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고려 대표 문화유산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原州 法泉寺址 智光國師塔, 이하 지광국사탑)’에 대한 보존처리 가정을 기록한 보고서와 역사적 의의를 사진과 함께 실은 도록이 발간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펴낸 보고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Ⅱ’는 2017년 사업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보존처리, 조사연구, 학술연구 성과 등을 수록했다. 1957년 수리에 사용된 시멘트에 의한 손상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석했고 시멘트 제거 이후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3차원 입체 스캔과 3D 프린팅을 활용한 모형제작 등 3D 콘텐츠로 구축한 자료도 담았다.
또 지광국사탑 보존·복원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개발한 새로운 무기질 조성물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새롭게 개발한 무기질 조성물은 지광국사탑의 결실부를 더욱 효율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기존 결합제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유기질 성질을 혼합해 성능을 개선한 것”이라며 “특허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록 ‘고려 미(美)·상(想), 지광국사탑을 보다’는 장엄한 조각과 문양을 통해 밝혀낸 지광국사탑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상징 등을 수록했다. 도록 속에는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후 제대로 촬영되지 못했던 탑의 세부와 해체된 부재들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도 소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지광국사탑과 법상종을 주제로 개최됐던 학술심포지엄의 결과물인 논고 6편과 지광국사탑비(국보 제59호)의 탁본, 판독 및 역주도 함께 수록했다.
특히 도록에는 한글이 적힌 지광국사탑의 묵서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탑 복원을 위해 현재 남아있는 몇 장의 유리건판을 참고하던 중 발견한 이 한글 묵서에는 1911년 이전에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 ‘긔묘’ ‘여긔서’ 등의 한글이 남아있다. 이 자료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까지 한글의 용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지광국사탑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된 이후 십여 차례의 해체와 이건 과정 속에서 본래의 모습이 일부 상실한 상태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6년부터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를 위해 탑을 해체하고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존·복원 과정에서 옥개석과 하층기단 답석의 부재를 찾았으며 석재의 산지를 추정하고 과거 복원에서 뒤바뀐 옥개석의 위치를 바로잡는 등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을 위한 과학적 보존처리와 연구 성과들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한편, 석조문화재의 원형보존을 위한 선도적 기술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와 도록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인 문화유산연구시식포털에도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75호 / 2019년 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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