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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기자명 도연 스님

자녀 통해 자신의 꿈 이루는 것은
욕심일 뿐 진정한 부모라 할 수 없어
자녀 스스로 원하는 것 찾도록 해야

최근 드라마 ‘SKY 캐슬’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사교육 열풍이라는 오늘날의 세태를 제대로 꼬집고 교육이 상류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풍자적이며 노골적으로 드러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울 의대를 보내고자하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자녀를 숨 막히게 하고 이 심리를 잘 아는 학습 전문가(입시 코디)는 교묘히 이용해서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억지로 공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하지만, 부모와 코디의 콤비네이션으로 자녀는 여기에 길들여지게 됩니다. 결국, 내가 가고 있는 저 목적지 끝에 낭떠러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달려가다 그 앞에서 망연자실하고 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학 합격과 함께 부작용이 드러나는 것이죠. 부모나 자식이 죽는 참사가 벌어집니다.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과 가정의 화목이 깡그리 무시된 채 의대 진학이라는 목표만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분들은 상류층의 사람들의 삶을 동경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저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삶을 안타까워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키고 확장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요. 가진 것이 많을수록 지키려 하는 것이 살아있는 존재의 기본적 습성입니다. 생존 본능인 것이죠. 

드라마의 도입 부분에 독서토론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 선정한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였습니다. 이 책에서도 유전자에 대한 두 입장이 대립합니다. 자신의 보존을 위해 ‘자기만을 위해 살 것이냐?’ 아니면 ‘함께 협력하면서 살 것이냐?’ 책의 저자도 스스로 밝혔듯이 ‘이기적 유전자’라는 제목을 ‘협력의 유전자’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필요에 따라 이기적이 될 수도 있고 공생관계로서 서로 협력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한 쪽으로 치우치면 문제가 되는 법이죠. 

피라미드를 자식들에게 보여주며 맨 꼭대기에 올라가야 한다는 부모는 이를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요합니다. 자녀들은 참다못해 그 상징물을 던져버리거나 미라는 꼭대기가 아니라 중간 아래 언저리에 있다며 그곳이 편할 것이라며 반항합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 사회적 성취를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은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죠. 
 

도연 스님

보다 넓고 길게 보는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명문 대학에 붙는 것이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녀를 통해서 실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위해 조금 도와주는 것입니다. 지금 살아있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현재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조금 키운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평화롭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봉은사 대학생 지도법사 seokha36@gmail.com

 

[1476 / 2019년 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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