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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한 동물에서 선한 수호신 의미도 담겨

사찰 속 돼지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 조각된 복돼지.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 조각된 복돼지.

돼지는 사찰 경내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경주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는 복돼지가 조각돼 있다. 돼지해였던 2007년 발견된 돼지 조각상은 날카로운 어금니와 길쭉한 눈, 누런 털까지 보일 정도로 세밀하게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극락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8세기 중엽 다시 지어진 건물인데 무려 250년이나 지나는 시간 동안 현판에 가려져 사람들의 눈을 피해오다 마침 돼지해에 발견돼 화제가 됐다.

돼지가 조각돼 있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한 역사가는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고 사람의 삶에 도움을 줘 민간에서는 길한 동물로 여겨진다”며 “극락전을 축조한 장인들이 길상의 의미를 현판 뒤에 조각해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손오공, 사오정을 수행했던 저팔계는 밀양 표충사 대웅전의 추녀마루에 있었던 장식용 기와로 등장한다. 악신 저팔계는 삼장법사를 만나 불교에 귀의해 궁궐과 사찰의 잡상(雜像)에 등장하는 선한 수호신이 된다. ‘어우야담’에 의하면 잡상은 ‘서유기’의 등장인물을 형상화한 것이다.

약사여래신앙과 관련해 해신(亥神) 비갈라대장(毘乫羅大將)은 가난해 의복이 없는 이에게 옷을 전하는 선신이다. 비갈라 대장을 비롯해 ‘십이지신상 탁본’ ‘저팔계 잡상’ 등을 통해 지킴이로서의 신성한 돼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돼지는 사찰 창건 연기설화에서도 등장한다. 철원 석대암에는 까마귀와 뱀의 인과를 막기 위해 지장보살이 금돼지로 화현, 까마귀가 환생한 사냥꾼을 교화시켜 석대암을 짓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석대암 창건설화 벽화는 부산 선암사 칠성각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편 돼지는 문화재에서도 나타나는데 동서남북 각 방위를 수호하는 십이지신상은 ‘약사경’에 등장하는 약사 12신장의 영향을 받아 불교사상이 접목된 형태로 오늘날에 이른다고 추정된다.
돼지 십이지신상의 대표적인 문화재는 김유신 장군묘에서 출토된 납석제 돼지상이다. 김유신 무덤 둘레에 묻혀 있던 십이지신상 중 하나로 엄니가 있는 돼지가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현상이다.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는 수호신의 의미가 담겨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71호 / 2019년 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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