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자찬훼타계
8. 자찬훼타계
  • 법장 스님
  • 승인 2019.02.25 17:52
  • 호수 147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 돋보이게 하고 자신은 스스로 낮추어야

경쟁은 실력 쌓아가는 과정
그럼에도 삿된 이익 바라며
남 헐뜯고 깎아내리기 일쑤
계 어기면 윤회 부메랑될 것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없이 많은 경쟁을 하며 이 사회를 살아간다. 경쟁은 결코 부정적이거나 나쁜 영향을 가진 것이 아닌, 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가 한 명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되어 준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통해 경쟁하여 합당한 성적을 받아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사회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여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받아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 하루도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며 지금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 속에서 삿된 이익을 바라며 남을 깎아내리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일들이 빈번하게 보인다. 최근에는 ‘갑질’ 등과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나며 하나의 사회문제로까지 발전되었다. 또한 정치나 선거에서 자신만의 공약과 실력을 말하기보다 상대방의 약점과 치부를 공개하여 서로를 비난하는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경쟁에서의 우위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남보다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는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삿된 이익을 바라고 남을 비난하여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려는 행동을 ‘범망경’에서는 ‘제7자찬훼타계(自讃毁他戒)’라는 중죄로 금지하고 있다. 계의 내용을 보면 “불제자는 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비난하거나(자찬훼타), 남을 시켜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보살은 마땅히 모든 중생을 대신하여 비난과 비방을 받고, 나쁜 일을 자신에게 돌리고 좋은 일은 남에게 주어야 한다. 만약 스스로 자신의 공덕을 내세우고 타인의 좋은 일은 감추어, 그 사람이 비난을 받게 한다면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중죄)”라고 한다. 보살이 보살로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남을 배려하고 그를 통해 자신이 이익 되는 ‘자리이타’의 실천에 의해서이다. 그럼에도 남보다 조금 더 이익을 받고, 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에 스스로 눈을 멀게 하여 자신만을 추구하는 것은 중죄를 저질러 불교인의 삶을 포기하는 행동이다. 

이에 대해서 천태지의 스님과 원효 스님도 “자신의 이익과 존경을 바라며 중생을 비난하는 행동은 보살로써 이타심이 결여된 중죄”라고 말하고 있다. 대승불교의 불제자인 우리들이 추구하는 ‘자리이타’는 결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타인만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돕는 것이 바로 자신을 이익 되게 하는 것이며, 우리도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그로 인해 모두가 화합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자찬훼타계를 어기며 얻은 이익과 명예는 언제나 불안하고 보다 큰 이익을 갈망하여 또 다른 경쟁을 만들어 낸다. 그럼 또다시 그 경쟁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더 큰 자찬훼타계를 어기며 끝없이 악업를 짓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욕망으로 인해 악순환에 빠져 끊임없이 죄를 짓는 사람들에 대해 그동안 많은 뉴스를 통해 접하며 큰 실망을 해왔다.

바른 경쟁을 통해 자신의 본분에 맞는 이익을 얻는다면 큰 만족감을 갖게 된다. 그것을 통해 다시금 실력을 키워 점차 삶이 윤택해지고, 그 이익으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불교적인 삶인 것이다. 조금 더 편한 방법을 찾고 자신의 우월함에 빠져서 남을 비난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이익을 얻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바라던 삶의 모습일까?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보고 동요되어 자신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삿된 생각으로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과연 그 불이익과 비난은 누구의 몫이 될 것인가? 이 자찬훼타계의 중죄는 반드시 윤회의 부메랑이 되어 자신과 자신의 주변인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 불교의 윤회는 결코 사후세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인연과 윤회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끈으로 모두가 이어져 있는 것이다. 타인이 있기에 자신이 존재할 수 있고, 자신에 의해 타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불교적인 삶을 살아야겠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78 / 2019년 2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보현수 2019-02-27 21:01:13
감사합니다._()_()_()_

성전 2019-02-28 10:32:10
그동안의 제 행동이 너무나 부끄러워지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