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한 해의 시작과 끝
하루와 한 해의 시작과 끝
  • 도연 스님
  • 승인 2019.01.07 15:08
  • 호수 1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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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마무리와 시작하는 시점
삶의 전반 통찰하는 시간 중요
내면, 변화무쌍한 세상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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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와 한 해 결코 다르지 않아
1년 하루에 담아 충실히 살고
하루 모습 통해 1년 성찰 하길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제 입춘(立春)도 얼마 남지 않았으며 한여름인 하지(夏至)까지 낮은 계속 길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굳이 뉴스나 주변에서 소식을 전하지 않아도 낮과 밤의 길이와 체감온도만으로도 계절의 변화와 해가 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늘 그랬듯이 계절은 변하고 시간은 흘러갑니다. 내 밖의 세상이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꾸듯이 나의 내면세계와 삶의 모습도 점차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안팎의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시점에서 삶의 전반을 통찰해보는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작년과 같은 올해, 올해와 같은 내년의 굴레에서 답답함과 괴로움이 크게 느낀다면 더욱 그러하겠지요. 조금 축소해보자면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됩니다. 우리의 일상이 살아있는 것 같고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을수록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 동안 한 해를 경험합니다. 해가 바뀌는 지금의 때는 한밤중에 해당하죠. 동양에서는 11월~1월을 겨울로 보는데요. 11월, 12월, 1월은 각각 해월(亥月), 자월(子月), 축월(丑月)입니다. 이렇듯 21시~3시까지를 밤이라고 볼 수 있으며 21시~23시는 해시(亥時), 23시~1시는 자시(子時), 1시~3시는 축시(丑時)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절에서는 밤을 지나 아침이 밝아오는 3시~5시인 인시(寅時)에 새벽 예불을 모시는 것입니다. 1년 365일을 하루로 축소해보는 동양의 지혜는 하루를 통해 1년을 통찰해 보는 관점으로도 연결됩니다. 밤에 잠을 자고 꿈을 꾸는 행위를 통해 겨울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죠.

잠자는 시간은 몸의 피로를 풀고 하루를 살아가는 에너지를 채우며 마음의 근심을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특히 숙면을 취할 때 뇌파가 안정되며 충분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데요. 평균 90분이라는 수면주기의 5단계를 렘수면(REM sleep, 급속안구운동 수면상태)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의식의 각성이 일어나며 꿈 현상을 경험합니다. 깊은 잠에 들지 못할 때는 3~4단계에 해당하는 깊은 수면상태에 도달하지 못하여 에너지의 충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렘수면에서 나타나는 꿈을 경험하지 못하므로 무의식의 심연에서 느낄 수 있는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꿈은 일상생활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주기도 하고 삶의 활력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숙면과 꿈꾸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도연 스님

잠자기 전과 잠에서 깨어난 후의 시간은 하루 중 방해를 받지 않는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잠에 들기 전 하는 생각과 활동은 잠자고 있는 시간 동안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고요. 또한 깨어난 직후의 생각은 하루 일과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됩니다. 그때의 컨디션에 따라 하루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하루의 끝에서 아쉬운 점을 점검해보고 하루의 시작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하듯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부족했던 점을 되짚어 보고 새해를 시작하며 바라는 삶의 모습을 떠올려 보는 거예요. 하루와 한 해는 결코 다른 것이 아님을 생각하며 1년을 하루에 담아서 충실히 살아보고 하루의 모습을 통해 1년을 계획해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봉은사 대학생 지도법사 seokha36@gmail.com

 

[1472호 / 2019년 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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