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나태주의 ‘풀꽃’
96. 나태주의 ‘풀꽃’
  • 김형중
  • 승인 2019.02.26 13:45
  • 호수 14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자 짧은 시에 인생이야기 함축
삶에 희망메시지 전해준 명품 시

들꽃들도 아름답고 사랑스럽듯
존재하는 모든 사물 쓸모 있어
국민 모두 예쁜 모습 드러내고
조화를 이뤄갈 때 행복한 나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산에도 들에도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고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도 깨어나 꿈틀거리며 기운이 생동하고 있다. 학교도 긴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날 SNS로 국민들에게 새해인사를 하면서 양산(梁山)의 집 마당에 핀 매화나무에 꽃이 곱게 핀 모습을 선물하며 남쪽지방의 봄소식을 전해 왔다. 역시 봄이 아름다운 것은 온갖 백화가 다투어 피어나기 때문이다. 

국민이 좋아하는 시인 나태주(1945~현재)의 ‘풀꽃’까지 소개해 주어 모처럼 모든 국민이 한 마음으로 ‘풀꽃’의 의미를 새기면서 기쁘고 행복했다. 

‘풀꽃’은 24자의 아주 짧은 시이다. 시는 짧아야 빛난다. 길면 산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인생의 많은 이야기가 함축되고 상징적으로 담겨 있다. 명품 시이다. 

들에 핀 들꽃이나 잡초도 자세히 보면 아름답고 오래 보면 사랑스럽다. 사람도 그렇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이웃도 오랜 동안 사귀고 알고 보면 괜찮고 좋은 사람이다. 

김춘수 시인이 ‘꽃’이란 시에서 노래했듯이 관심을 가지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하였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고, 오랜 시간 사귀어 정이 들면 곰보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화엄경’에서 “마음을 깨닫고 보면 중생이 부처이고, 사바세계가 그대로 극락정토이다”라고 하였다.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온 세상이 아름답다. 세상은 마음이 시킨 대로 마음먹은 대로 보인다. 

절망에 빠져 절벽에 서 있는 사람도 한 고비를 잘 넘기면 절벽에서도 꽃이 피는 희망과 행운이 찾아온다. 시인은 “너도 그렇다”라고 5자로 단언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세히 관찰해 보고, 오래 동안 생각해 보면 숨어있는 개성과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쓸모가 있고 역할이 있다.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지 못했고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꽃처럼 예쁘고 보석처럼 빛나는 나만의 잠재력이 있다. 국가는 민초(民草) 야생화가 어우러져 사회공동체를 이룬다. 국민 제각기 자신의 예쁜 모습을 잘 드러내서 조화를 이루어야 행복한 나라가 된다. 

‘시경’ 300수의 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삿됨이 없다(思無邪)’이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착하다. 인생을 사랑하는 멋있는 사람이다. 

나태주 시인은 초등학교 교장 출신이다. 그의 시는 쉽고 아름답다.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좋다. 어린이를 바라보는 천진함과 꾸밈이 없는 기교를 나타내는 시가 많다. 

그의 시 ‘그리움’에서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라고 읊었다.

김형중 동대부여고 교장·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478 / 2019년 2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