하는 욕심을 붙여선 안 됩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맑은 정신, 밝은 눈으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하고 인연과보의 법칙에 맞게 노력해야 합니다. 자기를 돌이키고 자기를 뉘우치고 자기를 돌아보면서 경건히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 중 찾아오는 망상과 잡념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원하는 대로 되면 극락이고 안 되면 지옥이니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장애가 찾아오는 것”이라며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지옥도 극락도 사라지고 진정한 자유의 길, 해탈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71호 / 2019년 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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