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불교다] 6.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기도가 불교다] 6.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 김형중
  • 승인 2019.01.02 13:58
  • 호수 14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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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힘 빌려 병 고치듯 공덕·가피에 대한 확신 갖고 지속해야

자녀와 함께 하는 기도는
부모 향한 존경심 높이고
종교공동체 소속감도 키워

끊임없이 작용·번뇌 만드는
마음 제어하고 승화 시킴이
기도 목적이며 가피의 원천
간절심·믿음 없인 허사일 뿐
기도는 매일되는 반복적인 의식을 통해 자신을 정화시키고 성스러움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다. 이런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공염불이나 다를 바 없다.

기도는 부처님이나 보살님의 본원력(本願力)과 공덕의 가피(加被)를 빌려 기도하는 사람의 소망이나 문제를 해결한다. 불보살님이 중생구제의 원력으로 만든 배와 수레에 몸을 의탁하여 불보살의 공덕과 가피의 힘으로 피안의 목적지에 도달하는 의식이다. 마치 명의의 힘을 빌려 병을 치유하는 것과 같다. 소망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어떤 어려움이나 액난을 이겨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기도는 자신의 미래를 창조하는 에너지다.

불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보자. 먼저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경우가 식사 때이다. 가족이 밥상 앞에 앉아 합장하고 ‘공양게’ 즉, ‘식사기도문’을 외운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또는 “이 음식이 내게 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은혜가 있었습니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의 식사기도문을 하면서 함께 식사를 하면 자녀들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가족공동체 일원으로서 불자가족이라는 소속감과 정체감을 갖게 된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가 생일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생일 불공기도는 멋진 일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생일상(생일 케이크)을 차려놓고 가족이 함께 ‘삼귀의’를 부르고 ‘반야심경’을 합송한다. 간단히 ‘생일축하 기도문’을 읽는다. 마지막으로 축하의 박수를 치고 함께 음식을 먹으면 멋진 생일 불공기도가 된다.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이런 행사를 반복하면 자녀들과 부모 간 소통과 대화가 잘 이루어지고 자녀들은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데 자신감과 말하는 능력이 생긴다.

학교시험이나 진학, 입사 시험기도도 어머니 혼자 사찰에서 기도만 할 것이 아니다. 어느 절에서 어떻게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당사자가 함께 기도에 동참하거나 불보살님의 가피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거룩하고 자녀를 감동시킨다.

기도는 간절한 마음과 감동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특히 학업성취기도 등은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자녀에게 전달돼야 효과적이다. 기도의 내용도 “내 아이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인과의 법칙을 잘 이해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해야 한다.

불자들이 가정에 불단(佛壇)을 만들어 매일 기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필자도 거실 한 구역에 관세음보살 탱화를 걸고 그 아래 조그만 탁자를 놓아 ‘금강경’과 목탁을 비치했다. 그리고 부처님께 올리는 향(향로)과 차(다기)를 준비해두었다. 아내는 아침·저녁으로 향을 피우고 가정의 평화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 두 아들도 시험을 칠 때는 수험표를 불단에 올려놓고 기도를 한다. 조그만 집에 조성한 불단이 부처님께 기도하는 성스러운 곳이 되었다.

사람의 마음은 실체가 없으면서도 쉬지 않고 작용을 한다. 마음은 끊임없이 생각을 하다가 급기야 번뇌 망상을 구름처럼 일으켜서 스스로 괴로움의 굴레에 자승자박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하지만 기도는 불안하고 헛된 망상을 피우지 못하도록 마음을 제어시키고 승화시킨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성스러운 마음으로 만든다. 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게 되어 병고에서 벗어나고, 마음에서 지혜가 나타나 목적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다.

기도는 부처님, 보살님과의 만남이요 소통이다. 또 자기 본래의 마음자리를 살피고 본래 마음자리로 되돌아가는 의식이다. 부처님께 하는 기도도 상황과 때에 따라 기도하는 장소와 대상이 다르다. 눈이 아프면 안과, 이가 아프면 치과를 가듯이 부처님께 기도할 때도 그렇다. 요즘 용어로 말하면 맞춤형 기도다.

병자는 약사여래불을 모신 약사전에서 기도를 하고, 경전도 ‘약사여래본원경’을 보면 효험이 크다. 그 경전에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지혜의 말씀이 나타나 있다. 지혜를 얻으려면 문수보살님께 기도하는 문수신앙을,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관세음보살을 받드는 관음기도를 해야 한다. “세상 살아오면서 그 얼마나 고달픔과 절망에서 울었던가. 관세음보살이 아니었다면 내 어찌 견디며 살아왔으리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나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준 관세음보살님이다.

전생의 업장이 두터운 사람은 다라니기도를 하면 효험이 있다. 자력적인 힘이 강하고 이성적인 사람은 경전을 독경하거나 사경(寫經)하며 기도를 하는 것이 좋다. 관세음보살이나 아미타불의 명호를 부르며 하는 염불기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기도 방법이다.

‘화엄경 현수품’에 “믿음은 도의 공덕이고, 공덕의 어머니이다”라고 하였다. 수행의 출발점도 믿음이고, 기도의 출발점도 믿음이다. 모든 종교의 신앙행위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필자는 36년간 불교종립학교 교법사와 교장으로 활동하면서 대입합격과 수능고득점을 간절히 기도한 학생과 어머니의 기도가 불가사의하게 이루어진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 간절한 기도는 반드시 영험이 있어 성취됨이다.

2000년 동국대학교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는 불교어머니회가 주축이 되어 학생들이 관세음보살 같은 자비심을 지니고 열심히 공부해 학업을 성취하길 바란다는 원력과 목표를 세워 관세음보살성상 건립 불사를 했다. 이 불사기도에 동참했던 모든 어머니의 자녀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 진급한 사람,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 사이에서 부모나 자신이 열심히 기도했다는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다. 기도하면 공덕이 성취된다는 간절한 마음이 불가사의한 공덕과 영험을 만들어 낸다. 의심하고 하는 기도는 허사요, 공염불이다.

어리석고 욕심 많은 사람들은 자녀의 대학입시철을 맞아 갑자기 기도를 해서 단번에 기도의 영험을 얻고자 한다. 사업번창기도, 치병기도, 진급기도, 당선기도, 득남기도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한 번의 기도로 성취된다면 성공하지 못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과 기도의 대상인 불보살님의 공덕과 가피력을 굳게 믿고 매일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해야 공덕이 성취된다. 지성이면 하늘을 감동시킨다는 말이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과 우주자연의 운행 질서 속에서는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일이 수없이 일어난다. 그래서 더욱 기도가 요구된다. 종교의례로서 기도는 매일 반복적인 의식을 통해 자신을 정화시키고, 성스러움으로 변화시키고 종교공동체에 대한 일체감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한다.

불교의 수행과 기도는 인간의 지적 능력과 지혜를 증대시켜 궁극으로는 진리를 깨달아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불교의 인간관은 범부중생의 모습과 신불(神佛)의 초월성, 신성성, 청정성 등 양면을 갖춘 존재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이익(利益)중생의 가르침이다. 개인만을 위하여 기도를 한다면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위배된다. 불우이웃을 위한 기도,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 인류를 위한 기도, 내 직장과 직장동료를 위하는 기도 등은 대승보살로서 참된 기도라고 할 수 있다.

김형중
동대부여고 교장·문학박사

불자는 매일 부처님의 가르침과 지혜 공덕을 생각하는 염불을 하고 기도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이 정화되어 범부의 중생심이 불보살의 마음으로 전환되고 기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1471호 / 2019년 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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