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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수행 홍영표-하

기자명 법보

기력 회복하고 생활하는 아내
주위서 사정 듣고 귀의하기도
체력적으로 힘든 일과이지만
하루 300분씩 관음정근 노력

89, 흥도

평지에서도 보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아내가 보통 성인의 걸음으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전각에 다녀왔다니….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그 순간 아내가 완쾌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환희심에 젖게 되었다. 여러 병원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이런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다니 그동안 쌓아온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의심할 수 없는 체험을 통하여 필연적으로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부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도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에 때로는 광명사에서, 평상시에는 집에서 기도를 하였다. 기력이 쇠약했던 아내는 점차 회복되어 갔다. 구인사에서 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3~4개월이 지나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 부부뿐만 아니었다. 주변 이웃들은 우리 부부가 구인사를 향할 때 사실상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다면서 그간의 사정을 물었다. 

숨길 이유는 없었다. 그동안의 경과를 들려주었더니 관음정근 주력수행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다. 몇 사람은 이미 광명사와 구인사의 소문을 들은 바가 있었다. 그래서 광명사의 신도가 되어 열성적으로 기도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았다. 

수행의 인연이 지속되었다. 그러면서 1970년대 후반 천태종 부산지부 고문에 임명되었다. 이후 공직 생활에 관해서도 남대충 제2대 종정스님의 많은 은혜을 받고 무난히 직무를 수행했다. 그러던 중 12·12사건 등 나라 안팎이 뒤숭숭한 정국 불안으로 인해 한때 신앙생활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그러다 정국이 안정됐고, 불기 2530(1986)년 다시 부산지부 고문에 임명되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 광명사에 나가지 못하였다. 1년에 1번 정도 구인사에 다녀오는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 퇴직한 후 불기 2542년(1998년)에는 다시 삼광사 신도회 고문에 임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광스럽게도 불기 2558년(2014년)에는 수계(受戒)를 받았다. 그 은혜에 조금이나마 부응하기 위해 수행을 나름대로 거듭해왔다.

그러던 중 서적에서 황벽(黃檗) 선사의 다음과 같은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 신령스럽고 늘 깨어있는 성품은 찾아 구할 수도 없고, 지혜로 완성할 수도, 언어로 해설할 수도, 경계로 이해할 수도, 공을 들여 도달할 수도 없다. 이것이 바로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불보살과 꿈틀거리는 벌레까지도 다 함께 갖추고 있는 열반의 성품이다.”

‘참나’는 책이나, 지식이나, 경전 등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수련에 의해서만 가능한 마음이 사라진 자리일 터다. 즉 3차원의 형상세계에서 벗어난 언어도단의 초월의식 자리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순수의식임을 깨닫고 체력이 닿는 대로 꾸준히 노력하고자 다짐해본다. 

그렇다하더라도 이제는 나이만큼 신체도 이전과 같진 않다. 가부좌를 하고 좌복에 앉아 관음 정근을 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여 요즘은 정진의 법석에 동참하기보다는 집에서 매일 꾸준히 관음정근 수행을 이어가려고 한다. 가부좌는 일정 시간 이상 자세를 취하기 힘들게 되었지만 의자에 앉아서도 수행이 가능한 덕분이다. 

의자에 앉아서 하더라도 수행 일과를 세워 스스로 실천을 거듭하고자 한다. 매일 오전 150분, 오후 150분으로 나누어 하루 300분씩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또 매회 수행은 50분 정근 후 잠시 휴식을 하는 나름의 일정표를 지키며 수마나 사견에 빠지려는 상황을 철저하게 단속하려고 노력한다. 

이상으로 그간의 사정과 수행의 동기 그리고 과정을 적어보았으나 수기라고 할 만한 내용도 없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말씀드리는 것은 혹시라도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분이 있다면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임을 밝혀 둔다. 반드시 수행한 만큼의 보람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1477 / 2019년 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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