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교계의 ‘정부 신뢰도’는 안중에 없나!
정부, 불교계의 ‘정부 신뢰도’는 안중에 없나!
  • 법보
  • 승인 2019.01.07 10:33
  • 호수 14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내건 국가 비전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과 촛불혁명에서 목청껏 외쳤던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명징하고도 올곧게 품은 비전이라 평가할 만하다.

4개월 후면 현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이한다. 자신들이 천명한 비전을 얼마만큼 현실화 했는지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청와대 인사다. 그리고 인사는 국민과의 소통과 직결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격년으로 발표하는 ‘정부신뢰도’는 한국 정부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신뢰를 간접적으로 살필 수 있는 자료다. “정부신뢰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신뢰도가 높다는 건 정부와의 갈등요소도 적다는 것이고, 이는 국정을 역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 중요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2013년 29위, 2015년 26위, 2017년 32위를 기록했다.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률이 모두 35% 전후였으니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OECD 회원국 평균치가 42% 전후였으니 대한민국 정부 신뢰도는 평균이하였던 셈이다. 발표 연도와 조사 기준 연도의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박근혜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목도했다. 리더십, 책임감, 공익·공정성은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사전에나 담길 수 있는 단어로 읽혔다.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은 국민들에게 모멸감마저 느끼게 한 우리나라 전대미문의 사건이었으니 더 이상 사족을 다는 것도 아깝다. 그 정부가 한순간에 무너진 결정적 원인은 대통령 스스로 만든 소통부재였다.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실패 원인을 정확히 짚은 듯 ‘국민의 나라’를 선언했다. 80%에 육박하는 초창기 지지율이 보이듯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그럼에도 학계, 종교계, 정치계에서는 적재적소 인사를 누누이 당부했다. 정무적 판단을 합리적으로 내릴 수 있는 전문성을 담보한 인사를 기대한 것의 다름 아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인사의 연속이었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는 현 정부에서도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4개월 차에 박근혜 정부 출범 2년 차의 숫자보다 더 많은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다”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비판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 해도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점만은 사실이다.

낙하산 인사 문제와는 결이 다른 인사 문제가 하나 더 있다. 현 정부에서 가톨릭 중심의 종교편향적 인사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 내각 18개부의 전현직 장관과 청와대 핵심 참모의 종교가 가톨릭인데 반해 불교 인사는 단 한명도 없다. 불교와의 소통은 아예 안중에 없는 듯하다.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면 이건 결코 침소봉대가 아니다.

조계종 총무원과 대척점에 섰던 명진 스님 단식장에 당시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이 방문하며 정부가 불교계 내의 갈등을 더욱 더 증폭시킨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대통령의 조계사 참배 사진 촬영은 원천금지하면서 교황청 참석 미사 실황 생중계는 허용하는 정부였다, 조계종과의 협의는 외면한 채 불교계와 연관된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독단적으로 입법예고하는 행태도 보였다. 현 정부에서 불교는 ‘패싱’ 그 자체인 듯하다. 이 모든 게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것일까?

정부는 사회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과 이익을 적절히 조율하고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노동자, 소비자, 도시·농촌, 대기업과 중고기업, 자영업 등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정부에 대한 입장차가 발생하는데 이를 조율하지 못하면 갈등과 반목이 점철되면서 결국 사회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현 정부의 행태에 변함이 없다면 적어도 불교계의 정부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정부와 불교계와의 갈등이 본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1472호 / 2019년 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