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봄 불교 관련 박사학위 논문 분석-상
2019년 봄 불교 관련 박사학위 논문 분석-상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2.28 11:36
  • 호수 1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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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거 수행자 11명 혈액·심리 검사로 간화선 효과 입증

총 37편 중 동국대가 15편
동방문화대·원광대 각각 5편
중승대·서불대·서강대 2편씩

명상 효과 다룬 논문 다수
의례·비교종교 논문도 눈길
포교·복지·불교윤리도 다뤄

조계선문 교학체계 재해석
미얀마 불교의례·신행연구
천태지의와 에카르트 비교

올 봄에도 어김없이 많은 학자들이 불교와 관련된 주제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법보신문 조사 결과 이번 학기 ‘불교박사’는 2월말 현재 37명이었으며, 동국대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방문화대학원대와 원광대가 각각 5명, 중앙승가대·서울불교대학원대·서강대가 각각 2명, 위덕대·덕성여대·상명대·부경대·서울벤처대·대구가톨릭대에서 1명씩 배출됐다.

이를 분야별로 구분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명상이나 수행의 효과를 다룬 논문이 9편(김혜원, 김준규, 성범 스님, 김선화, 이성권, 손성은, 이종수, 정수형, 김은영)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어 특정 인물을 다룬 논문이 7편(철우 스님, 동광 스님, 원상 스님, 법은 스님, 명계환, 서규리, 안정철), 교학 주제 논문은 6편(진관 스님, 도문 스님, 조종복, 구효정, 관해 스님, 이창규)이었다.

또 불교의례 및 불교문화 논문(법안스님, 강명화, 정기선, 한성렬)과 비교종교·심리 논문(한영애, 허종희, 한상석, 김종만, 김지명)이 각각 5편이었으며, 불교미술 논문은 3편(손태호, 진상상, 전지혜)이었다. 이밖에 불교복지(박화문), 포교(선지 스님), 불교윤리(지현 스님) 논문이 각각 1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우 스님(오철우)의 ‘만해 한용운의 대승보살사상 연구’는 만해의 대사회적 계몽운동과 불교교단 내 개혁활동, 독립운동 등을 있게 한 사상적 토대가 대승보살사상에 있음을 밝혔다. 또 보살사상의 형성배경 및 선사상과 수행관, 대승보살사상에 바탕한 대사회적 실현과 그 위상을 꼼꼼하게 고찰했다. 이를 통해 만해의 행적은 확고한 대승적 신념에서 구현됐으며, 파격적인 유신사상과 민족의 해방을 위한 온갖 실천행도 보살사상에서 비롯됐다고 보았다.

동광 스님(박대용)의 ‘디그나가의 아포하론 연구’는 기원후 5~6세기에 활약했던 불교논사 디그나가의 ‘쁘라마나삼웃짜야’ 제5장 전체 번역과 함께 디그나가의 아포하 이론 체계를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를 토대로 디그나가의 아포하론에 나타난 존재론적·인식론적·논리학적·문법학적 함의를 도출했다. 특히 2009년 덴마크 학자 핀드(Pind)의 복원 교정본을 우리말로 소개했을 뿐 아니라 디그나가 아포하론의 사상체계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상 스님(김근행)의 ‘허운덕청의 수증관 연구’는 중국 근대 최고의 고승으로 존경받는 허운의 수행관과 교학관을 고찰했다. 이를 통해 허운은 피폐해진 수많은 사원을 복원하고 청정한 수행가풍을 세워 교단을 개혁함으로써 격변의 시대에 불교의 정법안장을 올곧이 지켜낼 수 있었음을 조명했다. 또 허운은 불교의 생명력이 현실에 대한 바른 안목과 현실에 알맞은 불교수행으로 거듭나는데 있다고 보았고, 허운 자신이 현실에 꼭 필요한 불교가 되도록 일생동안 부단히 노력했음도 밝혔다.

지현 스님(이양희)의 ‘선의 생명관과 실천윤리 연구’는 21세기의 불교적 혹은 선적 생명윤리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논문이다. 지현 스님은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생명 존중과 배려, 평등성 등에 주목하고 불교의 생명윤리와 실천윤리의 관계성을 깊이 고찰했다. 초기불교와 선사상에서 강조하는 모든 생명 존재의 내재적 가치 이해와 생명 존재를 살리는 자비실천 윤리는 생명경시가 팽배한 오늘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진관 스님(전효진)의 ‘조계선문 교학체계 연구’는 조계선문의 성립에 영향을 준 교학체계를 고찰하고 그것을 재구성함으로써 조계선문의 교학체계가 창조라기보다 선용(選用)과 변용(變容)의 조화임을 구체적으로 밝힌 논문이다. 즉 조계선문에서 선용한 부분은 근본불교 교리의 수도론이나 아함부 경전에서 전하는 수선(修禪)의 원리에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수선의 원리는 조계선문에 이르도록 그대로 선용됐으며, 수선행법은 대승교학에 의해 변용됐음을 고찰했다.

도문 스님(김도문)의 ‘초기불교 교단의 포살 연구’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시작된 포살이 승단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고 포살이 갖는 실질적인 역할을 통해 포살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혔다. 도문 스님은 이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을 통해 포살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출가자 개인에 있어서는 계행의 구족으로 인한 열반의 성취를, 교단의 입장에서는 승단이 번영함으로써 정법이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박화문 박사의 ‘불교사상을 통해본 불교장애인 복지관’은 모든 존재가 불성을 지니고 있다는 불성론을 조명함으로써 장애인 복지사상의 이론적 체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 복지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평등, 인격존중, 생명존중, 사회통합 등 인간존중 의식이 불교복지의 보살사상과 상통되는 보살도의 정신이 되고 있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장애인 및 비장애인 모두 보살도 실천을 통해 나와 남을 모두 이롭게 하려는 생활 태도가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정기선 박사의 ‘미얀마의 불교 문화양상 연구’는 미얀마 불교의 의례와 신행문화 연구를 중심으로 그동안 한국 불교계에서 소승이란 오해로 인해 폄하·왜곡됐던 사안들을 문헌상 논거를 통해 꼼꼼히 규명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는 자리이타 정신이 깔려 있는 ‘공덕 추구의 불교’라는 사실과 함께 출가자와 재가자가 항상 소통하는 역동성을 지닌 불교인 점을 다각적으로 증명하고 있어 우리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와 심화에 있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종복 박사의 ‘십이연기와 팔불연기의 정합성 연구’는 십이연기와 팔불연기가 모순적인 형식을 가졌음에도 용수가 ‘중론’ 제26장에 십이연기를 설명하지 않고 그대로 첨부한 이유를 고찰했다. 논문에 따르면 용수가 ‘중론’에서 팔불연기를 말하면서 십이연기를 부정한 것은 붓다의 교설인 십이연기 자체를 부정한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두 세계는 ‘서로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게임’으로 십이연기는 시설(施設)로서 윤회생멸이고 팔불연기는 무아로서 불생불멸임을 밝혔다.

한영애 박사의 ‘천태 사교의 사상적 연구’는 천태 사상의 근간이 되는 장통별원의 사교를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독일의 기독교 신비주의자 에카르트의 사상과 비교했다. 장통별원은 모든 경교(經敎)를 화법사교로 분류해 불교교리를 체계화한 것으로 천태지의는 이를 통해 법계실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고, 에카르트도 초탈, 무, 돌파, 합일이라는 일련의 신행과정으로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시대와 장소가 달랐던 두 사상가의 비교를 통해 천태 사교의 사상적 특색을 더욱 선명히 드러냈다.

명계환 박사의 ‘인각 일연의 효선 사상 연구’는 ‘삼국유사’의 ‘효선(孝善)’편을 수록한 의도를 불교의 교화 방식에 관점을 두고 효선에 대한 일연의 견해와 인식을 심층적으로 고찰했다. 그 결과 ‘효선’편은 철저히 대승불교의 실천과 완성에 입각하고 있으며, ‘효선쌍미(孝善雙美)’의 효행 사례들을 담아 유교와 불교, 세간과 출세간의 공존과 조화를 모색했다고 보았다. 또 천민과 여성에 대한 효행 사례까지 담는 등 일체가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이치도 펼쳤다고 평가했다.

김혜원 박사의 ‘간화선이 수행자의 심리·생리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안거에 들어가는 비구스님 11명을 대상으로 간화선 수행 효과를 혈중 호르몬과 심리검사 변화를 통해 밝혔다. 그 결과 이들 스님은 동안거 수행 후 도파민이 무려 1400% 증가했으며, 이는 간화선으로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지 못하더라도, 간화선이 인간의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논문은 안거에 들어가는 수행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 혈액을 채취해 객관화된 수치를 분석하는 연구로 아직 시도된 적 없는 국내 첫 과학적 작업을 거쳤다는 점, 임상에서 적용하는 심리검사 6가지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손태호 박사의 ‘조선전기 불상 연구’는 조선전기 유불교체기의 불교 억압책 속에서 불상 조성 배경과 시주자 및 후원세력, 조각가들의 활동을 분석해 불상 조성 양상과 전개과정, 장인의 역할 등을 밝혔다. 이를 위해 목조·건칠불을 중심으로 불상 조성기를 자세히 분석해 조선전기, 불상의 명칭 및 조성기간, 날짜와 시주물목, 조각승의 특징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조선전기 불상의 뿌리는 어디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조성됐는지, 나아가 조선후기 불상으로 이행하는 과정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고찰했다.

구효정 박사의 ‘대품 반야의 유식학적 해석 연구’는 반야경군 중에서 ‘만팔천송’ ‘이만오천송’ ‘십만송’의 경전 문구들이 유식학파라는 특정 학파의 사상적 틀로 해석되는 양상을 면밀히 고찰했다. 이를 위해 구 박사는 이 3개의 대품 반야를 삼성설(三性說)의 틀로 종합적으로 주석하고 있는 유식학파의 인도 주석서 ‘반야광석(般若廣釋)’에 주목했다. 그리고는 이에 대한 해석과 사상적 흐름을 다각적이고 검토함으로써 유식학파의 반야경 해석에 관한 이해의 지평을 크게 넓혔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79 / 2019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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