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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가톨릭 편중인사 심각…‘불교패싱’ 이유 있었다

  • 교계
  • 입력 2019.01.04 19:58
  • 수정 2019.01.05 10:19
  • 호수 1472
  • 댓글 43

18개부 현 장관 중 불자 전무
가톨릭은 전·현직 장관만 5명
청와대선 윤종원 수석이 유일
임종석 비서실장 등도 가톨릭
일각선 ‘문 핵심, 가톨릭’ 비판
“계속 이러면 불자 등 돌릴 것”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가톨릭 인사로 알려진 장관과 청와대 등 핵심 관계자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가톨릭 인사로 알려진 장관과 청와대 등 핵심 관계자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참모진과 내각에 포진된 인사들의 종교가 가톨릭으로 편중되면서 불교 인사 배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통령은 물론 행정부 전·현직 장관, 청와대 핵심 참모의 종교가 가톨릭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반해 불교 인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문재인 정부의 핵심은 가톨릭’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법보신문이 최근 인물정보검색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 행정부 18개 장관의 종교를 분석한 결과 가톨릭 신자가 4명인 반면 불교는 한명도 없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가톨릭 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국방부 장관이었던 송영무, 중도 사퇴한 김기식 12대 금융감독위원장의 종교 역시 가톨릭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진도 가톨릭 신자가 포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문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윤영찬(전 홍보수석)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 청가회 회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청가회 회장을 맡았던 박수현 청와대 전 대변인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최근 청와대 비서진 개편설에 따라 임종석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노영민 주중대사도 가톨릭 신자로 알려졌다. 반면 불자로 알려진 인사는 행정부 장관 가운데서는 전무했고, 청와대 참모진에서는 청불회장을 맡고 있는 윤종원 경제수석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주요요직에 가톨릭 신자가 다수 자리하면서 정부의 정책이 ‘친가톨릭’으로 편향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직후 홍제동 성당 주임신부를 청와대로 불러 축복식을 진행하는가 하면 취임 이후부터 노골적인 친가톨릭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민심 또는 민정(民情)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따라 움직인다”며 “그 중에서도 종교와 관련된 민심이나 정서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기 때문에 동서고금의 정권이 이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워왔다. 지금 정부가 이 점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친가톨릭 행보가 ‘불교패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 전 주요 협의대상인 조계종과 일체 협의를 하지 않았고,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보충자료 작성과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조계종을 홀대했다는 비판이 교계 내에 잇따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 2기 인선에서도 조계종과 교감 없이 청불회장이던 하승창 수석을 교체하면서 청불회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또 바티칸 특별미사에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모습을 공중파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교황을 ‘알현’했다고 표현해 신심이 공심을 앞선다는 빈축을 받았다. 남북회담 당시에도 가톨릭만 북측 인사들과 만나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반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빈 방문했을 당시에는 이례적으로 조계사 참배 취재를 엄격히 제한해 반발을 샀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는 전통사찰 포함 비영리 법인인 종교단체 소유토지에 과세를 시행하는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 추진, 고속도로 안내표지판에 국가지정문화재 보유사찰명 철거 등을 불교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면서 불교계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취임법회라는 대외적인 공식행사에서 이례적으로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가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억불숭유의 ‘유교(儒敎)’ 대신 천주교의 ‘천(天)’자를 넣어 ‘숭천억불(崇天抑佛)’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은 “정권이 종교에 공정하지 않다고 불자와 스님들이 반복적으로 느끼게 되면 결국 등을 돌리고 말 것”이라며 “389만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762만 불자도 소중히 여기는 모든 종교인들의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으로는 불교적 가치를 사회에 회향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 불교도 자성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은 역대 정권에서 편중된 종교관을 보였을 때 자칫 갈등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72호 / 2019년 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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