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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장흥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기자명 이숙희

조성시기 확인된 두 번째 오래된 불상
통일신라 불상 편년문제 실증에 중요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상, 859년, 높이 250㎝. ‘한국의 국보, 회화/조각’(문화재청, 2007).

전라남도 장흥 보림사(寶林寺) 대적광전에 안치된 철조비로자나불상은 2.5m의 큰 불상이다. 불상의 왼쪽 팔꿈치 뒤에는 ‘858년(신라 헌안왕 2)에 진골귀족인 김수종이 왕의 허락을 받아 조성하였다’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858년의 조성 시기는 1921년 이래 일본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858년에 조성하기 시작하여 859년에 완성된 것으로 보는 설이 일반적이다. 

기년명 비로자나불상으로는 766년 명의 석남사 비로자나불상 다음으로 오래되었으며, 동시에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편년문제를 보다 실증적으로 해명하는데 중요한 불상으로 주목되어 왔다. 오른팔 등에 심한 균열이 있고 개금도 누렇게 변색되고 퇴락되어 있었던 것을 1997년에 다시 보수하였으며 불상의 대좌도 불에 탄 목재의 잔재를 근거로 목조의 방형 대좌로 복원하였다.  

보림사 비로자나불상에 보이는 편평하게 처리된 콧등이나 두드러진 인중, 두툼하고 작은 입술, 유난히 크고 긴 두 귀의 표현 등은 이제까지의 불상에서 볼 수 없었던 개성이 강한 인상이다. 머리의 나발과 육계 사이에 장식된 계주는 흙으로 만들어 나중에 덧붙인 것인데, 이는 9세기 이후인 통일신라 후기 불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옷은 양 어깨를 감싼 통견의 법의를 입었는데 가슴 앞에서 옷깃이 한 번 접혀 V자형으로 모아지고, 다시 무릎 밑에까지 옷주름이 일정한 간격으로 흘러 내려와 있다. 지권인을 하고 있는 두 손은 신체에 비해 유난히 작게 표현되었고 손의 위치도 9세기의 다른 비로자나불상 보다 아래로 내려와 있다.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상 명문.

그런데 같은 절에 있는 884년에 세워진 ‘보조선사창성탑비’의 비문에는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상을 ‘노사나불’이라 하였다. 기록상으로 노사나불이라는 명칭은 860년경 최치원의 사산비(四山碑)에 기록한 ‘숭복사비명’에 보이는데 “중층의 불전에는 용으로 된 대좌 위에 노사나불을 주존으로 모셨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형상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현재 노사나불은 정확한 형상을 알 수 없지만, 중국 용문석굴 봉선사동에 있는 675년의 노사나불상이나 일본 도다이지(東大寺) 및 도쇼다이지(唐招提寺)에 안치된 8세기의 노사나불상 등으로 볼 때 대체로 여래형의 모습을 하고 시무외·여원인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명문에 의해 노사나불로 밝혀진 강원도 동해시 삼화사에 있는 통일신라 후기의 철불좌상에서 볼 수 있듯이, 여원인과 시무외인을 하고 있거나 고려 후기의 불화처럼 두 손을 모두 양쪽 어깨 위로 올려 손바닥을 펴고 있는 모습이다. 통일신라 후기에는 불교 종파와는 별다른 구별 없이 법신불의 비로자나불과 보신불의 노사나불이 혼용되어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76 / 2019년 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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