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특집] 유튜브 속 불교 크리에이터
[새해 특집] 유튜브 속 불교 크리에이터
  • 최호승 기자
  • 승인 2019.01.02 14:41
  • 호수 14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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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가르침 재발견해 영상이란 그릇에 담아 전합니다”

뉴스까지 영향 끼치는 유튜브
포교 콘텐츠 생태계 구축 시급
문화의 보고 불교콘텐츠 부족
1인 크리에이터들에 관심 필요
“불교와 소통하는 창구되길”

유튜브는 전 세계 13억명이 접속하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다. 그만큼 모든 연령층을 불문하고 한국인이 가장 오래 보는 앱이기도 하다. 취학 전후 어린이들이 유튜브에서 지식이나 정보를 검색하고 장래희망으로 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 유튜버를 꼽기도 했다.

뉴미디어로 분류된 유튜브가 소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유튜브는 2008년 처음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 느린 업로드 속도와 적은 한국어 콘텐츠로 외면을 받았다. 다음TV팟, 판도라TV, 네이버 등이 국내 동영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이라는 장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상파, 케이블TV 등 방송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미쳤고 K팝의 해외 유통채널로 떠올랐다. 뉴스뿐 아니라 예능까지 유튜브에서 볼 정도다.

늦었지만 포교를 위한 콘텐츠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콘텐츠의 보고라는 불교를 영상 콘텐츠로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을 향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송광사 유튜브 채널 ‘보조랑’ 메인 페이지와 발우공양을 소개하는 영상콘텐츠.

▶ 늦깎이 스님들의 고군분투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종찰이자 조계총림 송광사에는 ‘늦깎이 크리에이터 스님’ 2명이 있다. 선혜 스님과 혜정 스님이다. 강원에 다니던 시절 포행이나 산책 때면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보조 스님이 주창한 정혜쌍수와 육바라밀을 통한 보살도의 완성, 그 정신을 어떻게 전할까?’

유튜브에서 부족한 불교문화를 전하고 싶었다. 보조 스님의 장삼에 담긴 위대한 정신을 재조명하고 되살려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글보다는 사진, 사진보다는 영상을 택했다. 영상 제작한다고 출가한 게 아니다보니 부탁할 입장도 아니었다. 혜정 스님 말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다. 송광사 어른스님들의 많은 격려와 지원을 받아 ‘학인은 초심입니다(송광사 승가대학, 2016)’를 출간했다. 강원 교재였지만 처음부터 영상으로 기획했다. 글에서 부족한 설명은 QR코드를 입혀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접근하도록 배려했다. 그 무렵 유튜브에 계정을 만들었고, 2017년부터 찍어놓은 영상을 업로드했다. 부전스님이 쓰던 대웅전 뒷방에서, 이렇게 송광사 유튜브 채널 ‘보조랑(www.youtube.com/channel/UC6bqQi-2xt7fuJduHGFKhjw)’이 탄생했다.

‘학인은 초심입니다’가 여러 인연을 거쳐 방송가로 알려졌고, 2017년 KBS봉축 프로그램 ‘늦깎이 스님 산중일기’에 두 스님이 출연하게 됐다. 두 스님의 송광사 생활과 ‘보조랑’ 콘텐츠를 기획하고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모든 과정이 전파를 탔다. 적지 않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송광사는 ‘보조랑’을 사찰 유튜브 채널로 삼고 달력 작업도 ‘보조랑’ 힘을 빌렸다.

“이미 존재하는 무궁무진한 불교콘텐츠를 재발견해서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혜정 스님) “딱딱한 법문이나 이론이 아닌 문화콘텐츠로 전하자는 접근이었어요.”(선혜 스님)

‘보조랑’은 “보조가풍과 대승선종송광사 문화사랑”의 줄임말이다. ‘절집 소리여행’ ‘송광사 절집 이야기들’ ‘3분 경전’ ‘송광사 예불’ ‘송광사에 사는 스님들’ ‘동달(동영상으로 만드는 달력)’ 등 여러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선혜 스님과 혜정 스님의 원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조랑’의 큰 프로젝트는 따로 있다. 2년 넘게 축적한 자료로 대승불교의 뿌리를 찾고자 한다. 계보도 제작 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2019년 출간 계획을 잡았고, ‘보조랑’에서 ‘1500년 대승불교 역사 이야기’ 생방송도 기획 중이다. 불교 기초교리, 부처님 전생담, 스님과 상담, 명상 등 콘텐츠를 라디오처럼 진행하려고 한다. 율원 공부를 하면서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소임을 살면서 남는 시간을 ‘보조랑’ 콘텐츠 작업에 쏟아야 하지만 꼭 필요한 불사라는 자긍심과 원력이 있다.

“가깝게는 송광사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는 소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넓게는 세계를 향해 한국불교의 대승정신을 바르게 알리는 문화불사를 하려고요.”

 

 

 

 

‘아이고절런’ 메인 페이지와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월정사 영상콘텐츠.

 

▶ 절 찾아가는 비보이 청년
10년 넘게 브레이크댄스를 췄던 29살 프로 B-boy가 절을 찾아다닌다. 아직 계나 법명을 받지 않았지만 불교가 좋아서다. 공군에서 군복무시절 휴일도 없이 공연하러 다녔을 때 ‘휴식’차 찾은 법당의 편안함을 또래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제대 후 살던 곳으로 돌아와 근처 절부터 찾았고, 찾아가는 방법과 불교문화를 소개하고자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에서는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인트로로 흥미를 유발했고, 간단한 그림 그리기로 유명한 화가를 패러디해 합장을 설명하기도 했으며, 또래 아티스트와 함께 사찰을 방문한 영상기록으로 유튜버들의 눈길을 끌었다. 강산 나투다픽처스 대표다.

“친구들에게는 불교라는 단어 자체가 희소성이 있었어요. 내 동네에는 어떤 사찰이 있고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친구들에게 재밌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영상을 만들었죠.”

‘아이고절런(IGO절RUN)’은 불교를 향한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됐다. 대한민국 사찰여행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부제가 붙었지만 강산 대표는 더 많은 사람과 불교문화를 나누고 싶어한다. 콘텐츠도 늘렸다. 다 같이 사찰여행을 가는 ‘위고절런(WEGO절RUN)’,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불리버리(불교+딜리버리)’, 스님의 조언을 담은 ‘선문선답’까지 여러 콘텐츠들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2018년 연등회를 준비하는 서울 조계사청년회 모습, 북한산 진관사를 함께 간 아티스트 피드피톤치드의 불교 선입견이 깨지는 장면, 대한민국 최초 세계대회우승 비걸 타이틀을 가진 BGIRL PSOUL(서혜미)과 함께 부산 범어사를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조계종 포교원에서 제작한 ‘마음거울 108앱’도 스크린을 이용해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서혜미씨의 나레이션을 입힌 범어사 여행영상은 연출이 압권이다. 영상에서 밝힌 서씨의 감상은 강산 대표가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우리나라 문화를 사랑한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이 문화와 불교를 접한 건 기적같은 일이다.”

강산 대표는 1인 크리에이터다. 유튜브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블로그 등 각종 플랫폼에 업로드한다. 연출, 각본, 촬영, 출연, 편집, 유통까지 오로지 그가 한다. 최근 반려동물 수제간식 숍을 열어 일상이 바빠졌지만 ‘아이고절런(www.youtube.com/channel/UCmY0EWFQgdsRpQNNUGXfjhw)’은 계속 제작할 계획이다.

“크리에이터들에게 피드백은 큰 응원이자 격려”라는 강산 대표는 “불교라는 프리즘으로 사람들이 세상을 좀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즉문즉설’ 메인 페이지와 직장 생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영상콘텐츠.


▶ ‘지금, 여기’ 고민과 함께
인생에 답이 있을까. 친구, 연인, 가족,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에 생긴 갈등은 어떻게 풀어인생에 답이 있을까. 친구, 연인, 가족,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에 생긴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튜브 계정을 갖고 있는 39만9000여명이 종교 콘텐츠인 ‘법륜 스님 즉문즉설(www.youtube.com/channel/UCSsWdUwr4UonSCAVH-k0_Lg)’ 구독을 선택한 이유다. 함께 질문하고 고민을 나누며 대화하면서 질문자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어서다. 이미 많은 책들과 강연으로 불자는 물론 일반인을 만나고 있는 법륜 스님의 영향력이 크지만 이를 영상으로 제작편집해 업로드하는 사람의 역할도 컸다. 정토회 영상미디어팀이다.

김나영 팀장은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등 PC통신 시절부터 쭉 한 분야에서만 일해 온 활동가다. 늘 새로운 매체포교를 준비했고, 2000년부터 VOD를 시작했다. VOD는 통신망으로 연결된 컴퓨터 또는 TV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영상 서비스다.

김나영 팀장은 20년 가까이 영상 관련 업무를 전담해왔다. 법륜 스님 법문이나 강의를 영상에 담았고 전국의 정토회에서 볼 수 있도록 서비스했다. 유튜브는 2008년부터 계정을 개설, 2010년부터 정식으로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해외에 있는 한인을 대상으로 즉문즉설에 영어자막을 달았다.

‘법륜 스님 즉문즉설’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부동의 종교 콘텐츠 1위가 됐다. 2018년 한 해 동안 누적 100만뷰가 넘은 콘텐츠가 9개나 된다. ‘유튜브 신자’라는 이들도 생겼고, 영상으로 제공되는 강연 예고를 접하고 현장에 찾아와 직접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우울증 심한 딸이 유튜브를 시청하고 나서 엄마와 관계가 좋아지는 등 삶의 변화도 뒤따랐다. 선순환 구조가 되다보니 구독자가 꾸준히 늘면서 10만명이 훌쩍 넘었고, 유튜브는 상패를 제작해 전달하기도 했다.

김나영 팀장은 영상제작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불교는 그 자체가 보물이지만 일반인들은 일주문이 뭔지도 모른다”며 “절하는 법 등 아주 간단한 문화를 스마트폰으로 혼자 찍어서 올려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는 구글 AI(인공지능)의 빅데이터 분석으로 콘텐츠 하나를 시청하면 관련 영상을 추천한다”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간단하게만 올려도 불교포교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팀장은 평소 생각을 전했다. “부처님이 과거에 하셨던 보물 같은 말씀과 가르침을 다만 유튜브라는 그릇에 담은 것뿐이에요.”

영상 불교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마음과 같다. 유튜브라는 그릇에 담긴 보물 같은 가르침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는 일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들의 몫이 됐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71호 / 2019년 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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