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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대각사 주지 동봉 스님

“의상 스님 일승(一乘)사상은 남북통일 실현 위한 위대한 가르침”

의상 스님이 만든 210자 법성게
작은 것 속에 전체가 들어 있고
전체가 작은 것 속에 들어있다는
현대과학 이론 이미 증명한 것
​​​​​​​
법성게에 통일 위한 지혜 담겨
DNA가 스스로 세포 복원하듯
남과 북은 통일에너지 갖고 있어
‘한수레 법칙’으로 통일염원해야

동봉 스님은 “화엄일승법계도의 일승을 풀면 ‘하나의 수레’를 의미한다”며 “한수레 법칙은 남북통일을 위한 지혜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동봉 스님은 “화엄일승법계도의 일승을 풀면 ‘하나의 수레’를 의미한다”며 “한수레 법칙은 남북통일을 위한 지혜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불교방송에 오기 전에 대각사 법당에 앉아계신 부처님께 “오늘 불자님들에게 어떻게 법을 설하면 좋겠습니까?”하고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처럼 법을 설하라”라고 조언해 주시더군요. 원고 없이 법을 설하라는 주문이셨습니다. 부처님 재세 시 부처님의 법석은 항상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나무 아래 부처님께서 앉아서 수행하신 그곳이 바로 법석이었으며 수행자들이나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계신 바로 그곳에서 법을 청하고 수행에 관한 지혜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어디서든 부처님의 법석이 펼쳐졌던 것입니다.

오늘 인연 공덕으로 불교방송 법당에 함께 한 불자님들을 위해 부처님처럼 그렇게 법문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최근에 ‘꽃으로 꾸민 화엄 세계-법성게’를 해설하여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1350년 전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는 인류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스승 가운데 원효 스님과 의상 스님, 두 분의 스승이 있었습니다. 의상 스님의 ‘법성게’를 해설하여 출간하기는 했으나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스승은 원효 스님입니다. 사실 원효 스님은 당나라로 유학까지 가셔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던 의상 스님과는 달리 국가적으로 공인받은 학위조차 없었던 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온 이 나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가나 수학자, 과학자, 종교지도자 등을 모두 포함해도 제가 보기엔 아마도 원효 스님의 정신세계를 뛰어넘는 지도자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효 스님은 국제적으로, 학문적으로 공인받은 의상 스님보다도 그 정신세계가 엄청난 분으로 알고 있고 또 그렇다고 배웠습니다. 아마도 저의 원력이 이루어진다면 2019년 말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을 강설하여 책으로 출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의상 스님의 ‘법성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서는 어려운 가르침을 할 때면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한 비유들이 나오곤 합니다. ‘법화경’에는 일곱 가지 비유가 나오는데 비유 속에 또 비유가 나오고 그 비유 속에 비유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수백 가지 비유가 나오지요. 그러기에 ‘법화경’은 모든 불자님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경전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합니다. 아름다운 문학 경전으로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법화경’에 버금갈 정도로 비유가 빼어난 작품으로는 ‘화엄경’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전들과 같이 비유가 빼어난 작품을 우리는 ‘액자구조 문학’이라고 말합니다. 비유의 틀 속에 또 작은 비유가 들어있고 그 틀 속에 또 작은 비유가 들어있게 되는 이런 경전을 우리 불교에서는 ‘인드라망 구조’라 부르기도 합니다. 작은 티끌, 번뇌 속에 온 우주가 모두 들어있다는 가르침 때문입니다.

작은 세포 하나 속에 그 사람의 일체 정보와 족보가 들어있는 이치와 같습니다. 작은 세포 속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 온 우주가 들어있는 것을 과학적 이론으로 말하면 ‘프랙털(fractal) 이론’이라고 말합니다. 프랙털 이론은 작은 구조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어 전체 구조를 완성한다는 이론입니다. 의상 스님께서 완성한 ‘법성게’ 역시 이 프랙털 이론과 닮아있습니다. 58만 자의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되어있는 ‘화엄경’의 요체를 화엄일승법계도에 7언 30구 210자의 한시로 완성한 ‘법성게’, 그 형태나 구조가 프랙털 이론을 그대로 닮아있다는 의미입니다.

프랙털 이론을 설명하고 나니 제가 좋아하는 물리학자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근세 물리학자 중 아주 특별하게 좋아하는 물리학자는 불자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입니다. 아인슈타인 이후 위대한 물리학자로 프랜시스 해리 컴프턴 크릭(1916~2004)과 제임스 듀이 왓슨(1928~)이 있습니다. 이들은 1953년 DNA가 세포 속에 들어있는데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두 가닥이 꼬여서 올라가는 세포의 구조를 밝혀냅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가로 막대가 있는데 이 가로 막대는 양쪽의 두 선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어 있습니다. 이는 의상 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와 맥락을 같이합니다.

‘화엄일승법계도’라는 의상 스님의 캘리그래피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불자님들이 잘 알고 있듯이 ‘화엄일승법계도’, 즉 해인도를 직접 그린 스님이 바로 의상 스님입니다. 굳이 과학적인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해인도는 4종 법계연기를 바탕으로 하여 작은 것에 전체가 들어있고 전체가 작은 것에 들어있음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의 가르침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가 곧 일체이고 많은 것이 곧 하나다”라는 이 구절은 하나와 일체, 이것과 저것이 상즉하는 즉물의 도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의상 스님의 ‘법성게’의 가르침은 이처럼 물리학 이론에서도 결코 벗어남이 없습니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의 빅뱅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8억년 전에 출현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별이 생기고 사라졌으며 우주 속 물질이 모여 지구가 탄생했습니다. 영겁의 세월 동안 지구상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하면 인류 출연의 역사는 찰나에 불과합니다. 광대한 우주의 시공간 속에서 인간은 실로 미미하고 하찮은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DNA에는 우주의 탄생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의 가르침이 그대로 증명되는 대목입니다.

해인(海印)의 바다는 바로 부처님 마음으로 중생의 번뇌가 비치더라도 전혀 오염되는 법이 없습니다. 내 몸이 곧 법신 자체로, 내가 바로 자체불의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신라’라는 작은 나라의 유학승 의상 스님이 엄청난 화엄의 세계를 4개 사각형과 54각 화엄일승법계도와 210자 ‘법성게’로 표현했으니 당시 강대국 중의 강대국이었던 중국 사람들은 신라라는 동방의 작은 나라를 달리 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의상 스님의 ‘법성게’는 당시로서는 가히 우주여행에 견줄 만큼 위대한 사건이요 이론의 정립이었습니다.

‘화엄일승법계도’의 일승(一乘)을 글자 그대로 풀면 ‘하나의 수레’를 의미합니다. 그 일승을 지금의 한반도에 대입하면 남북의 평화통일은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으르렁대던 남북이 철도로 왕래하고 DMZ에서 감시초소(GP)를 파괴했습니다.

의상 스님이 당나라로 유학 갔던 그 옛날,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가면 손바닥만큼이나 작은 한반도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로 쪼개져 쉼 없이 싸웠습니다. 걸핏하면 당나라에 빌붙어 형제 나라들을 견제하고 서로 빼앗으려 했으니 당나라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참 우스웠을 겁니다. 이렇게 작은 나라가 오늘날에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다는 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남녘에서 동서로 나뉘고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서로 으르렁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남북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통일을 완성해야 합니다. 의상 스님의 ‘법성게’에 그 지혜의 길이 담겨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남과 북은 한민족입니다. 작은 DNA 세포가 스스로를 복제하고 복원하듯이 남과 북은 하나로 복원하려는 통일의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통일을 완성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최근 그러한 민족의 복원력을 확인했습니다.

동계올림픽과 남북 지도자의 만남,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통해 남북은 하나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대단한 정신문화와 가르침이 유구한 역사를 통해 이어져 왔기 때문에 남북이 통일되어도 충분히 감당할 힘 있는 민족입니다. 그런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국민의 힘이 대단한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며 충분히 남북통일을 소화할 수 있는 나라라 생각합니다.

일승(一乘) ‘한수레 법칙’은 원효 스님이 화쟁(和諍)을 통해 설파하셨고 의상 스님이 원교(圓敎)의 법칙을 통해 홍포하셨습니다. 사람이 사람의 가치를 지니는 것은 언쟁(言諍)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언쟁을 통해 갈라질 수도 있고 반대로 화쟁할 수도, 하나로 통합될 수도 있습니다. 원효 스님의 열 가지 화쟁사상이 바탕이 되어 ‘통일신라’라는 멋진 시대를 만들어냈듯이 의상 스님의 ‘둥근 원(圓) 가르침’과 ‘한수레 법칙’ 역시 세상을 하나로 아름답게 만들어 가게 할 위대한 가르침입니다.

다시 말해 남과 북이 언쟁을 통해 한수레에 같이 타고 한수레를 만들어 같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가르침이 의상 스님의 ‘법성게’에 담겨 있습니다. 의상 스님을 원교국사(圓敎國師)라고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화엄이 원교의 겉모습이라면 원교는 화엄 속에 갈무리된 알갱이입니다. 꽃(華)으로 아름답게 꾸민(嚴) 화엄 세계 속에는 인류는 물론 온 우주의 일체 생명을 하나도 버리지 않은 채 한수레에 모두 싣고 갈 수 있다는 멋진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생명이 있거나 생명이 없거나 질량이 있거나 질량이 없거나 죄가 있거나 죄가 없거나 결코 그 어떠한 것도 밖으로 던져 버리지 않습니다. 진보도 보수도 분별하지 않고 밀어내지 않으며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북한까지도 어느 하나 지구 밖으로 밀어내지 않습니다. 부디 원교국사인 의상 스님의 일승(一乘)인 한수레 법칙으로 남북통일이 완성되길 염원합니다. 불자님들 모두가 일심으로 함께 발원합시다.

정리=남배현 도서출판 모과나무 대표

위 법문은 1월2일 불교방송 법당에서 열린 종로 대각사 주지 동봉 스님 초청법문과 스님의 번역서인 ‘꽃으로 꾸민華嚴 세계-법성게’ 내용을 요약해 정리한 것입니다.

 

[1472호 / 2019년 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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